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즈엔2

지역내일 2006-07-21
논술연구소 김영아 원장의 노하우를 배운다
놀이로 터득하는 초등학교 논술

대입에서 논술의 비중이 나날이 높아져 간다는 기사를 연신 접하지만, 사실 논술세대가 아닌 엄마들에게 논술은 여전히 부담스러운 과목. 논술이 중요하다는 사실 외에는 무엇을 가르쳐야 할지, 어떻게 가르쳐야 할지 잘 모르겠다고 말하는 이들이 많다. 그러니 결국 대다수의 선택은 논술 학원을 찾는 것일 뿐. 그런데 최근 초등논술 지침서를 낸 김영아 원장(함영논술연구소)은 놀이로 논리를 배울 수 있다고 말한다.


◆책 많이 읽는다고 논술 실력 쌓이나 = 흔히 논술 하면 독서논술을 많이 떠올린다. 책을 많이 읽으면 논술 실력이 쌓일 거라고 생각하고 독후감을 강요한다. 하지만, 실제 아이들 중에는 책을 많이 읽어도 글을 쓰지 못하거나, 많이 쓰긴 했지만 무슨 말인지 도무지 인과 관계가 없는 경우, 줄거리만 장황한 경우, 잘 쓴 글로 보이지만 판에 박힌 빤한 감상문만 쓰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그 이유는 “책을 읽되 나름의 생각을 갖고 내용을 받아들이는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라는 게 김영아 원장의 지적이다.
“물론, 책을 많이 읽는 것은 논술 실력을 높이는 좋은 방법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사람들이 생각하듯 독서가 전부는 아닙니다. 논술에서 중요한 것은 ‘Here & Now’, 즉 ‘지금 여기에 너는 무슨 생각을 하느냐?’입니다. 다시 말해, 요즘 논술에서 요구하는 답은 자신의 가치관이 없으면 써나갈 수 없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대학입시를 위해 논리력을 길러야 하는 것만은 아닙니다. 논리적으로 사고함으로써 ‘나’를 알아가는 거죠. 그래서 초등논술은 아이들이 차근차근 논술을 전개해 나가기 위한 토양을 마련하는 일이라 생각하면 됩니다.”
논술이 일반 글쓰기와 다르다. 자유로운 ‘표현 글’이 아니 누구나 다 인정하고 이해할 만한 객관성을 지닌 ‘주장 글’이라는 것이다. 자신의 주장이 담겨 있어야 하고, 이 주장을 뒷받침해 줄만한 충분한 이유와 근거(논증)가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중요한 것이 논증의 바탕이 될 직간접 경험. 독서는 그 경험 중 하나일 뿐. 아이가 평소에 직·간접적으로 경험한 모든 것은 논리 전개를 위한 근거가 될 수 있다. 물론 주변에 널린 경험을 논술에 접목시키기 위해서는 논술에 대한 마인드가 있어야 가능하다. 그래서 어렸을 적부터 엄마와 소통하면서 그 개념을 잡아가는 것이 그래서 중요하다고 김 원장은 강조한다.

◆놀이로 어떻게 논술을 잡을까 = 일반적으로 ‘논술’하면, 대입을 위해 준비해야 하는 필수코스 정도로만 인식한다. 그래서 발 빠른 엄마들은 초등학교 때부터 일찌감치 논술 학원에 아이들을 보낸다. 하지만 그것이 최선의 선택일까.
글이라는 것은 사람의 생각을 문장으로 나타내는 것. 그런데 생각을 키우지 않고 글 쓰는 기교만으로 논술을 잘 할 수 없다. 그래서 생각을 키우는 방법으로 김 원장이 떠올린 것이 ‘놀이’다.
“정서 발달은 인지나 사회성 발달보다 더 중요한 기초라 할 수 있습니다. 초등학교 시절엔 다른 무엇보다 정서 발달이 중요하죠. 그래서 학원에 보내는 것보다 집에서 엄마와 함께 논리력을 기르는 게 더 효과적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은 엄마가 먼저 논술이 뭔지,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알아야 하고, 그 다음에 아이와 함께 가장 자연스러운 방법 즉, 놀이를 통해 논술의 개념을 잡아가야 한다.
초등학교 1~4학년까지는 놀이를 통해 편안하게 아이들이 논리를 잡아가야 한다. 놀이를 하면서 아이들이 자꾸 생각하도록 질문을 유도하고 대화를 많이 한다. 아이와의 끊임없는 대화는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나’를 발견해갈 수 있게 하는 중요한 과정이다. 주변에서 늘 볼 수 있는 물건이나 사소한 일상도 훌륭한 재료가 된다. 글쓰기를 가르치는 게 아니라, 생각하는 법을 가르치는 것이 핵심이다.
그러다 아이가 5~6학년이 되면 이때부터 책을 많이 읽게 하는 게 중요하다. 단 한 줄을 읽더라도 제대로 생각하면서 읽을 수 있도록 지도한다. 책 내용을 ‘나’와 연관 지어 생각하게 하고, 조금 다르게도 생각해 볼 수 있도록 지도한다. ‘놀이’에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해 놀이로 익힌 논리를 체계화하는 단계다. 이때는 매체를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 NIE도 이 시기에 권할 만하다.

◆아이와 함께 할 수 있는 논술 놀이 = 달력을 보면서 그 속에서 생일과 공휴일, 혹은 절기를 찾아보게 하고 다양한 이야기를 나눠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그리고 아이가 기준을 정해 달력을 만들게 해본다. 한 주를 5일로 묶을 수도 있고, 1년을 15개월로 나눠볼 수도 있다. 아이가 자기만의 달력을 만들면 왜 그런 기준으로 정했는지 설명하게 한다. 물론 정답은 없다. 하지만 아주 사소한 일 같이 보여도 이 과정을 통해 아이는 논술에 중요한 ‘분류와 통합’을 배운다.
또한 아이와 함께 요리를 만들면서 재료를 두고 그것이 나중에 요리가 되었을 때 어떤 맛이 날지 미리 생각하며 음식을 만드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혹은, 요리책을 펼치고 한 번도 먹어보지 않은 요리를 골라 그 맛을 그려보게 한다.
“우리도 장금이처럼 음식 맛을 그려보자. 이건 해물 누룽지탕이래. 무슨 맛일까?”
요리책의 음식을 먹어보지는 않았지만, 각각의 재료는 한 번쯤 접해봤을 아이는 “누룽지를 튀기면 바삭바삭해질 것 같아요. 해물이 많이 들어가서 느끼한 맛도 없을 것 같고요” 같은 식으로 답한다. 이 정도로 대답했다면, 썩 추론을 잘하는 것.
맛을 그리는 것은 가설을 세우는 것. 가설은 아직 증명되지 않은 사실을 추론하기 위해 미리 결론을 설정하는 것을 말한다. 아이는 요리를 통해 가설을 제기하고 검증하고 결론을 내리는 과정을 거치면서 추론의 모습을 갖추어 간다. (* 출저 <마법논술> 아울북 펴냄)

(인물 사진 캡션처럼)
김영아 원장은… 이화여대 국문과를 졸업한 뒤, 함영논술연구소를 설립. 초·중·고등학생에게 논리적으로 생각하는 글쓰기를 가르치고 있다. 현재, 명지대학교와 이화여대 사회교육원에서 논술지도법과 독서 치료법을 강의하고, 학부모를 대상으로 논술의 중요성과 어머니의 역할에 대해 10여 년째 강연 활동을 하고 있다.
취재 강현정 리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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