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 V.디어본 지음/최일성 옮김
을유문화사/25,000원
미술사를 뒤적여본 사람이라면 한번쯤 들어보았을 구겐하임이라는 이름. 현대예술의 거장 시리즈 11번째 ‘페기 구겐하임-모더니즘의 여왕’은 구겐하임 가문의 ‘엽기녀’이자 20세기 미술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던 컬렉터 페기 구겐하임(1898-1979)의 삶을 세밀히 들여다보았다.
그는 화가나 조각가 같은 예술가가 아니라 미술작품을 수집하는 컬렉터였지만 특유의 안목과 배짱으로 잭슨 폴록과 같은 작가를 발굴해냄으로서 미술의 중심무대를 유럽에서 미국으로 옮겨놓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그가 발굴해냈던 작가들은 20세기 예술사에 엄청난 영향을 끼쳤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페기의 이름은 그 옆에 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의 미술사적 업적보다는 수많은 예술가들과 염문을 뿌렸던 ‘문란한’ 생활로 더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돈많은 상속녀의 예술활동을 곱지 않은 시각으로 바라봤던 당시의 풍토도 한몫했음은 물론이다. ‘페기 구겐하임-모더니즘의 여왕’은 그의 이런 사생활을 직시함은 물론이고 그가 미술사에 끼친 업적에도 공정한 평가를 내리며 그의 삶을 균형감있게 복원해냈다.
페기 구겐하임의 일생은 흥미롭다. 아버지 벤저민 구겐하임의 여성편력과 자신의 병치레로 우울했던 어린시절을 지나, 페기는 뭔가의 ‘열등감’과 ‘압박감’을 가진 여성으로 성장한다. 그러나 당시 여성들이 흔히 그랬던 것처럼 성장하면서 부딪쳐온 갖가지 요구와 구속으로 인해 그녀는 적당한 남자를 만나 결혼하는 것 말고 어떤 일에 종사해야 할지 결정할 수 없었던 평범한 여성에 불과했다.
그러나 작가 로렌스 베일과의 불행한 결혼생활, 두 번째 남편인 존 홈스의 사망 이후 페기의 삶은 새로운 방향을 향해 달리기 시작한다. 런던에 ‘구겐하임 죄느’라는 화랑을 열고 컬렉터 활동을 하기 시작한 것. 이후 미술은 그녀의 불안정한 삶 속에서 단하나의 편안한 휴식처 역할을 하게 된다.
구겐하임 미술관은 여러 곳에 있지만 그 중에서도 페기 구겐하임의 숨결이 살아있는 곳은 그가 말년을 지냈던 저택을 개조한 이탈리아 베네치아의 구겐하임 미술관이다. 이곳에서 당대의 예술가들과 영혼과 육체를 함께 즐기며 살다간 그의 삶을 연상해본다면 어느 미술관에서 느낄 수 있는 것보다 더 큰 영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김형선 기자 egoh@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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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사를 뒤적여본 사람이라면 한번쯤 들어보았을 구겐하임이라는 이름. 현대예술의 거장 시리즈 11번째 ‘페기 구겐하임-모더니즘의 여왕’은 구겐하임 가문의 ‘엽기녀’이자 20세기 미술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던 컬렉터 페기 구겐하임(1898-1979)의 삶을 세밀히 들여다보았다.
그는 화가나 조각가 같은 예술가가 아니라 미술작품을 수집하는 컬렉터였지만 특유의 안목과 배짱으로 잭슨 폴록과 같은 작가를 발굴해냄으로서 미술의 중심무대를 유럽에서 미국으로 옮겨놓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그가 발굴해냈던 작가들은 20세기 예술사에 엄청난 영향을 끼쳤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페기의 이름은 그 옆에 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의 미술사적 업적보다는 수많은 예술가들과 염문을 뿌렸던 ‘문란한’ 생활로 더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돈많은 상속녀의 예술활동을 곱지 않은 시각으로 바라봤던 당시의 풍토도 한몫했음은 물론이다. ‘페기 구겐하임-모더니즘의 여왕’은 그의 이런 사생활을 직시함은 물론이고 그가 미술사에 끼친 업적에도 공정한 평가를 내리며 그의 삶을 균형감있게 복원해냈다.
페기 구겐하임의 일생은 흥미롭다. 아버지 벤저민 구겐하임의 여성편력과 자신의 병치레로 우울했던 어린시절을 지나, 페기는 뭔가의 ‘열등감’과 ‘압박감’을 가진 여성으로 성장한다. 그러나 당시 여성들이 흔히 그랬던 것처럼 성장하면서 부딪쳐온 갖가지 요구와 구속으로 인해 그녀는 적당한 남자를 만나 결혼하는 것 말고 어떤 일에 종사해야 할지 결정할 수 없었던 평범한 여성에 불과했다.
그러나 작가 로렌스 베일과의 불행한 결혼생활, 두 번째 남편인 존 홈스의 사망 이후 페기의 삶은 새로운 방향을 향해 달리기 시작한다. 런던에 ‘구겐하임 죄느’라는 화랑을 열고 컬렉터 활동을 하기 시작한 것. 이후 미술은 그녀의 불안정한 삶 속에서 단하나의 편안한 휴식처 역할을 하게 된다.
구겐하임 미술관은 여러 곳에 있지만 그 중에서도 페기 구겐하임의 숨결이 살아있는 곳은 그가 말년을 지냈던 저택을 개조한 이탈리아 베네치아의 구겐하임 미술관이다. 이곳에서 당대의 예술가들과 영혼과 육체를 함께 즐기며 살다간 그의 삶을 연상해본다면 어느 미술관에서 느낄 수 있는 것보다 더 큰 영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김형선 기자 egoh@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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