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어로 가는 중국어
신 영 수 (베이징저널 발행인)
급속한 경제발전과 국력신장으로 중국의 국제적 위상이 날로 높아지면서 중국어의 지위도 올라가고 있다. 지금 중국어는 세계적으로 영어에 이어 제2의 세계어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은 물론이고 세계 각국에서 중국어 배우기 붐이 한창이다.
중국어에 대한 자긍심을 되찾은 중국인들은 이제 영어에 대한 중국어의 비교 우위를 내세우기에 이르렀다. 중국어의 자랑이라면 당연히 표의문자가 갖는 장점을 내세우게 마련이다. 그 대표적인 예로, 중국의 저명한 국학자 찌셴린(季羨林) 교수는 이렇게 말한다. “한어(漢語)는 세계 언어 가운데 가장 간명한 언어다. 똑같이 한 가지 의미를 표현하는데 영어가 60초 걸린다면 한어는 5초면 족하다.”
중국어에 대한 관심은 아마 한국인이 가장 열렬하다고 봐도 좋을 것이다. 거의 모든 대학에 중국어 및 중국학 관련 학과가 설치돼 있고, 지난해 중국에 유학 중인 14만명의 세계 각국 유학생 가운데 한국학생이 3만여명으로 가장 많다.
최근에는 특히 세계 최강국 미국에서 중국어 붐이 불고 있다. 시사주간 ‘타임’은 “남보다 앞서가고 싶으면 중국어를 배우라!”며 세계적인 중국어 열풍을 다룬 바 있다.
전세계에 중국어 열풍
올 1월 부시 미국대통령은 미국대학총장교육포럼에서 ‘핵심’ 외국어 교육에 박차를 가할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중국어를 2번째 핵심 외국어로 지목했다. 현재 미국 전역의 2400개 중고등학교에서 중국어를 가르치고 있다. 이는 전체의 10%에 해당하는 비율이다.
현재 약 300개 대학 및 초·중학교에서 중국어 과목을 가르치는 프랑스의 경우, 중국어가 5년 전 제9위 외국어에서 지금 제6위 외국어로 승격됐다. 영국은 정부가 앞장서 각급 학교들의 중국어 교육을 독려하고 있다.
동남아 국가들은 역사적으로 중국문화의 영향을 폭넓게 받아왔으면서도 한동안 중국어를 배척했다. 싱가포르는 한때 난양(南洋)대학을 폐쇄하고, 인도네시아와 캄푸챠는 중국어 사용을 금지시킨 일도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사정이 완전히 달라졌다. 인도네시아가 32년에 걸친 중국어 교육 금지조치를 풀었다. 현재 중등학교의 중국어 학습을 권장하고 있고 2개 대학의 중국학과 설치를 승인했다. 싱가포르정부도 중국어 보급에 앞장서고 있다. 중국과 한때 전쟁까지 치른 베트남은 전국 20여개 대학에 중국학과를 설치했으며, 현재 중국어가 2대 언어로 올라섰다.
오늘날 세계 100개국의 2500여개 대학들이 중국어 전공학과를 설치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세계 각국의 대학이나 각종 교육기관을 통한 중국어 학습자 수는 줄잡아 3500만명에 달하며, 이 숫자는 오는 2010년 1억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세계적인 중국어 학습 붐을 타고 중국도 이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중국정부는 지난해 11월 세계 최초로 서울에 ‘공자학원(孔子學院)’을 설립했다. 중국이 낳은 인류의 영원한 스승 공자의 이름을 딴 공자학원은 전 세계에 중국어 보급을 확대하고 중국문화를 전파하기 위한 문화기구다. 현재 한국을 비롯해 미국 일본 스웨덴 프랑스 우즈베키스탄 등 38개국에 모두 78개 공자학원이 이미 설립, 운영되고 있다.
한국, 유리한 위치 선점해야
세계화 시대의 중국어 붐은 중국의 국력신장에서 오는 막대한 영향력을 반영하는 것이다. 그동안 서방중심의 국제질서 속에서 빛을 보지 못했던 중국문화의 잠재력이 발현되고 있는 증거라고도 할 수 있다. 사실, 서구열강이 동양을 유린하기 전, 즉 17, 18세기까지만 해도 중국어는 세계에서 유일한 ‘세계성 언어’였다는 중국인들의 주장에 일리가 없지 않다.
여기다 중국과 한국, 일본, 그리고 5000만의 전 세계 화교(華僑)를 합쳐 한자문화권 전체를 아우를 경우, 이는 실로 세계 인구의 30%를 차지한다는 중국인들의 계산에도 그들 나름의 의미가 내포돼 있다.
중국과 이웃한 한국은 세계어로서의 중국어를 남보다 앞서 장악하려는 선견지명과 함께 이를 위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퍽 다행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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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영 수 (베이징저널 발행인)
급속한 경제발전과 국력신장으로 중국의 국제적 위상이 날로 높아지면서 중국어의 지위도 올라가고 있다. 지금 중국어는 세계적으로 영어에 이어 제2의 세계어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은 물론이고 세계 각국에서 중국어 배우기 붐이 한창이다.
중국어에 대한 자긍심을 되찾은 중국인들은 이제 영어에 대한 중국어의 비교 우위를 내세우기에 이르렀다. 중국어의 자랑이라면 당연히 표의문자가 갖는 장점을 내세우게 마련이다. 그 대표적인 예로, 중국의 저명한 국학자 찌셴린(季羨林) 교수는 이렇게 말한다. “한어(漢語)는 세계 언어 가운데 가장 간명한 언어다. 똑같이 한 가지 의미를 표현하는데 영어가 60초 걸린다면 한어는 5초면 족하다.”
중국어에 대한 관심은 아마 한국인이 가장 열렬하다고 봐도 좋을 것이다. 거의 모든 대학에 중국어 및 중국학 관련 학과가 설치돼 있고, 지난해 중국에 유학 중인 14만명의 세계 각국 유학생 가운데 한국학생이 3만여명으로 가장 많다.
최근에는 특히 세계 최강국 미국에서 중국어 붐이 불고 있다. 시사주간 ‘타임’은 “남보다 앞서가고 싶으면 중국어를 배우라!”며 세계적인 중국어 열풍을 다룬 바 있다.
전세계에 중국어 열풍
올 1월 부시 미국대통령은 미국대학총장교육포럼에서 ‘핵심’ 외국어 교육에 박차를 가할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중국어를 2번째 핵심 외국어로 지목했다. 현재 미국 전역의 2400개 중고등학교에서 중국어를 가르치고 있다. 이는 전체의 10%에 해당하는 비율이다.
현재 약 300개 대학 및 초·중학교에서 중국어 과목을 가르치는 프랑스의 경우, 중국어가 5년 전 제9위 외국어에서 지금 제6위 외국어로 승격됐다. 영국은 정부가 앞장서 각급 학교들의 중국어 교육을 독려하고 있다.
동남아 국가들은 역사적으로 중국문화의 영향을 폭넓게 받아왔으면서도 한동안 중국어를 배척했다. 싱가포르는 한때 난양(南洋)대학을 폐쇄하고, 인도네시아와 캄푸챠는 중국어 사용을 금지시킨 일도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사정이 완전히 달라졌다. 인도네시아가 32년에 걸친 중국어 교육 금지조치를 풀었다. 현재 중등학교의 중국어 학습을 권장하고 있고 2개 대학의 중국학과 설치를 승인했다. 싱가포르정부도 중국어 보급에 앞장서고 있다. 중국과 한때 전쟁까지 치른 베트남은 전국 20여개 대학에 중국학과를 설치했으며, 현재 중국어가 2대 언어로 올라섰다.
오늘날 세계 100개국의 2500여개 대학들이 중국어 전공학과를 설치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세계 각국의 대학이나 각종 교육기관을 통한 중국어 학습자 수는 줄잡아 3500만명에 달하며, 이 숫자는 오는 2010년 1억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세계적인 중국어 학습 붐을 타고 중국도 이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중국정부는 지난해 11월 세계 최초로 서울에 ‘공자학원(孔子學院)’을 설립했다. 중국이 낳은 인류의 영원한 스승 공자의 이름을 딴 공자학원은 전 세계에 중국어 보급을 확대하고 중국문화를 전파하기 위한 문화기구다. 현재 한국을 비롯해 미국 일본 스웨덴 프랑스 우즈베키스탄 등 38개국에 모두 78개 공자학원이 이미 설립, 운영되고 있다.
한국, 유리한 위치 선점해야
세계화 시대의 중국어 붐은 중국의 국력신장에서 오는 막대한 영향력을 반영하는 것이다. 그동안 서방중심의 국제질서 속에서 빛을 보지 못했던 중국문화의 잠재력이 발현되고 있는 증거라고도 할 수 있다. 사실, 서구열강이 동양을 유린하기 전, 즉 17, 18세기까지만 해도 중국어는 세계에서 유일한 ‘세계성 언어’였다는 중국인들의 주장에 일리가 없지 않다.
여기다 중국과 한국, 일본, 그리고 5000만의 전 세계 화교(華僑)를 합쳐 한자문화권 전체를 아우를 경우, 이는 실로 세계 인구의 30%를 차지한다는 중국인들의 계산에도 그들 나름의 의미가 내포돼 있다.
중국과 이웃한 한국은 세계어로서의 중국어를 남보다 앞서 장악하려는 선견지명과 함께 이를 위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퍽 다행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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