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투, 한남투신 인수 때 6천5백억 손실 떠 안아
정부의 인수지원금 2조5천억원, 제대로 운용되는지 의문
지역내일
2000-07-31
(수정 2000-07-31 오후 8:52:35)
지난 98년 8월 현대투신(당시 국민투신)이 한남투신을 인수하면서 떠 안은 손실액은 지금 어
떻게 됐을까.
7월31일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당시 국민투신이 한남투신을 인수하면서 발생한 총손실금액
은 6천5백억원이다. 이 금액은 현대투신이 인수한 한남투신 고객 신탁자산인 2조5천억원 가
운데 한남투신이 부당하게 끌어쓴 연계콜 규모다.
당시 정부는 국민투신이 추가로 떠 안게 될 6천5백억원을 보전해주기 위한 방법으로 증권긍
융채권(Relief Fund) 2조원과 투신안정기금 5천억원을 5년 동안 6.5% 저금리로 지원했다.
이 돈은 채권형과 CB(전환사채)에만 투자하도록 돼 있었다.
정부는 국민투신이 이 돈으로 5년 동안 채권에 투자하면 당시 수익률로 따져서 5% 이상의
수익률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했다. 2조5천억원을 5년 동안 11.5%의 금리로 운용하면 6천5백
억원의 수익을 달성할 것으로 내다본 것이다. 당시 시중 실세 금리가 11% 정도였기 때문에
단순 수치상으로도 가능한 일이었다.
문제는 그 이후에 전개된 금리 상황. 국민투신이 2조5천억원을 지원 받은 이후부터 시중 실
세금리는 계속 떨어져 정부와 국민투신이 애초 예상한 수익률이 나오지 않았다는 데 문제가
있다. 예상대로 11% 금리로 5년동안 기금을 운영해야 손익분기점이 나오는 데, 금리가 떨어
지면 떨어진 만큼의 손실금액은 고스란히 국민투신이 떠 안아야 한다는 것이다.
2조5천억원을 11%대 금리 상황에서 운용하지 않고 금리가 1% 떨어질 때마다 5년동안 1천3
백억~1천4백억원의 손실이 발생한다는 단순 계산이 나온다. 금리가 2% 정도 하락한 상태에
서 기금을 운영하면 약2천5백억원의 거액이 날아가는 셈이다. 물론 국민투신이 2조5천억원
을 잘 운용해 예상보다 많은 수익을 달성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국민투신이 한남투신을 인수할 당시 인수업무에 깊숙이 관여했던 모 인사는 “올초까지 현대
투신은 그 돈을 굴려 손해를 보지는 않았다”면서 “그러나 올초부터 시작된 주가하락과
금리 하락으로 현재 현대투신은 상당한 손해를 입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그는 “아직 5년이란 기간이 지나지 않았기 때문에 현대투신이 한남투신을 인수하면서 생긴
손실금액을 전액 손실로 생각할 수는 없다”면서도 “그러나 현재 현대그룹 전체가 유동성
위기에 몰려 있는 상황에서 5년이란 세월을 기다린다는 것은 너무도 무의미하다”고 말했다.
오는 2003면 현대투신은 정부로부터 빌려 쓴 2조5천억원을 전액 상환해야 한다. 또 그 동안
11% 금리로 계산해서 나온 손실보전 금액 6천5백억원에 대해서도 어떤 식으로든 수익을 내
야 하는 부담을 지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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