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시평

지역내일 2006-10-19
반 기업 정서와 아파트 분양원가 공개
최 용 식(21세기경제학연구소 소장)
국내경기가 부진의 늪에서 좀처럼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벌써 4년 가까운 세월이 흘렀으니, 이런 정도면 ‘장기 부진’이라고 불러야 할 것이다. 역사적으로는, 1950년대 말부터 본격적인 도약을 시작한 이래, 지금처럼 장기간의 경기부진을 겪어본 적이 없었다. 석유파동이 터졌을 때에도, 1980년 군사쿠데타와 광주학살이라는 비극이 일어났을 때에도, 1997년 단군 이래 최대의 난리라던 외환위기가 터졌을 때에도, 경기침체 기간은 길어봐야 2〜3년에 불과 했다. 그런데 지금은 왜 그 기간이 길어졌을까? 가장 큰 이유는 ‘반 기업 정서’가 다른 때보다 강해진 때문인 것 같다.
국부 혹은 국내총생산 또는 국민소득은 누가 창출할까? 노동자일까? 아니다, 기업이다. 노동자는 기업에 고용된 수동적인 주체일 뿐이다. 경제성장은 누가 이끌까? 기업이다. 고용은 누가 창출할까? 기업이다. 그렇다면 ‘반 기업정서’가 강해지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기업 활동은 약화되고 경기는 부진해질 수밖에 없다. 그럼 경기가 부진해지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고용이 줄어들고 사업은 어려워진다. 이런 때에는 해고를 당해도 못사는 사람이 가장 먼저 당하고, 사업이 망해도 영세업체부터 망한다. 반면에, 잘사는 사람은 웬만하면 일자리를 지킬 수 있고, 튼튼하고 큰 기업은 웬만하면 망하지 않는다. 경기가 부진해지면 못사는 사람들만 죽어나는 것이다.
국민들의 경제생활은 언제 가장 윤택할까? 당연히 호경기가 지속될 때이다. 즉, 경기호조가 오래 지속되어야, 실업률은 낮아지고 임금상승률이 높아진다. 그럼 언제 호경기가 지속될까? 기업이 생산과 투자를 활발하게 할 때이다. 기업이 생산과 투자가 활발하게 하면 고용이 늘어나고, 고용이 늘어나면 소득이 늘어나고, 소득이 늘어나면 소비도 늘어나며, 경기는 상승국면을 연출한다. 그럼 기업은 언제 생산과 투자를 늘릴까? 당연히 이익이 늘어날 때이다. 이익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기업이 아니던가.
그런데 참여정부가 들어선 뒤에는 정부조차 ‘반 기업정서’의 노예가 된 느낌이다. ‘아파트 분양원가 공개’는 그 대표적인 증거이다. 최근 노무현 대통령은 비록 완곡하지만 이걸 정부가 앞장서서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럼 분양원가를 공개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분양가를 내리라는 여론이 거세질 것이다. 분양가를 내리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이미 지어진 아파트의 가격까지 떨어뜨릴 수 있을까? 아니다. 아파트 분양가를 낮추면, 분양받은 사람만 폭리를 누린다. 그럼 국민들은 생업을 멀리 하고라도 분양당첨에 목을 맬 것이다. 좋은 아파트 한 채만 분양받으면, 매일 고생하여 평생 벌어들일 소득보다 훨씬 더 많이 벌 수 있는데, 누가 이런 유혹을 떨칠 수 있겠는가? 아파트 분양은 ‘바다이야기’나 로또복권 같은 도박판으로 변할 것이다.
‘반 기업 정서’는 모든 경제문제에 있어서 이처럼 위험하다. 경제문제는 ‘친 기업 정서’에 입각하여 접근해야 순조롭게 풀어낼 수 있다. 제발 ‘기업에게만 떼돈을 벌게 할 수 없다’는 소아병적인 발상에서 벗어났으면 좋겠다. 기업이 더 많은 이익을 남겨야, 생산과 투자가 더 늘어나고, 그래야 고용이 더 늘어나면서 서민들의 소득도 더 늘어난다는 사실을 재인식했으면 좋겠다. 정부는 물론이고 국민 모두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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