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치혁 인터뷰

지역내일 2006-07-14
황&리 경희한의원 황치혁 원장
“사교육은 부모와 학원계의 합작품”

황치혁 원장(사진)은 일간지 기자를 거쳐 뒤늦게 한의사라는 직업을 택했고, 최근엔 한의사보다 교육상담가로 더 유명해진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다. 사교육 1번지로 꼽히는 대치동 한복판에 한의원을 개업한 황 원장은 부모의 욕심과 사교육계의 이해가 맞물린 무분별한 사교육을 질타하면서 아이의 자발적인 학습욕구를 이끌어내는 자기주도학습을 설파하면서 강남 교육계에 신선한 충격을 불어넣고 있다.

-왜 한국의 부모들은 사교육에 ‘올인’하는가
부모의 과도한 욕심 때문이다. 아이들의 능력과 수준은 전부 다른데, 모든 아이들에게 영재교육을 시킨다. 2살이면 한글을 가르치고 초등학생에게 수학정석을 풀게하는 꼴이다. 같은 또래의 다른 집 아이보다 무조건 한발 앞서가게 한다는 생각에만 사로잡혀있다. 우리 아이가 부족한 점이 뭔지, 무엇이 필요한지는 뒷전이고, ‘남들이 다 시키니까’라는 생각이 앞서면서 아이들을 사교육 시장으로 내몰고 있다. 부모의 책임회피도 있다. 막대한 사교육비를 들여 아이를 학원에 보내면 내 책임은 다 했다는 식의 자기안위를 한다. 물론 사교육업계의 이해도 맞물린다. 학원장들의 영업포인트는 부모들을 협박하거나 허영심을 자극하는 것이다. “아이를 어떻게 이렇게 방치할수 있냐” “최신선진 학습법이다”는 식으로 접근하면 대부분 부모들이 아이를 맡긴다는게 학원장들의 얘기다.
-사교육에 ‘올인’하면 아이의 학습능력이 향상되나
요즘 대학교수들 얘기를 들어보면 대학생 또는 대학원생들의 학업성취도가 과거에 비해 형편없다고 한다. 명문으로 꼽히는 모 지방국립대 의대생 대부분이 이과생이면 당연히 갖춰야할 화학이나 생물 등 기초과학에 대한 이해도가 너무 떨어져 교수들이 곤혹스러워하는 얘기를 들었다. 사교육을 그렇게 퍼부었는데도 아이들의 수준은 과거보다 떨어졌다는게 일반적인 평가다.
-왜 아이들의 학습능력이 엄청난 사교육에도 불구하고 떨어지나
일곱 살에 시작해서 두달이면 깨우칠 한글을 2살 때 시작해서 몇 년간 하는 식의 선행학습은 초등학생 때까지는 어느정도 효과가 있을지 모르지만 그 뒤론 아니다. 수동적인 교육에 익숙해지는 것도 문제다. 아이들은 처음부터 끝까지 남의 얘기만 들으면서 공부하기 때문에 자발적인 학습을 할줄 모른다. 가장 문제는 부모들은 아이를 학원에만 보내면 공부를 하는걸로 알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학원에 다니는 아이들의 80%는 놀기 위해서 학원에 다닌다. 이는 내가 상담해본 아이들의 얘기다.
-그렇다면 사교육을 무조건 하지 말아야하나
그런 얘기는 아니다. 자신이 부족한 점을 보완하기 위해 학원에 다닐 수 있다. 하지만 그게 전부여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자기주도학습이 되어야한다. 실제 대치동에도 최소한의 학원만 다니면서도 높은 학습성취도를 보이는 아이들이 적잖다. 그 아이들은 자기주도학습을 한다.
-자기주도학습은 어떻게 하면되나
아이들에게 학습에 대한 동기부여를 하는 것이다. 아이의 소질을 찾아내고 그 소질에 맞는 꿈을 심어주도록 부모가 직간접적으로 끊임없이 노력해야한다. 아이가 공부해야하는 이유를 스스로 깨닫도록 해줘야한다. 건축설계에 소질이 있어보인다면 건축서적을 아이 주변에 놓아두고 건축에 대한 대화를 하는 식이다. 아이들은 동기부여를 해주면 알아서 학습하려고한다. 아울러 학습시간을 무작정 늘리는 식이 아니라 집중적으로 하는 버릇을 들게 해야한다. 하루 몇시간 집중적으로 공부하면 나머지는 자유를 부여해줘야한다. 아이들이 부모의 강요에 의해 끝없이 공부해야되는 처지에 놓이면 절대 공부를 하지 않는다.
-사교육비가 가정지출의 상당비중을 차지하면서 가정재무의 왜곡현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부모들에게 조언해준다면
부모의 경제력과 아이의 학업능력이 비례한다는 얘기는 완전히 틀린 명제다. 부모가 사교육비를 많이 지출하고 스스로 위안하는 것보다 끊임없이 아이에 대해 관심을 갖고 아이의 수준에 대해서 정확히 판단하는게 중요하다. 돈없어도 공부할 방법은 많다. 인터넷 강의는 몇천원이면된다. 아이들이 스스로 설수 있도록 해야한다. 공대생이 선배에게 문제풀이 과외를 받아야하는 상황은 분명 잘못된 것이다. 인생은 마라톤이다. 대입 수능을 골인점으로 본다해도 초등학교 때 앞서나가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아이의 미래를 진정 걱정한다면 아이 스스로 뛰도록 만들어야한다.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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