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핵·미사일의 정치·군사학과 한미동맹의 함수 관계
이장훈 언론인·국제문제 분석가
중국 탄도미사일에는 항상 DF라는 알파벳이 표시된다. DF는 미사일의 이름으로 둥펑(東風)이라고 부른다. 말 그대로 동쪽에서 부는 바람이라는 뜻이다. 중국 건국의 아버지 마오쩌둥(毛澤東)은 1957년 11월 18일 소련 모스크바를 방문, 연설을 통해 “오늘날 세계에는 동풍과 서풍이라는 두 개의 바람이 있다”면서 “나는 동풍이 서풍을 압도할 것이라고 믿고 있다”고 말했다. 마오의 연설은 사회주의가 제국주의를 이길 것이라는 것을 강조한 것이다. 중국은 1960년 초 소련의 SS-4 미사일 설계를 기초로 사정거리 2,000㎞의 탄도미사일의 시험발사에 성공한 후 이 미사일을 DF-1이라고 명명했다. 이후 탄도미사일 개발에 총력을 기울인 중국은 1999년 8월 DF-31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성공적으로 시험 발사했다. DF-31은 핵 폭탄을 장착할 수 있으며 미국 전역을 공격할 수 있다. 중국은 현재 DF-31을 개량한 DF-41을 개발 중이다.
미사일은 현대전에서 최대의 효과를 낼 수 있는 무기다. 특히 사정거리 1,000-3,000㎞의 탄도미사일을 보유하면 일단 정치·군사적으로 상당한 힘을 가질 수 있다. 게다가 탄두에 어떤 종류의 무기를 탑재하느냐에 따라 한 국가의 국제적 위상이 달라진다. 특히 탄두탑재 무기가 핵폭탄일 경우, 그 의미는 더욱 증폭된다. 실제로 군사적으로 열세인 국가도 탄도미사일을 보유하고 있다면 적국의 수도나 주요도시 및 군사시설 등을 쉽게 공격할 수 있다. 또 미사일 공격능력 보유를 과시만 해도 공포심을 줄 수 있다. 때문에 탄도미사일은 가장 좋은 전략무기인 동시에 훌륭한 정치적 카드일 수밖에 없다. 이라크는 지난 1980년대 이란의 수도 테헤란 등 주요 도시에 탄도미사일을 무차별 발사, 상당한 효과를 거두었다. 중국은 대만 최초의 총통 직접선거가 실시된 1996년 3월 8일 대만해협에 DF-15 미사일을 시험발사, 독립을 인정할 수 없다는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이스라엘은 최근 레바논 전쟁에서 헤즈볼라가 중거리 미사일을 보유한 사실을 알고 충격을 받기도 했다. 헤즈볼라가 가진 중거리 미사일 중 파즈르 3와 파즈르5는 레바논 남부에서 발사할 경우 이스라엘 북부지역을 사정권에 넣을 수 있다. 또 사정거리 200㎞의 젤잘 미사일은 이스라엘 전역을 타격할 수 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전략 목표는 핵폭탄을 탑재한 중·장거리 탄도미사일을 북한이 개발하는 것이다. 미국은 물론 중국, 일본 등이 가장 우려하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바로 김 위원장의 이런 야심이다. 하지만 노무현 대통령이 지난 7일 할로넨 핀란드 대통령과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핵과 미사일 문제를 “정치적 목적에 의한 정치적 행동”이라고 규정했다. 노 대통령은 지난 2004년 11월 13일 로스앤젤레스를 방문, “북한의 핵무기 보유는 방어수단으로서 일리가 있다”고 말한 적도 있다. 대통령은 군 최고 통수권자로서 국가와 국민의 안위를 책임져야할 임무가 있다. 노 대통령이 오는 14일 부시 미국 대통령과의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대북 유화책을 촉구하려는 의도로 이런 발언을 했다고 해석하더라도 너무 한 쪽 면만을 바라본 셈이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이 갖는 군사 전략적 위협을 외면했기 때문이다. 북한의 유일한 동맹인 중국조차 북한의 핵 보유를 반대하고 있으며,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한 유엔의 대북 결의에 동참했다는 사실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이 갖는 정치적 의미를 넘어서는 군사적 위협을 의식했기 때문이다.
김 위원장은 지금도 마오의 말을 되새기면서 핵탄두 미사일을 보유, 정권을 유지하겠다고 도박판을 벌이고 있다. 미국이 수백억 달러를 들여 북한의 미사일을 요격하는 미사일 방어(MD)체제를 구축하고 있는 것도 북한의 위협이 실재하기 때문이다. 노 대통령이 김 위원장의 의도를 간과한 채 북한의 핵과 미사일을 단순한 정치용으로 치부한다면, 미국과의 동맹에 금이 갈 수밖에 없다. 한미 동맹의 가장 큰 존재이유는 북한의 군사도발을 억제하는 것이다. 한미 동맹을 정치적 의미로만 생각해서는 안 될 것이다. 최소한 친미는 아니더라도 군사적으로 용미(用美)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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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훈 언론인·국제문제 분석가
중국 탄도미사일에는 항상 DF라는 알파벳이 표시된다. DF는 미사일의 이름으로 둥펑(東風)이라고 부른다. 말 그대로 동쪽에서 부는 바람이라는 뜻이다. 중국 건국의 아버지 마오쩌둥(毛澤東)은 1957년 11월 18일 소련 모스크바를 방문, 연설을 통해 “오늘날 세계에는 동풍과 서풍이라는 두 개의 바람이 있다”면서 “나는 동풍이 서풍을 압도할 것이라고 믿고 있다”고 말했다. 마오의 연설은 사회주의가 제국주의를 이길 것이라는 것을 강조한 것이다. 중국은 1960년 초 소련의 SS-4 미사일 설계를 기초로 사정거리 2,000㎞의 탄도미사일의 시험발사에 성공한 후 이 미사일을 DF-1이라고 명명했다. 이후 탄도미사일 개발에 총력을 기울인 중국은 1999년 8월 DF-31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성공적으로 시험 발사했다. DF-31은 핵 폭탄을 장착할 수 있으며 미국 전역을 공격할 수 있다. 중국은 현재 DF-31을 개량한 DF-41을 개발 중이다.
미사일은 현대전에서 최대의 효과를 낼 수 있는 무기다. 특히 사정거리 1,000-3,000㎞의 탄도미사일을 보유하면 일단 정치·군사적으로 상당한 힘을 가질 수 있다. 게다가 탄두에 어떤 종류의 무기를 탑재하느냐에 따라 한 국가의 국제적 위상이 달라진다. 특히 탄두탑재 무기가 핵폭탄일 경우, 그 의미는 더욱 증폭된다. 실제로 군사적으로 열세인 국가도 탄도미사일을 보유하고 있다면 적국의 수도나 주요도시 및 군사시설 등을 쉽게 공격할 수 있다. 또 미사일 공격능력 보유를 과시만 해도 공포심을 줄 수 있다. 때문에 탄도미사일은 가장 좋은 전략무기인 동시에 훌륭한 정치적 카드일 수밖에 없다. 이라크는 지난 1980년대 이란의 수도 테헤란 등 주요 도시에 탄도미사일을 무차별 발사, 상당한 효과를 거두었다. 중국은 대만 최초의 총통 직접선거가 실시된 1996년 3월 8일 대만해협에 DF-15 미사일을 시험발사, 독립을 인정할 수 없다는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이스라엘은 최근 레바논 전쟁에서 헤즈볼라가 중거리 미사일을 보유한 사실을 알고 충격을 받기도 했다. 헤즈볼라가 가진 중거리 미사일 중 파즈르 3와 파즈르5는 레바논 남부에서 발사할 경우 이스라엘 북부지역을 사정권에 넣을 수 있다. 또 사정거리 200㎞의 젤잘 미사일은 이스라엘 전역을 타격할 수 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전략 목표는 핵폭탄을 탑재한 중·장거리 탄도미사일을 북한이 개발하는 것이다. 미국은 물론 중국, 일본 등이 가장 우려하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바로 김 위원장의 이런 야심이다. 하지만 노무현 대통령이 지난 7일 할로넨 핀란드 대통령과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핵과 미사일 문제를 “정치적 목적에 의한 정치적 행동”이라고 규정했다. 노 대통령은 지난 2004년 11월 13일 로스앤젤레스를 방문, “북한의 핵무기 보유는 방어수단으로서 일리가 있다”고 말한 적도 있다. 대통령은 군 최고 통수권자로서 국가와 국민의 안위를 책임져야할 임무가 있다. 노 대통령이 오는 14일 부시 미국 대통령과의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대북 유화책을 촉구하려는 의도로 이런 발언을 했다고 해석하더라도 너무 한 쪽 면만을 바라본 셈이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이 갖는 군사 전략적 위협을 외면했기 때문이다. 북한의 유일한 동맹인 중국조차 북한의 핵 보유를 반대하고 있으며,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한 유엔의 대북 결의에 동참했다는 사실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이 갖는 정치적 의미를 넘어서는 군사적 위협을 의식했기 때문이다.
김 위원장은 지금도 마오의 말을 되새기면서 핵탄두 미사일을 보유, 정권을 유지하겠다고 도박판을 벌이고 있다. 미국이 수백억 달러를 들여 북한의 미사일을 요격하는 미사일 방어(MD)체제를 구축하고 있는 것도 북한의 위협이 실재하기 때문이다. 노 대통령이 김 위원장의 의도를 간과한 채 북한의 핵과 미사일을 단순한 정치용으로 치부한다면, 미국과의 동맹에 금이 갈 수밖에 없다. 한미 동맹의 가장 큰 존재이유는 북한의 군사도발을 억제하는 것이다. 한미 동맹을 정치적 의미로만 생각해서는 안 될 것이다. 최소한 친미는 아니더라도 군사적으로 용미(用美)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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