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병사가 찍은 ‘이라크전쟁’영화

다큐멘터리 ‘더워테이프’ … 더네이션 “미군 철수해야 할 이유 설득력있게 표현”

지역내일 2006-07-24
이라크 주둔 미군 병사들이 직접 찍은 다큐멘터리 영화 ‘더워테입스’(The War Tapes)가 미국에서 개봉됐다. 미 좌파성향 주간지 <더네이션>은 영화가 이라크에서 철군해야 이유를 가장 설득력 있게 보여주고 있다고 보도했다.

◆파병군인 일상 생생하게 담아내 = 2004년 미군과 이라크저항군의 전투가 한창이던 당시 데보라 스크랜톤(여) 감독은 이라크주둔 미군으로부터 전쟁터에서 미군과 동행해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면 어떻겠느냐는 제안을 받았다.
고민하던 그는 미군이 제안한 방식과는 다른 독특한 제작방식을 역제안했다. 바로 이라크 주둔 미군 병사들이 직접 영화를 찍도록 하는 것이었다.
그는 “홍보담당 장교에게 전화를 걸어 병사들에게 카메라를 나눠주면 안 되겠냐고 물었다”고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이라크 주둔 미군은 데보라가 직접 지원자를 모집하는 조건으로 이를 허락했다.
데보라는 급히 비행기를 타고 군인들을 만나러 뉴저지 포트딕스 기지로 날아갔다.
군인들은 처음에는 그의 계획에 회의적이었다. 정치적 견해와 동기도 도마에 올랐다. 결국 180명의 군인 중 10명이 자원했고 이중 5명이 선정돼 비디오카메라를 지급받았다.
군인 들 중 위험한 수니파 삼각지대로 보내진 3명은 탱크 포탑과 계기판, 군 헬멧에 설치된 카메라로 그들의 일상을 낱낱이 담았다.
결과는 놀라웠다.
<더네이션>은 “미군 병사들이 직접 찍은 이 다큐멘터리는 이라크전쟁을 반대하는 최고의 증거가 되고 있다”고 전했다.

◆“개가 시체를 파먹는 걸 내버려 뒀다” = 영화는 관객에게 다른 시각을 제공한다. 영화 시작부터 관객은 이라크지역을 뒤흔드는 전투 장면에 직면한다.
화면은 마치 비디오게임과 같다. 총탄소리에 관객은 소스라치게 놀라고 속사 무기의 진동을 느낀다. 하지만 이것이 게임이 아니라는 것은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
그동안 텔레비전의 이라크전 보도는 피상적인 상황에 국한된 것이었다.
단순한 사실만이 전달되고 전쟁이 참전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등에 대해서는 얘기되지 않았다.
관객은 총격과 폭발이 끊임없이 이어지는 한 가운데로 이끌어진다.
“더이상 관객은 분리돼 훔쳐보는 이가 아니며 병사들이 경험하는 현실은 때로는 받아들이기가 힘들다”고 <더네이션>은 설명했다.
한 병사가 죽은 반군을 개가 먹도록 내버려뒀다는 얘기를 할 때 관객들은 혐오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병사가 자신은 죽이기 위해 교육받았지 동정하기 위해 교육받지 않았다고 아무리 정당화해도 소용없는 일이다.
미군 험비(지프와 경트럭의 특성을 합쳐 만든 군용차량)가 실시로 이라크 민간인 여성을 치는 것을 목격한 병사가 마치 자신의 어머니가 길 한가운데 쓰러져 있는 것을 보는 것 같다고 말할 때 관객들은 고통스러워한다.

◆선동에 빠지지 않는 반전영화 = “바로 이것이 다큐멘터리의 힘이다. 부연설명은 없다. 두려움과 증오로 가득 찬 순간의 연속만으로 영화는 충분하다.”
데보라 감독은 말했다.
더워테입스는 전쟁에 대해 얘기하지만 선동에 빠지지 않는다. 감독은 애써 메시지를 던지려 하지 않는다. 다만 한 가지는 분명하다. 어떤 병사도 이 전쟁이 이라크에 민주주의를 가져오게 하는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누벨바그의 거장 프랑수아 트뤼포는 “그동안 반전 영화를 만드는 건 불가능하다고 여겨왔다”며 “관객은 전투에 흥분하고 전쟁 당사자 중 한편에 공감하게 되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영화는 이런 함정을 피해 가는데 성공했다.
<더네이션>은 “최초로 참전 군인들이 직접 찍은 이 다큐멘터리는 미국인에게 미군을 지지하는 최상의 방법은 병사들을 최대한 빨리 집으로 데려오는 거라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이지혜 리포터 2mai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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