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남권 영어마을 유치경쟁 치열
관악·구로·금천 삼각구도, 강서도 후보지 추천
양천은 자체 영어체험 프로그램으로 방향전환
서울영어마을 세번째 캠프가 어느 지역에 들어설까.
영어마을 부지선정을 앞두고 서남권 자치구간에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서남권 영어마을은 2008년, 서북권은 뉴타운 개발과 연계해 2010년쯤 문을 열 예정이다. 시는 이달까지 자치구에서 후보지 추천을 받고 현장답사와 정책회의 논의를 거쳐 다음달 안으로 후보지 선정을 마무리 지을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상반기 중 후보지 12곳이 접수돼 현장답사에 나섰지만 적절한 곳을 찾지 못했다”며 “내년부터 (서남권) 영어마을을 본격 추진하기 위해 우선 예산부터 확보할 것”이라고 밝혔다.
◆구로·금천 “오 시장 공약사항” = 가장 유력한 곳 중 하나로 꼽히던 양천구가 일찌감치 손을 들었다. 이훈구 신임 구청장이 신월동 정수장 부지를 청소년의 숲으로 개발해 그 안에 영어마을을 유치하겠다는 공약까지 내세웠지만 항공기 소음이 지나쳐 ‘탈락’하고 만 것. 양천구는 시에서 정수장 부지를 녹지공간으로 조성하면 그에 맞춰 자체적으로 영어체험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7월 말 현재 관악 구로 금천이 팽팽한 접전을 펼치고 있고 강서도 후보지를 추천했다. 이 가운데 오세훈 시장이 서남권 영어마을을 공약하며 구로 금천을 언급했다는 이유로 이들 지역에서 우선 분홍색 꿈을 꾸고 있다.
금천구는 지난 5월 금천체육공원과 문화체육센터 인근 부지로 ‘낙제점’을 받은 이후 독산동 군부대 이전부지 가운데 7000여평으로 다시 도전장을 냈다.
구는 추천 부지 건너편으로 구청 새 청사를 중심으로 한 복합 행정타운이 들어설 예정이라 연계 개발이 가능하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군부대 부지 안에 위치한 호수나 공원과 연계하면 자연경관도 뛰어나다는 장점이 있다. 1호선 시흥역에서 가깝고 부지가 시흥대로변에 위치해있어 시내버스 등 대중교통으로 쉽게 접근할 수 있기도 하다.
금천구는 오 시장이 언급한 두 후보지 가운데 하나인데다 구로의 경우 이미 특목고를 유치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소외된 금천에 영어마을이 낙점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구로구는 동양공전 운동장 부지에서 건너편 백강화학 부지 1만5000평으로 바꿔 추천했다. 구는 주변 녹지대까지 포함하면 최대 3만여평을 영어마을로 활용할 수 있어 가격이나 부지 크기 면에서 우선 경쟁력을 확보했다고 판단하고 있다. 1호선 구일역이 지나고 경인로 남부순환로 서부간선도로와 연계된다는 점도 장점이다.
구는 영어마을을 중심으로 국제교육관 유스호스텔 캠핑장 양천구 칼산공원까지 청소년 종합단지로 연계 개발하자고 시에 건의한 상태다. 구는 가까운 안양천과 자전거도로 등을 활용해 환경탐사 야외활동 등 다양한 프로그램도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관악·강서 “재정부담 적다” = 관악구와 강서구는 각각 자연녹지와 시유지를 내세워 상대적으로 재정부담이 적다는 점을 강조한다.
관악구는 봉천7동 서울대 후문 일대 자연녹지 1만5000여평(5만㎡)을 추천했다. 전체 보상가가 148억원으로 저렴하다. 지하철 2호선 낙성대역이 가까운데다 남부순환로와 접해 있어 교통여건도 뛰어나다.
관악구는 특히 주변시설과 연계한 시너지 효과를 강조한다. 서울대학교를 비롯해 이전 추진 중인 서울사대 부설 중·고등학교와 과학전시관 호암박물관 낙성대 구민체육센터 등 교육·문화·체육시설을 활용한 프로그램 운영이 가능하기 때문.
관악구 관계자는 “현재 운영중인 평생학습·과학문화도시 로그램과 연계한 차별화된 교육과정이 가능하고 관악산을 중심으로 녹지공간도 풍부하다”고 말했다.
강서구는 마곡동 서남 물재생센터 증설 예정지(2만1000평)를 꾸준히 밀고 있다. 부지 대부분이 서울시 소유라 부지 매입에 따른 재정부담이 적고 협의 절차가 상대적으로 수월해 부지선정 즉시 사업추진이 가능하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강서구는 지하철 9호선 개통과 마곡지구 개발이 끝나면 도심과 서남권에서 접근하기가 더 편해진다는 점을 강조한다. 첨단 국제도시로 개발될 마곡지구와 연계 개발하면 시너지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물재생센터가 ‘혐오시설’이라는 점이 걸림돌이다. 강서구는 “영어마을이 입주하면 혐오시설에 대한 인식이 개선될 것”이라고 주장하는 반면 서울시는 “어린이들이 이용하는 시설 인근에 혐오시설은 곤란하다”는 입장이다. 마곡지구 개발이 언제쯤 마무리될지도 미지수이기도 하다.
구는 영어마을이 불가능해질 경우에 대비해 마곡운동장 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5000평 이상, 접근성 뛰어나야 = 서울시는 영어마을 풍납·수유 캠퍼스를 운영한 결과를 토대로 몇가지 ‘입주 요건’을 꼽고 있다. 어린이를 위한 시설인 만큼 4층 이내로 건물 높이를 제한하는 만큼 부지가 적어도 5000평은 넘어야 한다. 초등학생들이 대중교통을 이용해 찾을 수 있을 정도의 접근성과 야외 프로그램을 연계·진행할 만한 주변 환경도 필수. 소음이나 악취 등은 금물이다.
자치구들은 부지가 갖춘 조건을 비롯해 영어마을이 입주해야 하는 ‘당위성’까지 모두 갖췄다며 ‘낙점’을 자신하고 있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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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악·구로·금천 삼각구도, 강서도 후보지 추천
양천은 자체 영어체험 프로그램으로 방향전환
서울영어마을 세번째 캠프가 어느 지역에 들어설까.
영어마을 부지선정을 앞두고 서남권 자치구간에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서남권 영어마을은 2008년, 서북권은 뉴타운 개발과 연계해 2010년쯤 문을 열 예정이다. 시는 이달까지 자치구에서 후보지 추천을 받고 현장답사와 정책회의 논의를 거쳐 다음달 안으로 후보지 선정을 마무리 지을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상반기 중 후보지 12곳이 접수돼 현장답사에 나섰지만 적절한 곳을 찾지 못했다”며 “내년부터 (서남권) 영어마을을 본격 추진하기 위해 우선 예산부터 확보할 것”이라고 밝혔다.
◆구로·금천 “오 시장 공약사항” = 가장 유력한 곳 중 하나로 꼽히던 양천구가 일찌감치 손을 들었다. 이훈구 신임 구청장이 신월동 정수장 부지를 청소년의 숲으로 개발해 그 안에 영어마을을 유치하겠다는 공약까지 내세웠지만 항공기 소음이 지나쳐 ‘탈락’하고 만 것. 양천구는 시에서 정수장 부지를 녹지공간으로 조성하면 그에 맞춰 자체적으로 영어체험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7월 말 현재 관악 구로 금천이 팽팽한 접전을 펼치고 있고 강서도 후보지를 추천했다. 이 가운데 오세훈 시장이 서남권 영어마을을 공약하며 구로 금천을 언급했다는 이유로 이들 지역에서 우선 분홍색 꿈을 꾸고 있다.
금천구는 지난 5월 금천체육공원과 문화체육센터 인근 부지로 ‘낙제점’을 받은 이후 독산동 군부대 이전부지 가운데 7000여평으로 다시 도전장을 냈다.
구는 추천 부지 건너편으로 구청 새 청사를 중심으로 한 복합 행정타운이 들어설 예정이라 연계 개발이 가능하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군부대 부지 안에 위치한 호수나 공원과 연계하면 자연경관도 뛰어나다는 장점이 있다. 1호선 시흥역에서 가깝고 부지가 시흥대로변에 위치해있어 시내버스 등 대중교통으로 쉽게 접근할 수 있기도 하다.
금천구는 오 시장이 언급한 두 후보지 가운데 하나인데다 구로의 경우 이미 특목고를 유치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소외된 금천에 영어마을이 낙점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구로구는 동양공전 운동장 부지에서 건너편 백강화학 부지 1만5000평으로 바꿔 추천했다. 구는 주변 녹지대까지 포함하면 최대 3만여평을 영어마을로 활용할 수 있어 가격이나 부지 크기 면에서 우선 경쟁력을 확보했다고 판단하고 있다. 1호선 구일역이 지나고 경인로 남부순환로 서부간선도로와 연계된다는 점도 장점이다.
구는 영어마을을 중심으로 국제교육관 유스호스텔 캠핑장 양천구 칼산공원까지 청소년 종합단지로 연계 개발하자고 시에 건의한 상태다. 구는 가까운 안양천과 자전거도로 등을 활용해 환경탐사 야외활동 등 다양한 프로그램도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관악·강서 “재정부담 적다” = 관악구와 강서구는 각각 자연녹지와 시유지를 내세워 상대적으로 재정부담이 적다는 점을 강조한다.
관악구는 봉천7동 서울대 후문 일대 자연녹지 1만5000여평(5만㎡)을 추천했다. 전체 보상가가 148억원으로 저렴하다. 지하철 2호선 낙성대역이 가까운데다 남부순환로와 접해 있어 교통여건도 뛰어나다.
관악구는 특히 주변시설과 연계한 시너지 효과를 강조한다. 서울대학교를 비롯해 이전 추진 중인 서울사대 부설 중·고등학교와 과학전시관 호암박물관 낙성대 구민체육센터 등 교육·문화·체육시설을 활용한 프로그램 운영이 가능하기 때문.
관악구 관계자는 “현재 운영중인 평생학습·과학문화도시 로그램과 연계한 차별화된 교육과정이 가능하고 관악산을 중심으로 녹지공간도 풍부하다”고 말했다.
강서구는 마곡동 서남 물재생센터 증설 예정지(2만1000평)를 꾸준히 밀고 있다. 부지 대부분이 서울시 소유라 부지 매입에 따른 재정부담이 적고 협의 절차가 상대적으로 수월해 부지선정 즉시 사업추진이 가능하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강서구는 지하철 9호선 개통과 마곡지구 개발이 끝나면 도심과 서남권에서 접근하기가 더 편해진다는 점을 강조한다. 첨단 국제도시로 개발될 마곡지구와 연계 개발하면 시너지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물재생센터가 ‘혐오시설’이라는 점이 걸림돌이다. 강서구는 “영어마을이 입주하면 혐오시설에 대한 인식이 개선될 것”이라고 주장하는 반면 서울시는 “어린이들이 이용하는 시설 인근에 혐오시설은 곤란하다”는 입장이다. 마곡지구 개발이 언제쯤 마무리될지도 미지수이기도 하다.
구는 영어마을이 불가능해질 경우에 대비해 마곡운동장 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5000평 이상, 접근성 뛰어나야 = 서울시는 영어마을 풍납·수유 캠퍼스를 운영한 결과를 토대로 몇가지 ‘입주 요건’을 꼽고 있다. 어린이를 위한 시설인 만큼 4층 이내로 건물 높이를 제한하는 만큼 부지가 적어도 5000평은 넘어야 한다. 초등학생들이 대중교통을 이용해 찾을 수 있을 정도의 접근성과 야외 프로그램을 연계·진행할 만한 주변 환경도 필수. 소음이나 악취 등은 금물이다.
자치구들은 부지가 갖춘 조건을 비롯해 영어마을이 입주해야 하는 ‘당위성’까지 모두 갖췄다며 ‘낙점’을 자신하고 있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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