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례? 그런 것은 없다”
인재 발탁·성과주의 정착에 승부수
증권·투신출신 CEO 장점 최대 발휘
‘웰스 파고’에서 지역금융 열쇠 찾아
정태석 광주은행장은 2004년 선임된 이후 관례를 깨는 일부터 시작했다. 인재를 키우고 발탁하는 게 먼저였다. 그는 강도 높은 교육일정을 짰다. 집요하게 직원들을 담금질시켰다. 그는 “물론 큰 시장과 고객이 만족할 만한 상품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이 모든 결과물을 이끌어 낼 수 있는 경쟁력 있는 인재를 육성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들에게 주어진 또하나의 채찍질은 ‘인재 발탁’. 관례대로 치러왔던 인사발령에서 능력을 우선으로 채용하는 등 기업문화의 혁신을 단행했다.
정 행장은 “많은 사람들이 서울지점에 근무하려고 하는데 그동안 학연과 지연 등이 인사에 많이 관련돼 있었다”며 “그러나 취임이후 서울지점은 가장 우수한 인재만 갈 수 있는 곳으로 바꿔버렸다”고 말했다. 1인당 취급하는 수신과 대출액이 다른 직원과 큰 차이가 나고 광주은행의 차기 주력지역이기 때문에 아무나 배치해선 안된다는 것. 보통 1급직원만 가던 서울의 지점장 자리에 실력이 뛰어난 3급 직원을 앉힌 게 대표적인 사례다.
성과주의 역시 자발적인 교육참여와 인재발탁을 부채질하는 방법으로 채택됐다.
또 정 행장은 광주은행의 색깔에서 지방색을 빼려고 했다. 지방은행으로서의 이미지에서 벗어나 글로벌 은행으로 거듭나도록 바꿨다. 눈을 크게 뜨고 더 넓은 세계와 더 큰 경쟁자를 볼 수 있도록 배려한 것. 무엇보다도 서비스정신을 높이는 데 주력했다.
정행장의 경영마인드가 지역금융시스템의 중추적 역할을 하는 데 한 몫을 해낸 것이다.
매월 외부기관에 의한 ‘창구모니터링’을 실시했다.
정 행장은 “처음엔 시중은행들과 큰 차이가 있었지만 최근엔 앞서거니 뒤서거니하면서 향상된 모습을 보였다”며 “앞으로도 서비스정신을 높이기 위한 모니터링을 계속해 나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정지보다 변화를 즐기고 새로운 도전을 기대하는 정 행장의 기질은 투신과 증권시절에 더욱 강해졌다. 그는 행시 21회에 합격한 후 재무부 사무관으로 짧은 공직생활을 마치고 곧바로 성경그룹 경영기획실로 옮겼다. 이후 △한신증권 국제부장, 기획실장, 상무이사 △한남투신 전무, 부사장 △교보증권 부사장, 대표이사 등을 지냈다. 증권과 투신 경력만 15년이다. 증권과 투신은 변화와 역동성을 생명으로 하고 있어 이러한 성향이 그대로 몸에 뱄다.
그는 “증권이나 투신에서의 CEO경험은 금융시장의 빠른 변화와 자본시장과의 접목 등으로 종합자산관리를 해야 하는 요즘과 같은 시기에는 매우 유용하다”고 말했다.
광주은행의 성장에는 정 행장의 숨겨진 노력도 있었다. 그는 자신이 확보한 네트워크를 활용했다. 함평에서 태어나 광주제일고를 졸업한 이력을 영업으로 연결하기도 했다. 그동안 쌓아놓은 돈독한 인간관계도 한 몫했다.
그는 “광주와 전라도 출신의 CEO들이 서울에도 많이 있었다”며 “또 이곳에 공장이 있어도 서울에 본사를 두는 경우가 많아 네트워크 영업이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지방은행의 역할에 대해서도 많은 관심을 보였다. 미국, 유럽, 일본 등 지방은행이 발달한 나라들을 찾아가 ‘지역금융의 경쟁력’에 대해 공부했다. 특히 그는 ‘웰스 파고’에 큰 매력을 느꼈다.
그는 웰스 파고에 찾아가 크로스셀링(교차판매)의 위력을 맛보았고 곧바로 국내에 들어와 적용했다. 그는 “우리나라 시중은행들은 지방 곳곳까지 손을 뻗고 있다”며 “정부가 정책적으로 지방은행들을 도와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매너있는 CEO임엔 분명하지만 왠지 차가워보였다. 그는 원칙주의자였다. 자신의 원칙에 맞지 않으면 CEO자리도 뛰쳐 나온다는 게 자평이다. 따라서 처음엔 직원들로부터 ‘점령군’ 같은 대접을 받았다. 그는 그러나 정해진 원칙안에서는 노조, 비정부기구(NGO) 등과도 많은 대화를 나누고 있다.
그는 매일 아침 사무실까지 계단을 이용해서 출근하고 있고, 주말에는 등산을 통해 몸의 스트레스와 긴장을 풀어주고 있다. 무리하지 않는 것을 건강철학으로 가지고 있다. 바쁜 업무 속에서도 끼니를 거르는 일이 없고 배가 고프다고 과식하지도 않는다. 무엇보다도 그의 집무실 창 밖으로는 초여름의 무등산이 버티고 있었다.
김영희 리포터 beauty02k@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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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재 발탁·성과주의 정착에 승부수
증권·투신출신 CEO 장점 최대 발휘
‘웰스 파고’에서 지역금융 열쇠 찾아
정태석 광주은행장은 2004년 선임된 이후 관례를 깨는 일부터 시작했다. 인재를 키우고 발탁하는 게 먼저였다. 그는 강도 높은 교육일정을 짰다. 집요하게 직원들을 담금질시켰다. 그는 “물론 큰 시장과 고객이 만족할 만한 상품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이 모든 결과물을 이끌어 낼 수 있는 경쟁력 있는 인재를 육성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들에게 주어진 또하나의 채찍질은 ‘인재 발탁’. 관례대로 치러왔던 인사발령에서 능력을 우선으로 채용하는 등 기업문화의 혁신을 단행했다.
정 행장은 “많은 사람들이 서울지점에 근무하려고 하는데 그동안 학연과 지연 등이 인사에 많이 관련돼 있었다”며 “그러나 취임이후 서울지점은 가장 우수한 인재만 갈 수 있는 곳으로 바꿔버렸다”고 말했다. 1인당 취급하는 수신과 대출액이 다른 직원과 큰 차이가 나고 광주은행의 차기 주력지역이기 때문에 아무나 배치해선 안된다는 것. 보통 1급직원만 가던 서울의 지점장 자리에 실력이 뛰어난 3급 직원을 앉힌 게 대표적인 사례다.
성과주의 역시 자발적인 교육참여와 인재발탁을 부채질하는 방법으로 채택됐다.
또 정 행장은 광주은행의 색깔에서 지방색을 빼려고 했다. 지방은행으로서의 이미지에서 벗어나 글로벌 은행으로 거듭나도록 바꿨다. 눈을 크게 뜨고 더 넓은 세계와 더 큰 경쟁자를 볼 수 있도록 배려한 것. 무엇보다도 서비스정신을 높이는 데 주력했다.
정행장의 경영마인드가 지역금융시스템의 중추적 역할을 하는 데 한 몫을 해낸 것이다.
매월 외부기관에 의한 ‘창구모니터링’을 실시했다.
정 행장은 “처음엔 시중은행들과 큰 차이가 있었지만 최근엔 앞서거니 뒤서거니하면서 향상된 모습을 보였다”며 “앞으로도 서비스정신을 높이기 위한 모니터링을 계속해 나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정지보다 변화를 즐기고 새로운 도전을 기대하는 정 행장의 기질은 투신과 증권시절에 더욱 강해졌다. 그는 행시 21회에 합격한 후 재무부 사무관으로 짧은 공직생활을 마치고 곧바로 성경그룹 경영기획실로 옮겼다. 이후 △한신증권 국제부장, 기획실장, 상무이사 △한남투신 전무, 부사장 △교보증권 부사장, 대표이사 등을 지냈다. 증권과 투신 경력만 15년이다. 증권과 투신은 변화와 역동성을 생명으로 하고 있어 이러한 성향이 그대로 몸에 뱄다.
그는 “증권이나 투신에서의 CEO경험은 금융시장의 빠른 변화와 자본시장과의 접목 등으로 종합자산관리를 해야 하는 요즘과 같은 시기에는 매우 유용하다”고 말했다.
광주은행의 성장에는 정 행장의 숨겨진 노력도 있었다. 그는 자신이 확보한 네트워크를 활용했다. 함평에서 태어나 광주제일고를 졸업한 이력을 영업으로 연결하기도 했다. 그동안 쌓아놓은 돈독한 인간관계도 한 몫했다.
그는 “광주와 전라도 출신의 CEO들이 서울에도 많이 있었다”며 “또 이곳에 공장이 있어도 서울에 본사를 두는 경우가 많아 네트워크 영업이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지방은행의 역할에 대해서도 많은 관심을 보였다. 미국, 유럽, 일본 등 지방은행이 발달한 나라들을 찾아가 ‘지역금융의 경쟁력’에 대해 공부했다. 특히 그는 ‘웰스 파고’에 큰 매력을 느꼈다.
그는 웰스 파고에 찾아가 크로스셀링(교차판매)의 위력을 맛보았고 곧바로 국내에 들어와 적용했다. 그는 “우리나라 시중은행들은 지방 곳곳까지 손을 뻗고 있다”며 “정부가 정책적으로 지방은행들을 도와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매너있는 CEO임엔 분명하지만 왠지 차가워보였다. 그는 원칙주의자였다. 자신의 원칙에 맞지 않으면 CEO자리도 뛰쳐 나온다는 게 자평이다. 따라서 처음엔 직원들로부터 ‘점령군’ 같은 대접을 받았다. 그는 그러나 정해진 원칙안에서는 노조, 비정부기구(NGO) 등과도 많은 대화를 나누고 있다.
그는 매일 아침 사무실까지 계단을 이용해서 출근하고 있고, 주말에는 등산을 통해 몸의 스트레스와 긴장을 풀어주고 있다. 무리하지 않는 것을 건강철학으로 가지고 있다. 바쁜 업무 속에서도 끼니를 거르는 일이 없고 배가 고프다고 과식하지도 않는다. 무엇보다도 그의 집무실 창 밖으로는 초여름의 무등산이 버티고 있었다.
김영희 리포터 beauty02k@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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