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일꿈>“경찰관 내 남편이 자랑스러워요”(주경희 2006.10.20)

지역내일 2006-10-20
“경찰관 내 남편이 자랑스러워요”

어느 날 남편이 팜플렛 한 장을 불쑥 내밀었다. ‘아빠·엄마 직장 체험하기’ 행사 안내장이었다. 아빠·엄마가 다니는 직장을 둘러보며 ‘경찰가족’이라는 자긍심을 높이기 위해 김석기 대구지방경찰청장이 직접 마련한 행사라고 했다. 쑥스럽고 어색하긴 했지만 가슴은 부풀어 올랐다. 결혼 후 처음으로 남편의 직장을 방문할 기회가 생겼기 때문이었다.
경찰관 정복을 입은 사람보다 사복 입은 사람이 훨씬 많아 대구지방경찰청에 들어가는 순간부터 어리둥절했다. 나중에 들어보니 위화감을 없애려는 배려였다고 한다. 정복을 입으면 계급이 확연히 드러나게 돼 상·하위직 사이의 골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우락부락할 것이라고만 생각했던 경찰이 이렇게 세심하게 가족들을 배려하다니…” 두 번째로 놀랐다.
청사 현관에 설치된 전광판에는 환영문구가 번쩍였다. 대강당 입구에 ‘포돌이 시네마’ 현판이 걸려 있었고 강당을 들어서자마 울려 퍼지는 경찰악대의 연주로 분위기 한껏 고조됐다. 강당 안을 꽉 메운 600여명의 경찰가족들은 모두 즐거운 표정이었다.
연예인 이용식씨의 사회로 진행된 행사는 대구경찰 업무소개와 함께 김석기 대구청장님의 말씀으로 꾸며졌다.
“구청 부부공무원으로 출발해 지금까지 말없이 옆에서 묵묵히 지켜보면서 오직 남편 뒷바라지하며 일편단심 기도하며 살아온 당신… 내 인생의 등불이 된 당신 정말 고마워, 여보 사랑해.”
남편 얼굴이 화면을 가득 채운 영상메시지가 강당을 가로질러 잔잔하게 내 마음을 울린 것은 바로 그때였다. ‘홍보담당관실 경위 황성호’라는 자막이 가슴을 벅차게 만들었다. 짤막한 이야기였지만 분명 내 남편은 진지해 보였다.
86년 경찰관이 되겠다며 미련 없이 사표를 내고 정든 직장을 떠난 남편. 그동안 말 못할 고통과 우여곡절도 많았다. 삶이 파란만장하다는 것을 실감한 세월이었다. 20년이 주마등처럼 스쳐갔다.
초고속 승진으로 과장 서장이 되는 게 아니라, 돈 많이 벌어줘서가 아니라 오로지 이 순간만큼은 나를 생각해준 남편이 고마웠다. 항상 자신 있게, 당당하게 살아가는 남편이 어느 때보다 자랑스러웠다. 결혼 후 처음 느끼는 짜릿한 순간이었다.
모든 것이 즐거웠다. 시간이 어떻게 흘러갔는지 모를 정도였다. 포돌이 만화가 이현세씨와 유명 연예인 이영아씨 등이 등장해 팬사인회를 열었고 경찰악대 연주도 이어졌다. 경찰 기마대 소개, 먹거리 장터, 농산물 팔아주기 등 준비된 프로그램도 다양했다. 경찰 가족들의 눈길을 끌기에 충분한 행사였다. 남편과 함께 동고동락하는 동료, 그들의 가족을 알게 된 것도 기뻤다. ‘경찰관 내 남편’이 너무 자랑스러운 하루였다.
주경희 대구지방경찰청 홍보담당관실 황성호 경위 부인
대구시 수성구 지산1동 761 녹원맨션 110동 90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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