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엔 보험사 직원, 저녁엔 아마추어 마술사(사진)

지역내일 2006-07-06
낮엔 보험사 직원, 저녁엔 아마추어 마술사(사진)
대한생명 박현식씨 사랑의 마술봉사 훈훈
모두들 연말분위기로 들떠 있던 지난해 12월. 노원구 공릉동에 위치한 다운복지관에서는 작은 감동이 흘렀다. 한 아마추어 마술사의 짧은 공연 시간이었지만 다운증후군을 앓고 있는 장애아동들을 환상의 세계로 이끌었다. 모자에서 비둘기가 나오고, 지팡이가 손수건으로 변했다. 공연 도중 유독 눈에 띄는 두 아이가 있다. 맨 앞줄에서 휠체어를 타고 공연을 지켜보는 두 명의 장애아동. 7~8세 남짓한 나이의 두 아이는 공연 내내 호기심어린 눈빛을 그치지 않았고, 묘기가 선보일 때 마다 감탄을 자아내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공연히 끝난 뒤 아마추어 마술사가 관객들과 인사를 하는데 그 두 아이의 엄마로 보이는 한 여성이 마술사를 찾았다. 그는 “우리아이들이 이렇게 밝게 웃는 모습을 처음 봤다. 너무 고맙다”고 눈물을 글썽거렸다. 감사의 표시로 차비까지 마술사에게 건네려 했지만 마술사는 “아이들에게 맛있는 것 사주시라”며 정중하게 거절했다. 사연의 주인공은 대한생명 위성교육방송센터 박현식(33)씨. 그는 낮엔 여느 직장인들과 비슷한 평범한 직장인이다.
그러나 저녁때면 마술사가 된다. 마술재료를 준비하고, 공연을 위한 연습을 한다. 주말이면 복지관 등을 찾아나서 준비한 마술공연을 선보인다. 그가 마술에 관심을 가진 것은 10년 정도 됐다. 처음엔 그냥 취미로만 하다가 2002년부터 본격적으로 마술인생을 시작하게 됐다.
평소 연습한 마술을 사내 장기자랑에서 선보이고, 호응이 좋아지자 이번엔 복지관 등에 글을 올려 마술자원봉사 의사를 밝혔다.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소외된 아동이나 노인 등 평소 문화적 혜택을 잘 받지 못하던 사람들에게 박 씨의 마술은 신선한 충격을 줬다. 여기저기서 초청을 했고, 박 씨는 기쁜 마음으로 그들에게 달려갔다. 밤늦게 까지 준비해야 하고, 마술도구와 공연을 마련하기 위해 월급의 절반가량을 써야 하지만 마음만은 즐겁다.
소문이 나서 요즘은 한 번 공연할 때 마다 300-400명이 모일 정도로 인기 마술사가 됐다. 지난달 12일에는 63빌딩에서 열린 대한생명의 가장 큰 축제인 연도대상 시상식에서 30분간 특별공연도 했다. 평소 꿈꿔오던 대형무대에서 대규모 관객들이 보는 앞에서 각종 마술을 선보인 것이다. 내근직인 박씨는 공연 마지막을 “FP를 사랑합니다”라는 플래카드로 장식해 설계사들의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그는 “내가 가진 작은 마술실력으로 인해 사람들이 웃고 행복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보람”이라고 말했다.
그에게 바람이 있다. 단순히 마술만이 아니라 마술과 춤, 노래 등 지역사회 인프라를 활용한 문화행사를 기획하고 싶은 것이다. 이를 통해 전국 각지에 문화적으로 소외된 아이들을 초청해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공연하는 것이 아마추어 마술가 박 씨의 꿈이다.
정재철 기자 jc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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