움직이는 책 공방 ‘책 만드는 버스’를 아시나요?

지역내일 2006-06-29
‘책 만드는 버스’ 타면, 아이들도 멋진 편집자

머릿속으로만 알고 있던 것을 직접 한번 체험해 보고나면 확실히 내 것이 된다. 그래서 체험 교육이 중요한 것. 그저 사서 읽는 것이라 여기던 책을 내가 직접 만들어본다면 어떨까? 책을 어떻게 구성할까 아이디어도 내보고, 표지도 만들어보고, 제본도 해보면서 직접 한권의 책으로 엮어보면, 그때의 책은 예전의 책이 아니다. 나만의 소중한 작품이 된다. 어디서 나만의 책을 만들 수 있냐고? 멀리 찾아가지 않아도 된다. ‘책 만드는 버스’가 찾아오니까. ‘책 만드는 버스’에 함께 타보실까요?


지난 15일 ‘책 만드는 버스가 정차’한 곳은 남양주 도심초등학교. 걸스카우트와 보이스카우트 학생 76명이 두 클래스로 나누어 가죽 책 만들기에 도전했다. 직접 종이를 자르고 바인딩하고 두툼한 가죽으로 멋지게 책 표지까지 완성하는 동안 아이들의 얼굴이 자못 진지하다. ‘이 부분은 어떻게 만들면 좋을까?’ 궁리하는 아이의 표정을 보면, 요즘 엄마들이 열을 올리는 창의력이나 표현력은 절로 얻어질 듯 느껴진다.
참가한 아이들은 두 시간 동안 진행된 과정이 너무 재미있었다고 이구동성. 함께한 어머니들도 아이와 같은 마음이 되어 마냥 신기해한다. 스스로 책을 만들어본 아이들에겐 이제 책 한권을 대하는 느낌이 전과 같지 않을 게다.

어디든 찾아가는 버스, 직접 체험하는 북아트
얼핏 책을 만든다고 하면 고개를 갸웃거릴 지도 모르겠다. 북아트는 출판사에서 대량으로 찍어내는 책과는 조금 다른 개념으로, 책과 미술의 결합이라고 보면 이해가 빠르다. 요즘은 여기에 책 또는 다이어리를 만드는 것까지 포함해 ‘북아트’라고 통칭한다.
‘책 만드는 버스’(www.bookworks.co.kr 02-516-2011)는 말 그대로 ‘움직이는 책 공방’이다. 45인승 대형 버스 안에는 종이 펄프, 발, 틀과 같은 종이를 만들 수 있는 도구에서부터 인쇄할 때 필요한 동판, 롤러, 잉크, 금박기, 압착기, 입조기 등 책을 만드는 데 필요한 모든 기자재가 실려 있다.
아이들 눈에는 이런 기자재들이 생소한데, 더구나 이 도구들을 이용해 직접 책을 만드는 모든 과정이 신기할 따름이다. 그렇게 버스에 올라탈 때의 호기심은 버스에서 내리는 순간, 이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나만의 책으로 혹은 유년 시절의 추억을 곱게 담아놓은 일기책으로, 학급시집으로, 가족이 함께한 즐거운 순간들이 새겨진 앨범으로 손에 들려진다.
책 만드는 버스는 20명 이상 30명 안팎의 어린이가 모인 곳이라면 어디든 달려간다. 이렇게 인원을 제한한 것은 대형 버스이기에 너무 많으면 진행이 잘 안 되고, 너무 적으면 버스 유지에 드는 비용 부담이 크기 때문. 비용은 1~2만 원 가량의 재료비 외엔 아무것도 없다. 강의료도 받지 않는다. 기본 프로그램은 종이 만들기부터 판화 체험, 가족을 소개하는 그림책 만들기, 독서노트 만들기 등. 신청할 때 원하는 프로그램을 협의해 결정할 수도 있다.
버스 출동 신청이 가장 많은 것은 초등학생 단체. 요즘은 아파트 단지에서도 비슷한 또래의 아이들은 모아 책 만드는 버스를 부른다. 특히 요즘은 특별한 생일 파티를 기획하는 학부모들의 신청도 많아지고 있다.
책 만드는 버스를 고안한 이는 초등학교 4학년 아들을 둔 아빠이기도 한 ‘책 만드는 버스’의 김진섭 대표(40). 아들의 독서노트를 보고 책을 더 친근하게 받아들일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시작됐단다.

어떤 책을 만들 수 있을까?
내 손으로 만드는 책, 북아트로는 안되는 게 없다. 요즘 유행하는 아트 다이어리도 내 스타일대로 직접 만들어볼 수 있고, 나만의 독특한 포토앨범도 만들 수 있다. 그리고 비록 유명작가는 아니지만 내가 직접 쓰고 그린 내용으로 채워진 나만의 작품도 만들어 선물할 수 있다.
방란주 씨(33·경기도 고양시)는 얼마 전, 첫 아이의 돌잔치 기념으로 책을 만들어 선물했다. “아이 손수건, 양말 같은 아기소품과 아기 사진이 들어간 8페이지 분량의 작은 수첩을 만들어 떡과 함께 돌렸어요. 요즘 돌잔치 때 답례품 하나씩은 다 드리잖아요. 받아든 가족과 친지 분들의 반응이 좋았어요.”
아이의 일기장을 가져가서 책으로 만들게 했다는 김정희 씨(37·경기도 구리시)는 “두꺼운 표지를 씌워 정말 서점에 파는 동화책처럼 만들어 왔더라고요. 처음엔 일기장도 꼬박꼬박 잘 챙겨두었는데, 이것도 몇 권씩 쌓이다보니 꼼꼼히 안 챙기게 되더라고요. 이렇게 책으로 만들어 잘 보관했다가 나중에 우리 딸 시집갈 때 챙겨주고 싶어요”라고 했다.
재료 선택은 자유. 다양한 재료를 사용하면 독특한 작품이 나오기도 한다. 결혼 전 남편이 선물한 옷이나 남편의 넥타이 혹은 낡은 청바지가 개성 있는 나만의 다이어리 커버가 될 수도 있다. 창의력에 따라 작품의 무한 변신이 얼마든지 가능하고, 이렇게 세상에 하나뿐인 책을 만들어 소장하는 즐거움과 선물하는 즐거움도 북아트의 매력이다.
강현정 리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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