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로>변혁기의 대학의 역할

지역내일 2006-07-18
변혁기의 대학의 역할
임 동 철 (충북대학교 총장)

오늘날 우리는 문명의 변혁기를 맞이하고 있다. 하루의 변화 속도가 과거의 수십 년에 맞먹을 만큼 세상은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다. 속도의 측면에서도 질적인 수준에서도 놀라울 정도의 변화가 일고 있다. 21세기에 사는 우리는 동서양 문명의 발생기, 서양의 문예부흥기, 동서양 문명의 만남의 시기에 버금가는 깊고 폭 넓은 변화의 격류를 맞고 있다.
이 같은 변혁의 시기에 지역의 대학이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 지역의 대학이 해야 할 일이 무엇인가를 묻는 질문에는 다음과 같은 두 가지 과제가 담겨 있다. 하나는 전 지구적인 변혁기에 대학이 해야 할 일을 찾아내는 일반적이고 보편적인 과제이고, 다른 하나는 지역의 대학이 지역사회의 발전적 변화를 위해 기여해야 할 바를 찾아내는 구체적이고 특수한 과제이다.
이러한 과제에 대한 답은 대학의 근본이념이나 정신을 생각해보면 의외로 쉽게 찾아진다. 대학 조직의 연원은 중세 수도원의 부속학교에서 찾을 수 있다. 수도원의 부속학교에 독립된 인사, 행정, 치안, 재정권, 더 나아가 재판권까지도 부여함으로써 볼로냐, 소르본느, 옥스포드 등의 교육을 중심으로 하는 자치조직이 발생하는데, 이 조직이 오늘날과 같은 대학의 모태가 되었다. 대학은 다른 조직과 달리 고도의 자율성을 부여받은 조직이었고, 이러한 이념은 ‘학문의 자유’라는 조항으로 대한민국 헌법에 명시되어 있다.

미지세계 향한 개척정신
사회가 대학에 자율권을 부여한 것은 사회, 정치, 경제적인 이유 등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이념이나 정신적인 측면과 연관해서 본다면 오직 한 가지라고 할 수 있다. 그 한 가지는 사회의 강제력을 대학에 적용할 경우 대학은 본연의 기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없다는 것이다. 대학은 대학의 고유한 문제를 씨름하는 조직으로, 특히 중세의 대학은 인간사의 세속적인 문제가 아닌 인간의 정신적 한계를 직시하며 고민하는 도장이었다. 다시 말해 알려지지 않은 미개척지를 향해 정신적인 발걸음을 한 걸음씩 새로이 내딛음으로써 인간의 한계나 사회 영역을 확장시키는 조직이었다. 중세를 거쳐, 근대, 현대에 이르기까지 대학은 시대마다 색깔을 달리하기는 했지만, 그 근본이념이나 정신은 한결같이 ‘인간이 정신적인 미개척지를 향해 첫걸음을 내딛는 최전선’인 것이다.
대학의 근본은 미지의 세계를 향해 나아가고자 하는 개척적이고 도전적인 정신이다. 따라서 대학의 성원들은 프론티어(frontier)로서의 사명감을 갖고 적극적으로 미지의 것을 향해 도전해야 한다.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변화의 과정은 직접적으로 지식과 정보를 생산하고 배포함으로써 형성되는 산업에 기반을 두고 있다. 그러므로 지식을 창출하는 원천인 대학의 개척적인 도전이 어느 때보다도 강하게 요구되고 있다. 근본부터 되짚어보면 대학은 미지의 것에 도전하는 개척정신을 바탕으로 하는 창의성을 발휘하고, 이로부터 창출되는 새로운 지식이나 기술을 사회에 제공하는 과제를 수행하는 의무를 갖게 된다.
대학의 이와 같은 일반적이고 보편적인 과제는 지역사회와 공생하면서 변화의 시기를 슬기롭게 헤쳐 나가야 하는 우리 지역의 대학에도 적용될 수 있다. 다만 일반적이고 보편적인 과제에 지나치게 집착함으로써 대학이 지역사회의 발전과 동떨어진 조직이 되어서는 절대 안 된다.

대학과 지역사회 협조 중요
지역의 장기적인 발전 목표나 전략, 그리고 대학의 역량을 아울러 고려함으로써 적어도 특정 분야에서의 역량을 수준 이상으로 끌어올려, 지역사회가 국가 전체의 변화를 선도할 수 있게 하는 창조적 지식을 제공하는 일이 지역의 대학이 가져야 할 구체적이고 특수한 목표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대학은 지역 사회의 발전 목표와 전략을 함께 논의하여 거시적이고 장기적인 안목에서 대학을 특화하고, 대학본연의 이념이나 정신을 살리면서 지역사회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는 유연성을 갖추어야 한다.
변혁의 시기에 보조를 맞춰 살아남기 위해서도, 더 나아가 지역사회가 변화의 시기에 선도적인 역할을 하기 위해서도, 대학과 지역사회의 긴밀한 협의와 협조는 어느 때보다도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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