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노인 36만명 중 27만명 집안에 방치

지역내일 2006-09-21
치매노인 36만명 중 27만명 집안에 방치
주간보호시설 346곳 5590명뿐 … 일본은 1만여곳

동방예의지국으로 알려진 우리나라에서 치매노인들은 어떤 사회적 대우를 받고 있을까.
추정치이긴 하지만 공식 통계에 잡힌 치매 환자는 36만명에 이른다. 이 중 27만명이 노인복지시설이나 가정봉사 등의 혜택을 받지 못하고 가정 등에 방치돼 있다.
치매환자 간병 등에 필요한 사회적 비용은 약 3조원. 이 대부분을 국가가 아닌 개인들이 메워나가고 있다. 무료로 운영되는 134개 보호시설은 생활보호대상자가 아니면 들어갈 수 없고 월 200만원에 달하는 유료 보호시설도 서민들에겐 그림의 떡이다.
치매 부모를 모시려면 온갖 집안 갈등을 감수해야 한다. 간병을 위해서는 성인 1명이 그림자처럼 붙어 있어야 한다. 맞벌이로 근근이 살아가는 서민 가정의 경우 경제적 파탄도 피하기 어렵다.
이런 상황이라면 ‘동방예의지국’이 아니라 가족이 살려면 치매 부모를 버려야 하는 ‘현대판 고려장’을 정부가 방조하고 있는 꼴이다.

◆형제간 돌아가면 모시기는 절대 금물 =
치매환자와 보호자를 돕는 지름길은 병을 인정하고 장기적으로 사태를 해결할 준비를 갖추는 것이다. 주변에 위험물이 없고 보호자가 참을성 있고 24시간 간병할 수 있는 상황이라면, 치매환자는 가정에서 돌보는 게 가장 바람직하다.
그러나 현실적인 제약이 많을 때는 빨리 전문기관에 의뢰하는 것이 좋다. 치매 환자는 매 순간 위험에 노출되므로 돌보기가 그만큼 어렵고 간병인도 지치게 되기 때문이다.
치매노인 치료에 있어 가장 중요한 점은 심리적인 안정이다. 가족이나 일반인이 보기에 아무 것도 모르는 것처럼 보이지만 환자는 동물적인 감각으로 온 몸으로 상황을 파악하고 대응한다.
형제들끼리 돌아가면서 몇 달씩 치매 부모를 모시는 일이 많은데, 전문가들은 이런 상황은 절대 피해야 한다고 충고한다. 자존심 탓에 잘 표현하지는 않지만 심신이 허약하고 불안정한 치매 환자에 이런 상황은 엄청난 스트레스를 주고 고문과 같은 결과를 초래한다는 것이다.

◆“치매는 신이 주신 마지막 선물” =
근래 들어 성인 자녀들이 출근할 때 치매노인을 맡겼다가 퇴근 때 집으로 모셔오는 ‘주간 보호시설’의 인기가 늘어나고 있다.
주간 보호시설의 경우 월 15만원대의 저렴한 비용으로 이용할 수 있어 자식들이 정상적인 경제활동을 할 수 있다. 치매노인들도 집안에만 있을 때보다 전문 간병인의 치료를 통해 훨씬 더 활력을 되찾는다고 한다.
그러나 이런 시설은 전국적으로 346곳, 이용할 수 있는 치매노인의 수도 5590명에 불과하다. 이웃 일본의 경우 전체인구 1억2000만명에 이같은 주간보호시설이 1만여곳이나 있다.
치매노인 간병을 국가가 책임지는 문제는 국가와 사회가 노인들에게 시혜를 베푼다는 차원이 아니다. 노인들은 후손의 양육과 국가 및 사회의 발전에 기여해 온 자로서 마땅히 존경받으며 건전하고 안정된 생활을 보장받아야 한다.
2018년이면 65세 이상 노인이 인구의 14%를 차지하는 고령사회가 되고 2026년이면 20%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초고령사회에 진입하면서 2020년에는 치매 환자가 57만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치매 대책은 이제 일부 노년층을 위한 대책이 아니라 국민의 행복지수를 결정하는 주요 변수로 자리잡고 있다.
“어쩌면 치매는 신이 주신 마지막 선물일지도 모른다. 힘든 세월을 사느라고 겪어야 했던 아픔과 상처를 다 지워버리고, 태어날 때 가졌던 맑고 깨끗한 생각으로 이 세상을 떠나라는.”
경기도 하남시의 노인복지시설에 근무하는 사회복지사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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