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책>프랑스 공사와 결혼한 조선 궁녀

지역내일 2006-09-25
파리의 조선궁녀 리심
김탁환 지음
민음사 / 9500원

미지의 인물의 삶을 상상해보는 것은 비밀스러운 즐거움을 준다.
네덜란드 화가 베르메르의 한점의 그림에서 화가와 하녀의 이룰 수 없는 사랑이야기를 끄집어낸 ‘진주귀걸이를 한 소녀’가 그처럼 열광적인 반응을 얻었던 건 머릿속으로 상상만 하던 일을 누군가가 형상화해준 데 대한 희열감일지도 모른다.
‘파리의 조선궁녀 리심’도 바로 그런 상상력을 만족시켜주는 작품이다. ‘방각본살인사건’ 등으로 역사책 속의 숨은 얘기들을 끄집어내는데 탁월한 재능을 보인 바 있는 작가 김탁환은 한 장의 기록으로만 남아있던 리심이라는 여인의 일생을 복원해낸다.
19세기말 실존인물인 리심은 조선의 2대 프랑스 공사였던 이포리트 프랑뎅의 회고록 ‘한국에서’의 한 페이지에 등장한다.
당시 고종황제와 명성황후가 위태롭게 조선을 이끌어가던 시절, 리심은 당시 프랑스 공사였던 빅토르 콜랭과 결혼, 프랑스로 건너가 조선여인 최초로 유럽과 아프리카땅을 밟았다.
김탁환이 그린 리심은 처음엔 콜랭과의 사랑을 중심으로 그려지지만 뒤로 갈수록 ‘신여성’의 모습으로 변모되어 간다. 아직 근대로 넘어가지 못하고 중세에 머물고 있는 조선과 근대 유럽을 동시에 겪으며 조국을 걱정한 여성으로 묘사되는 것.
실제 리심을 역사에 남긴 프랑뎅은 “여인(리심)을 가르치는 교사들은 이질적인 문화에 동화될 수 있는 폭넓은 정신과 예술적 자질을 인정했다...(중략) 그녀는 자신이 관찰한 놀라운 서양문물을 여러 페이지에 걸쳐 기록해두었다”고 기록하기도 했다.
리심의 씩씩함 덕에 이 소설은 파란눈을 도깨비라고 생각했을 시절에 서양인과 조선여성의 로맨스를 그리는 동시에 리심의 눈을 통해 당시의 격동적인 역사를 환기시키는 데 성공한다.
작가 신경숙도 한 일간지에 같은 인물을 소재로 한 소설을 연재하고 있어 비교해가며 읽는 것도 묘미다. 그러나 두 소설의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신경숙의 리진(신경숙은 주인공 이름을 ‘리진’으로 서술했다)이 보다 정적인 인물로 묘사되고, 인물의 서정적 심리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김형선 기자 egoh@naeil.com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닫기
(주)내일엘엠씨(이하 '회사'라 함)은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고 있으며, 지역내일 미디어 사이트와 관련하여 아래와 같이 개인정보 수집∙이용(제공)에 대한 귀하의 동의를 받고자 합니다. 내용을 자세히 읽으신 후 동의 여부를 결정하여 주십시오. [관련법령 개인정보보호법 제15조, 제17조, 제22조, 제23조, 제24조] 회사는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중요시하며,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습니다.
회사는 개인정보처리방침을 통하여 회사가 이용자로부터 제공받은 개인정보를 어떠한 용도와 방식으로 이용하고 있으며, 개인정보보호를 위해 어떠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지 알려드립니다.


1) 수집 방법
지역내일 미디어 기사제보

2) 수집하는 개인정보의 이용 목적
기사 제보 확인 및 운영

3) 수집 항목
필수 : 이름, 이메일 / 제보내용
선택 : 휴대폰
※인터넷 서비스 이용과정에서 아래 개인정보 항목이 자동으로 생성되어 수집될 수 있습니다. (IP 주소, 쿠키, MAC 주소, 서비스 이용 기록, 방문 기록, 불량 이용 기록 등)

4) 보유 및 이용기간
① 회사는 정보주체에게 동의 받은 개인정보 보유기간이 경과하거나 개인정보의 처리 목적이 달성된 경우 지체 없이 개인정보를 복구·재생 할 수 없도록 파기합니다. 다만, 다른 법률에 따라 개인정보를 보존하여야 하는 경우에는 해당 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존합니다.
② 처리목적에 따른 개인정보의 보유기간은 다음과 같습니다.
- 문의 등록일로부터 3개월

※ 관계 법령
이용자의 인터넷 로그 등 로그 기록 / 이용자의 접속자 추적 자료 : 3개월 (통신비밀보호법)

5) 수집 거부의 권리
귀하는 개인정보 수집·이용에 동의하지 않으실 수 있습니다. 다만, 수집 거부 시 문의하기 기능이 제한됩니다.
이름*
휴대폰
이메일*
제목*
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