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일꿈]공무원 ‘미스터리 샤퍼’

지역내일 2006-07-14
공무원 ‘미스터리 샤퍼’
김 정 민 (구로구청 문화홍보과 주임)

얼마 전 기간이 만료되어가는 여권 재발급을 위해 민원인이 되어 모든 절차를 밟아 보았다. 구청 인터넷방송의 담당을 맡고 있는 나는 직원으로서의 프리미엄도 있고 여권발급 절차를 세세히 설명하는 안내방송도 제작해 주었기에 부탁만 하면 충분히 급행을 탈 수 있으리라는 확신도 있었지만 나는 번호표를 뽑고 순서를 기다리며 모든 절차를 일반 민원인들이 하는 것과 똑같이 경험해 보았다.
내 자신이 공직생활을 하면서 ‘나는 어디 근무하는 아무개인데…’하면서 자신은 결코 남과 같은 번거로움을 겪을 한가한 사람이 아니라는 듯 말하는 사람들을 무수히 겪어왔다. 이런 경우 그 사람들의 인격이 얼마나 우습게 보였었던가?
일반 기업에는 ‘미스터리 샤퍼’란 제도가 있다. ‘미스터리 샤퍼’는 고객을 가장해 기업과 매장 직원들의 서비스나 상품지식 등을 평가하고 고객만족도를 파악하는 일을 말한다.
내가 미스터리 샤퍼는 아니었지만 말로만 듣던 공무원의 서비스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기회라 생각하며 왠지 가슴이 두근거렸다. 그런데 중간에 그만두고 싶을 만큼 여권을 발급받는 절차 하나하나가 낯설고 복잡한 일이었다. 십여 년 이상 공직에 몸담은 내가 이렇게 의문스럽고 불편하니 일반 민원인들이 느끼는 까다로움은 몇 배나 더하리라.
내 여권발급을 담당한 직원은 신참인듯 절차 하나하나 고심하며 철저히 확인하는 태도가 나의 초기 임용시절을 연상시켰고 그가 불친절한 편은 아니었지만 미소한번 주지 않고 무심한 투로 말하는 것이 괜히 섭섭한 느낌이 들었다.
이렇기 때문에 “처음에 고객을 대할 때는 아무리 바쁘고 기분이 별로라고 할지라도 눈 한번 마주쳐 주고 미소한번 지어주라는 것이구나”하고 실감을 할 수 있었다. 열 번 교육받는 것보다 내가 한번 이런 상황을 체험해 보는 것이 어쩌면 백배는 효과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공무원들도 이런 미스터리 샤퍼 제도를 활용하면 어떨까? 같은 기관 내의 직원들이 얼굴이 낯이 익어 불가능하다면 몇 개 기관끼리 연결해서 상호간에 방문하는 것도 생각해봄직하다. 아니, 그래도 가장 좋은 방법은 공무원들이 자신의 시간을 쪼개는 노력을 일부러 해서라도 자신의 민원은 스스로 해결해 보는 거다.
이 일만큼은 결코 시간낭비가 아닐 것이라 생각된다. 연륜이 쌓이고 직급이 높은 분일수록 기꺼이 해볼만한 일이 아닐까? 틀에 박혀 무덤덤하게만 수행했던 일련의 업무를 국민의 시각으로 바라봄으로써 프로세스를 개선하고 핵심적인 일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는 신선한 아이디어로의 전환점이 될 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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