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로]교육평준화 틀 속에 다양성 수용해야

지역내일 2006-07-11
교육평준화 틀 속에 다양성 수용해야
배 규 식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 산업경영학)

미국과 영국에서도 학부모들의 교육열 때문에 좋은 공립학교 근처의 집값이 다른 곳 보다 훨씬 높은 것은 널리 알려져 있다. 내가 살았던 영국 코벤추리에서도 좋은 학교 근처에는 세놓는 집이 거의 없었고, 있으면 나오기가 무섭게 나가곤 했다. 자녀 교육을 향한 교육열은 다른 나라라고 예외가 아니다. 최근에는 미국에서도 대학입학에 기준이 되는 SAT시험성적을 올리기 위한 개별과외와 입학을 위한 에세이와 원서를 잘 쓰도록 지도하는 교육자문서비스업이 뜨고 있다고 한다.
우리 부모들의 높은 교육열 때문에 거의 모든 학생들이 학원수강을 하고 있다. 학원에서의 선행학습 때문에 학생들은 수업시간에 졸고 있다. 이런 비생산적인 과외경쟁을 벗어나 좋은 교육을 시키고자 하는 부유한 학부모들이 자녀들을 해외에 유학 보내고 있다. 서울 강남에는 5월말 6월초부터 미국에 조기유학을 갔다가 방학동안 귀국한 중·고등학교 유학생들을 상대로 하여 SSAT(사립고등학교 준비시험), SAT, TOEFL, AP시험을 겨냥한 학원들이 성업을 하고 있다.

평준화 정책논란, 사회적 갈등
서방 선진국들에서 기회균등과 평등한 교육성과를 강조해 온 평준화 정책이 도마 위에 오르면서 학교선택권, 경쟁, 차별화, 학생평가 등이 강조되고 있다. 한국에서도 평준화정책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평준화폐지, 자립형 사립학교의 대폭 확대, 각 지방자치체들의 외국어고등학교의 더 많은 설립 추진을 둘러싸고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이미 외국어고 26개, 과학고 18개와 자립형 사립학교 6개를 합쳐서 51개 고등학교에 한 학년 1만965명이 다니고 있어 고등학교 평준화의 틀은 이미 크게 흐트러졌다.
이처럼 변화된 교육환경에 공교육을 책임지고 있는 교육당국이나 일선 교사들은 가르칠 의욕을 상실하거나 당황하고 있다. 참교육을 공언해 온 뜻있는 교사들도 공교육 살리기, 교사들의 이익 옹호, 공교육의 내실화를 위해 필요한 개혁 사이에 갈피를 잡지 못하고 교육당국과 충돌하고 때로는 학부모들과도 갈등을 빚고 있다. 교육개혁을 둘러싸고 부유한 학부모, 가난한 학부모, 사학, 교사, 교육당국 등이 서로 다른 이해관계를 갖고 교육문제 해법을 달리 바라보고 있다.
서방 선진국들의 경험을 교훈삼고 우리의 특수한 맥락 및 교육 환경 변화 등을 고려할 때 평준화와 교육개혁과 관련하여 몇 가지 방향을 짚어보자.
우선, 평준화의 기본 틀을 깨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어느 나라에서든 공립학교가 초중고 교육의 기본적 틀로 남아 있다. 높은 수업료를 받는 사립학교가 발달한 영국에서도 2500개의 사립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들은 전체 학생의 7%에 불과하다.
다음으로 학원과의 경쟁에서 뒤로 밀리고 있는 공교육의 위상을 바로 세워야 할 것이다. 공교육의 질은 교사들의 질과 직접 관련되어 있다. 교사평가와 재교육을 통해 교사들의 질을 높게 유지해야 한다. 무능력 교사나 부도덕한 교사들을 퇴출하는 제도도 마련되어야 한다. 교원노조는 여기에 반대해서는 안 된다. 요즘에 평가를 받지 않는 민간기업, 공공부문이 있을 수 없다.

저학력 학생 특별교육 절실
셋째, 교육환경의 변화와 다양한 교육수요 등을 고려하여 일정한 학교선택권, 경쟁 그리고 학생평가를 통해 기존 평준화체제가 수용할 수 없었던 다양한 교육, 수월성 교육 등을 할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한다. 이동식 수업 등을 공립학교의 평준화시스템에서 수용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일정범위 내에서 특목고, 자립형 사립고 등이 탄력적으로 운영되게 해야 할 것이다.
넷째, 저학력 학생들에 대해서도 특별교육이 마련돼야 할 것이다. 기초학력이 떨어진 학생들이 사회로 나올 경우 실업, 사회부적응, 빈곤 등으로 인해 사회가 상당한 비용을 물게 된다. 미국 부시대통령이 ‘No child left behind’정책으로 학력을 높이고자 하고 있으며 영국에서도 1990년대 중반 이후 읽고 쓰기능력(literacy)과 기초계산력(numeracy)을 강조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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