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시대 독립투사의 무덤 종로경찰서

한용운 안창호 박헌영 등 투옥 고문

지역내일 2006-08-14 (수정 2006-08-14 오후 2:24:38)
김상옥 의사 폭탄투척 응징 후 자결

일제는 식민지 조선에 대한 지배기구 가운데 경찰무력에 크게 의존했다.
특히 서울 종로경찰서는 가장 가혹하게 독립운동가들을 탄압했던 곳으로 악명이 높았다.

◆“고등계 형사 사찰 일상적” = 만해 한용운 선생은 1919년 3월 1일 오후 2시 서울 인사동 태화관에서 민족대표 33인을 대표해 인사말을 하고 종로경찰서에 끌려간 후 징역 3년형을 선고받고 서대문형무소에서 옥고를 치렀다.
일제는 3·1운동이후 조선인의 독립열기에 놀라 ‘무단통치’에서 ‘문화통치’로 바꾸고 헌병경찰을 일반경찰로 전환했지만 독립운동가에 대한 탄압의 고삐를 강화했다.
1920년 5월 죽산 조봉암이 종로경찰서 형사대에 체포돼 평양으로 압송됐으며, 1925년 11월 29일에는 사회주의 운동가 박헌영과 그의 아내 주세죽 등 7명이 종로경찰서에 체포돼 12월 3일 신의주 경찰서로 이송됐다.
소파 방정환은 1927년 4월 20일 필화사건에 연루돼 ‘개벽’의 편집동료인 차상찬과 종로경찰서에 연행돼 구속됐으며, 도산 안창호 선생도 37년 6월 동우회 사건으로 잡혀와 1호 감방에 수감됐다.
도산은 이듬해인 1938년 서대문형무소에서 병으로 사망했다.
김광운 국사편찬위원회 연구관은 “종로에는 YMCA와 시천교당(수운회관) 등 큰 집회장소가 많고, 계동 등지에 유명 인사들이 많이 거주했다”며 “일제 고등계 형사는 항상 이들을 감시했다”고 말했다.

◆장기 구금 비일비재 = 1926년 6월 10일 학생들의 6·10만세운동 당일 연희전문 문과 4학년 이관희, 중동고보 특과 3학년 황세환 등 90여명의 학생들이 종로경찰서에 잡혀갔다. 이들은 14일까지 종로서에서 온갖 취조 끝에 일부가 석방되고 47명이 서대문형무소에 수감됐다.
당시 동아일보는 6월 16일자 신문에서 “그들은 6월 10일 관수교 근변에서 격문서를 살포하며 조선독립만세를 고창한 사람들”이라며 “사람수효가 많은 관계로 검사가 서기 2명을 데리고 종로경찰서에 출장하여 거기서 구인장을 발부했다”고 보도했다.
김민철 친일진상규명위원회 기획총괄과장은 “구속영장 청구시한 등은 사실상 지켜지지 않았고 장기 구금이 비일비재 했다”며 “당시에도 일본인 피의자와 조선인간 인권차별로 논란이 있었을 정도였다”고 말했다.

◆33세 조선청년의 폭탄 의거 = 서울에서 태어난 김상옥은 1923년 1월 12일 밤, 33세의 나이로 조선인에게 원한과 분노의 대상이었던 종로경찰서에 폭탄을 투하했다. 김상옥은 1920년 8월 서울역 근처에서 거사를 계획했다가 실패한 이후 그해 10월 중국 상해로 망명해 거기서 의열단에 가입했다.
1922년 11월 김상옥은 폭탄과 권총 등을 휴대하고 동지인 안홍한 오복영 등과 함께 서울에 잠입해 기회를 노리다가 이듬해 새해벽두에 지금의 제일은행 본점(장안빌딩 자리라는 주장도 있어 논란)에 자리했던 종로경찰서에 폭탄을 던졌다.
김상옥이 종로경찰서를 폭파하고 교전 끝에 자결하자 단재 신채호는 “동지의 희생은 청사에 길이 빛날 것”이라며 칭송했다. 정부는 1962년 김상옥 의사에게 건국훈장 대통령장을 추서했다.

/백만호 기자 hopebaik@naeil.com

왜 종로경찰서였나

종로는 우리 역사에서 정치·경제·지리적으로 가장 중요하고 상징성이 있는 곳이다. 일제는 조선총독부를 비롯해 각종 수탈기구를 종로에 집중적으로 배치했다.
종로경찰서는 이러한 일제 통치체제를 떠받드는 핵심 역량이 집결한 곳이었다. 민주화 이후 종로경찰서는 종로에 밀집돼 있는 각종 국가기관에 대한 보호와 평화시위 유도 등 새롭게 변모하는 경찰상을 보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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