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커시리(可可西里) ②
“하얀 눈처럼 내 마음도 항상 깨끗하게…”
추마얼강을 지날 때 멀리 작은 집 하나가 보였다. 운전기사는 그곳이 바로 희생된 커커시리 보호대장 ‘수난다지에’의 보호본부라고 했다. 우리가 도착하자 장족대원과 자원봉사자 1명이 우리를 맞았다. 자원봉사자는 원래 시안(西安) 출신 기자로 이곳에 온지 한 달가량 됐다고 소개했다.
우리가 “힘들지 않느냐”고 묻자, 자원봉사자는 “이곳에 온 뒤로 잠을 깊이 자본 적이 없다”고 했다. 운전기사는 “해발 5000m 이상 되는 곳에서는 심장에 혈액공급이 부족해져 쉽게 피곤하고 잠을 깊게 잘 수 없다”고 설명해주었다.
고원의 영혼
보호본부를 떠나 남쪽으로 가다 짱링양이 가장 많이 모여 산다는 우따오량(五道梁)에 도착했다.
우리는 짱링양을 운송하는 차량이 양들이 길을 건너는 것을 조용히 기다리고 있는 모습을 보았다. 그때 짱링양 한 마리가 무리를 이탈해 어딘가로 달려갔고 운송차량은 묵묵히 그 한 마리가 돌아올 때까지 기다렸다.
운전기사는 “이 지역의 사람들은 이미 짱링양이 무엇을 원하고 생각하는지 알기 때문에 이런 상황에서 서두르지 않고 그저 기다린다”고 했다. 설명을 들으니 왠지 코끝이 찡해져오는 것을 느꼈다.
운전기사는 “밀렵꾼 대부분 현지인으로 이들은 다른 수입이 없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야생동물들을 잡아 팔고 있다”며 “하지만 정작 받는 돈이 너무 적고 야생동물을 잡는 과정에서 얼어 죽는 경우도 빈번하다”고 말했다.
만약 이 세상에 인간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무슨 의미가 있을까? 물론 동물이나 자연보다 사람이 우선이지만 어떡하면 서로가 조화롭게 살아갈 수 있을까?
“자연과 인간의 조화.”
커커시리에서도 이는 아직까지 불가능한 일로 보였다.
투어투어강의 걱정
우따오량을 지나자 우리는 창쟝의 근원인 하류를 만났다.
동행한 지질학자는 “지구환경이 악화되면서 설산의 눈이 점점 녹아 하류의 수량에 영향을 주고 있다”며 “이런 식으로 방치되면 물과 흙이 유실돼 하류지역에 큰 피해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커커시리 안에 있는 투어투어강 발원지에는 비석이 한 개 세워져 있다. 비석에는 ‘창쟝 원천’이라고 새겨져 있는데 운전기사가 “비석 앞에서 사진을 찍어야 기념이 된다”며 우리를 재촉했다.
우리는 커커시리 동부지역 끝을 따라 여행했다. 커커시리 중심부도 보고 싶었지만 너무 위험하고 길도 없었다.
옌스핑(雁石坪)을 지날 때 강렬한 햇살이 우릴 비추었고 산 전체가 눈으로 덮여 이미 산 형태를 잃어버린 채 우뚝 솟아있는 니엔칭탕구라산이 우릴 반겼다.
고대신화 속에서 니엔칭탕구라산과 그 밑에 있는 나무추어성은 죽음도 갈라놓을 수 없던 한 쌍의 연인이었다. 둘은 고원의 최고봉에서 악마와 싸워 이긴 후 내려와 각각 설산과 호수로 변해 이곳에서 자손들을 지켜주고 있다.
우리는 차 밖으로 나와 설산을 바라보며 자연의 한없는 아름다움과 위대함을 만끽했다.
후기
푸른 고속도로가 우리 자동차를 따라 계속 우릴 쫓아왔고 뭉실 구름은 우리를 짓누르며 장난쳤다. 이번 여행을 통해 나는 나 자신을 되돌아보았다. 여행이 끝나고서도 내 머릿속에서 계속 맴도는 한마디가 있다.
“하얀 눈처럼 내 마음도 항상 깨끗하게…”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하얀 눈처럼 내 마음도 항상 깨끗하게…”
추마얼강을 지날 때 멀리 작은 집 하나가 보였다. 운전기사는 그곳이 바로 희생된 커커시리 보호대장 ‘수난다지에’의 보호본부라고 했다. 우리가 도착하자 장족대원과 자원봉사자 1명이 우리를 맞았다. 자원봉사자는 원래 시안(西安) 출신 기자로 이곳에 온지 한 달가량 됐다고 소개했다.
우리가 “힘들지 않느냐”고 묻자, 자원봉사자는 “이곳에 온 뒤로 잠을 깊이 자본 적이 없다”고 했다. 운전기사는 “해발 5000m 이상 되는 곳에서는 심장에 혈액공급이 부족해져 쉽게 피곤하고 잠을 깊게 잘 수 없다”고 설명해주었다.
고원의 영혼
보호본부를 떠나 남쪽으로 가다 짱링양이 가장 많이 모여 산다는 우따오량(五道梁)에 도착했다.
우리는 짱링양을 운송하는 차량이 양들이 길을 건너는 것을 조용히 기다리고 있는 모습을 보았다. 그때 짱링양 한 마리가 무리를 이탈해 어딘가로 달려갔고 운송차량은 묵묵히 그 한 마리가 돌아올 때까지 기다렸다.
운전기사는 “이 지역의 사람들은 이미 짱링양이 무엇을 원하고 생각하는지 알기 때문에 이런 상황에서 서두르지 않고 그저 기다린다”고 했다. 설명을 들으니 왠지 코끝이 찡해져오는 것을 느꼈다.
운전기사는 “밀렵꾼 대부분 현지인으로 이들은 다른 수입이 없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야생동물들을 잡아 팔고 있다”며 “하지만 정작 받는 돈이 너무 적고 야생동물을 잡는 과정에서 얼어 죽는 경우도 빈번하다”고 말했다.
만약 이 세상에 인간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무슨 의미가 있을까? 물론 동물이나 자연보다 사람이 우선이지만 어떡하면 서로가 조화롭게 살아갈 수 있을까?
“자연과 인간의 조화.”
커커시리에서도 이는 아직까지 불가능한 일로 보였다.
투어투어강의 걱정
우따오량을 지나자 우리는 창쟝의 근원인 하류를 만났다.
동행한 지질학자는 “지구환경이 악화되면서 설산의 눈이 점점 녹아 하류의 수량에 영향을 주고 있다”며 “이런 식으로 방치되면 물과 흙이 유실돼 하류지역에 큰 피해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커커시리 안에 있는 투어투어강 발원지에는 비석이 한 개 세워져 있다. 비석에는 ‘창쟝 원천’이라고 새겨져 있는데 운전기사가 “비석 앞에서 사진을 찍어야 기념이 된다”며 우리를 재촉했다.
우리는 커커시리 동부지역 끝을 따라 여행했다. 커커시리 중심부도 보고 싶었지만 너무 위험하고 길도 없었다.
옌스핑(雁石坪)을 지날 때 강렬한 햇살이 우릴 비추었고 산 전체가 눈으로 덮여 이미 산 형태를 잃어버린 채 우뚝 솟아있는 니엔칭탕구라산이 우릴 반겼다.
고대신화 속에서 니엔칭탕구라산과 그 밑에 있는 나무추어성은 죽음도 갈라놓을 수 없던 한 쌍의 연인이었다. 둘은 고원의 최고봉에서 악마와 싸워 이긴 후 내려와 각각 설산과 호수로 변해 이곳에서 자손들을 지켜주고 있다.
우리는 차 밖으로 나와 설산을 바라보며 자연의 한없는 아름다움과 위대함을 만끽했다.
후기
푸른 고속도로가 우리 자동차를 따라 계속 우릴 쫓아왔고 뭉실 구름은 우리를 짓누르며 장난쳤다. 이번 여행을 통해 나는 나 자신을 되돌아보았다. 여행이 끝나고서도 내 머릿속에서 계속 맴도는 한마디가 있다.
“하얀 눈처럼 내 마음도 항상 깨끗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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