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준 카드’를 잃은 노무현 대통령이 ‘문재인 카드’를 다시 꺼내들까.
2일 김병준 교육부총리의 사의표명으로 정치권의 시선이 문재인 전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옮겨졌다. 노 대통령이 천정배 전 법무장관의 후임으로 문 전 수석을 앉힐지가 관심사다.
김 부총리와 마찬가지로 문 전 수석에 대해서도 열린우리당의 분위기는 반대 기류가 강하다. 코드인사로 민심의 역풍을 부를 것이란 이유에서다.
김근태 의장은 2일 저녁 기자들과 만나 “개인적으로는 법무장관에 가장 적합하고 훌륭한 인물이라고 보지만, 국민들이 적합하다고 보지 않는 것 같다”며 당내의 이런 정서를 전달했다.
◆김병준은 ‘내각관리용’, 문재인은 ‘권력관리용’ = 노 대통령에게 김병준 부총리의 입각은 ‘내각관리용’이란 정치적 의미를 담고 있었다. 김 부총리는 노 대통령의 국정철학을 가장 잘 이해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데다 참여정부의 주요 정책을 총괄해온 인사다.
노 대통령의 입장에선 그다지 미덥지 못한 한명숙 총리를 대신해 내각 내부에 자신의 뜻을 대신 관철할 ‘군기반장’ 역할을 해낼 최적의 카드다.
이에 반해 문재인 전 수석의 입각은 ‘권력관리용’이란 의미가 있다. 임기 종반 권력관리를 위해 검찰총장과 법무장관의 인선은 노 대통령이 무엇보다 신경을 쓸 수밖에 없는 사안이다.
‘문재인 법무장관 카드’는 지난달부터 청와대의 인사검토안에서 오르고 내리기를 거듭해오다 김 부총리 사태를 겪으며 다시 떠오르게 됐다.
노 대통령의 후임 법무장관 인선은 임기 종반 국정운영 기조의 변화 여부와 당청관계 향방을 가늠할 바로미터가 될 전망이다.
◆오르내리기 거듭한 ‘문재인 법무장관 카드’= 문재인 전 수석의 법무장관 발탁 가능성이 처음부터 검토됐던 것은 아니다.
천정배 장관의 당 복귀설이 나오기 시작했던 지난달 초, 노 대통령은 정상명 현 검찰총장의 법무장관 승진을 적극 고려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정 총장을 법무장관에 앉히고 부산 출신의 이종백 차장을 후임 총장으로 올리려는 복안이 담겨 있다는 게 검찰 안팎의 관측이었다. 이 차장은 노 대통령의 사시 동기(17회)다.
그러나 정 총장의 임기는 1년 반이 남아 있는 상황이었고, 정 총장 자신이 “임기를 지키고 싶다”며 고사해 결국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태에서 천 장관이 물러났고, 문재인 카드는 이때부터 떠올랐다. 청와대가 문 전수석과 김성호 국가청렴위원회 사무총장을 유력하게 검토했던 것. 그러나 코드인사란 정치적 부담에 문 전수석 본인도 고사했고, 열린우리당의 분위기가 워낙 좋지 않았다.
지난달 27일 청와대가 문 전수석의 법무장관 기용안에 대해 열린우리당에 의사타진을 했고, 여당 지도부는 하루 뒤 반대의견을 전달했다.
여당의 분위기를 감지한 청와대는 문재인 카드를 일단 접은 것으로 전해졌다. 27일 이후 김병준 부총리와 관련된 의혹들이 정치쟁점화하면서 ‘김병준 지키기’와 ‘문재인 기용’의 두 카드를 모두 사용하기 힘들다고 본 때문이다.
이런 변화로 인해 새로 검토된 인선안이 김성호 청렴위 사무총장과 임내현 전 법무연수원장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김 부총리의 사의표명으로 상황이 다시 바뀌었다”는 게 청와대 핵심 참모들의 설명이다. 김병준 부총리를 지켜내기 위해 접었던 문재인 법무장관 인선안이 다시 검토될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청와대의 한 핵심참모는 3일 “교육부총리와 법무장관의 후임 인사는 동시에 발표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침묵의 휴가를 보내고 있는 노 대통령이 후임 법무장관과 관련, 어떤 선택을 할지 정치권 안팎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김상범 기자 clay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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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김병준 교육부총리의 사의표명으로 정치권의 시선이 문재인 전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옮겨졌다. 노 대통령이 천정배 전 법무장관의 후임으로 문 전 수석을 앉힐지가 관심사다.
김 부총리와 마찬가지로 문 전 수석에 대해서도 열린우리당의 분위기는 반대 기류가 강하다. 코드인사로 민심의 역풍을 부를 것이란 이유에서다.
김근태 의장은 2일 저녁 기자들과 만나 “개인적으로는 법무장관에 가장 적합하고 훌륭한 인물이라고 보지만, 국민들이 적합하다고 보지 않는 것 같다”며 당내의 이런 정서를 전달했다.
◆김병준은 ‘내각관리용’, 문재인은 ‘권력관리용’ = 노 대통령에게 김병준 부총리의 입각은 ‘내각관리용’이란 정치적 의미를 담고 있었다. 김 부총리는 노 대통령의 국정철학을 가장 잘 이해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데다 참여정부의 주요 정책을 총괄해온 인사다.
노 대통령의 입장에선 그다지 미덥지 못한 한명숙 총리를 대신해 내각 내부에 자신의 뜻을 대신 관철할 ‘군기반장’ 역할을 해낼 최적의 카드다.
이에 반해 문재인 전 수석의 입각은 ‘권력관리용’이란 의미가 있다. 임기 종반 권력관리를 위해 검찰총장과 법무장관의 인선은 노 대통령이 무엇보다 신경을 쓸 수밖에 없는 사안이다.
‘문재인 법무장관 카드’는 지난달부터 청와대의 인사검토안에서 오르고 내리기를 거듭해오다 김 부총리 사태를 겪으며 다시 떠오르게 됐다.
노 대통령의 후임 법무장관 인선은 임기 종반 국정운영 기조의 변화 여부와 당청관계 향방을 가늠할 바로미터가 될 전망이다.
◆오르내리기 거듭한 ‘문재인 법무장관 카드’= 문재인 전 수석의 법무장관 발탁 가능성이 처음부터 검토됐던 것은 아니다.
천정배 장관의 당 복귀설이 나오기 시작했던 지난달 초, 노 대통령은 정상명 현 검찰총장의 법무장관 승진을 적극 고려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정 총장을 법무장관에 앉히고 부산 출신의 이종백 차장을 후임 총장으로 올리려는 복안이 담겨 있다는 게 검찰 안팎의 관측이었다. 이 차장은 노 대통령의 사시 동기(17회)다.
그러나 정 총장의 임기는 1년 반이 남아 있는 상황이었고, 정 총장 자신이 “임기를 지키고 싶다”며 고사해 결국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태에서 천 장관이 물러났고, 문재인 카드는 이때부터 떠올랐다. 청와대가 문 전수석과 김성호 국가청렴위원회 사무총장을 유력하게 검토했던 것. 그러나 코드인사란 정치적 부담에 문 전수석 본인도 고사했고, 열린우리당의 분위기가 워낙 좋지 않았다.
지난달 27일 청와대가 문 전수석의 법무장관 기용안에 대해 열린우리당에 의사타진을 했고, 여당 지도부는 하루 뒤 반대의견을 전달했다.
여당의 분위기를 감지한 청와대는 문재인 카드를 일단 접은 것으로 전해졌다. 27일 이후 김병준 부총리와 관련된 의혹들이 정치쟁점화하면서 ‘김병준 지키기’와 ‘문재인 기용’의 두 카드를 모두 사용하기 힘들다고 본 때문이다.
이런 변화로 인해 새로 검토된 인선안이 김성호 청렴위 사무총장과 임내현 전 법무연수원장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김 부총리의 사의표명으로 상황이 다시 바뀌었다”는 게 청와대 핵심 참모들의 설명이다. 김병준 부총리를 지켜내기 위해 접었던 문재인 법무장관 인선안이 다시 검토될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청와대의 한 핵심참모는 3일 “교육부총리와 법무장관의 후임 인사는 동시에 발표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침묵의 휴가를 보내고 있는 노 대통령이 후임 법무장관과 관련, 어떤 선택을 할지 정치권 안팎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김상범 기자 clay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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