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문야구장 어디로 가나
서울시 구의정수장부지 전제로 이전계획·예산 발표
광진구 “주택가 소음피해 예상” 내심은 R&D센터 개발 원해
양천구 “목동야구장-축구장-빙상장 연계해 종합돔구장으로”
서울 동대문야구장 이전 계획을 두고 서울시와 자치구 사이에 불협화음이 커지고 있다.
서울시가 동대문야구장이 떠나고 난 뒤 해당 지역을 공원화하는데 큰 관심을 쏟고 있는 가운데 광진구는 이전 예정지로 ‘낙점’된 구의정수장 부지를 다른 용도로 개발할 구상을 하고 있다.
반면 후보군에도 포함되지 않은 양천구는 “목동야구장 시설을 그대로 활용할 수 있는데 대상지로 검토조차 않고 있다”고 볼멘소리를 한다.
◆“주민복지·편의시설 지어주겠다” =
서울시는 지난달 중순 동대문운동장 공원화 계획을 발표하면서 아마추어 야구 본산인 동대문야구장 이전계획을 발표했다.
시는 광진구 구의정수장 내 폐쇄침전지 2만3000평에 동대문야구장을 대체할 아마추어 야구장을 신설할 계획이다. 내년 상반기부터 317억5000만원을 투입해 2009년까지 2만석 규모의 구장을 완공하겠다는 것이다. 시는 추경예산으로 4억5000만원을 편성해 타당성조사와 설계용역을 발주했다.
정작 이전지로 ‘낙점’된 광진구는 달갑지 않다는 분위기다. 도심에 개발가능한 여유공간이라고는 구의정수장 부지가 유일한데다 아마추어야구장은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별 도움이 안된다는 것이다.
광진구의회는 이달 초 임시회에서 ‘구의정수장 부지 야구장 건립 반대’ 결의안을 채택했다. 의원 13명 중 11명이 찬성표를 던졌고 구의·광장동 주민들은 대책위원회 구성을 논의하고 있다.
의회는 우선 정수장 부지 인근에서 고구려 문화유적이 출토되고 있다는 점을 반대이유로 들었다. 아차산 고구려유적지에 포함해야 할 정도로 역사적 보존가치가 있는 지역이라는 것이다. 또 주택가가 인접해있어 야구장이 들어설 경우 주민들이 소음에 시달릴 수 있다는 이유도 있다.
광진구에서는 내심 정수장 부지를 첨단 연구개발(R&D)단지나 상업시설로 개발하기를 바란다. 의회 역시 “재정형편이 어려운 광진구가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는 데 매우 유용한 땅”이라고 지적했다.
구 관계자는 “시 소유지인데다 시책사업으로 추진되기 때문에 교부금을 받는 자치구 입장에서 드러내놓고 반대는 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 구는 서울시 현대식 돔구장을 건설해 소음을 최소화하는 동시에 주민들을 설득할 수 있는 특목고나 첨단연구단지 건설이 동반돼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방치된 목동야구장 활성화해야” =
반면 양천구는 방치되다시피 한 목동야구장을 이 기회에 활성화시키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아마추어야구장을 목동으로 옮기면서 축구장 빙상장과 연계한 종합체육시설로 규모를 키우면 지역경제도 활성화될 것이라는 계산이다.
양천구 관계자는 “현재 목동운동장에는 인조잔디가 깔린 축구장과 야구장 빙상장까지 갖춰져있다”며 “세 구장을 하나로 연결해 지붕을 씌우면 삿포로 돔구장 못지않은 체육명소가 될 수 있는데 시는 검토조차 않고 있다”고 말했다.
구는 삿포로 돔구장을 모델로 개발계획을 구상하는 한편 최근에는 관련 업무를 전담할 수 있도록 구청 직원 한명을 발령내기도 했다. 구는 또 한국야구협회 관계자를 초청해 돔구장 건설에 대한 의견을 교환한 결과 긍정적인 답변을 들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서울시는 “연말까지는 타당성 조사를 우선 거쳐야 한다”며 “구의정수장은 여러 대상지 가운데 하나”라고 밝혔다. 도봉구 성대야구장과 강서구 마곡지구 등을 두고 다각도로 최적의 부지를 찾고 있다는 것이다.
시 관계자는 “주민들이 반대한다면 이전할 수 없는 것 아니냐”면서도 “구의정수장 부지가 시유지이기 때문에 사업추진이 가장 수월한 곳이라 잠정적으로 대상지로 결정하고 그에 맞춰 예산을 편성했다”고 밝혔다.
◆주민 의견보다 단체장 공약이 우선(?) =
서울시와 자치구간 입장차이는 궁극적으로 단체장 공약 이행 여부와 연결되는 문제다. 동대문운동장 공원화 계획이 서울시장 주요 공약인 것처럼 광진구와 양천구도 첨단연구개발단지와 목동운동장 활성화를 각각 구청장 공약으로 내걸었다.
때문에 서울시와 자치구가 주민보다는 단체장에 맞춰 빠른 사업진행만 구상하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광진구의 한 주민자치위원장은 “청계천과 동대문운동장을 잇는 문화복지 인프라를 구축하겠다는 오세훈 시장 공약사업 때문에 성급하게 이전을 추진하고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시에 따르면 야구장 형태나 주민들을 위한 시설을 추가 건설하는 내용 등은 모두 타당성 조사 이후에 협의할 문제다. 시 관계자는 “운동장을 짓는데 2년 정도 걸린다고 하니 시간상으로는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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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구의정수장부지 전제로 이전계획·예산 발표
광진구 “주택가 소음피해 예상” 내심은 R&D센터 개발 원해
양천구 “목동야구장-축구장-빙상장 연계해 종합돔구장으로”
서울 동대문야구장 이전 계획을 두고 서울시와 자치구 사이에 불협화음이 커지고 있다.
서울시가 동대문야구장이 떠나고 난 뒤 해당 지역을 공원화하는데 큰 관심을 쏟고 있는 가운데 광진구는 이전 예정지로 ‘낙점’된 구의정수장 부지를 다른 용도로 개발할 구상을 하고 있다.
반면 후보군에도 포함되지 않은 양천구는 “목동야구장 시설을 그대로 활용할 수 있는데 대상지로 검토조차 않고 있다”고 볼멘소리를 한다.
◆“주민복지·편의시설 지어주겠다” =
서울시는 지난달 중순 동대문운동장 공원화 계획을 발표하면서 아마추어 야구 본산인 동대문야구장 이전계획을 발표했다.
시는 광진구 구의정수장 내 폐쇄침전지 2만3000평에 동대문야구장을 대체할 아마추어 야구장을 신설할 계획이다. 내년 상반기부터 317억5000만원을 투입해 2009년까지 2만석 규모의 구장을 완공하겠다는 것이다. 시는 추경예산으로 4억5000만원을 편성해 타당성조사와 설계용역을 발주했다.
정작 이전지로 ‘낙점’된 광진구는 달갑지 않다는 분위기다. 도심에 개발가능한 여유공간이라고는 구의정수장 부지가 유일한데다 아마추어야구장은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별 도움이 안된다는 것이다.
광진구의회는 이달 초 임시회에서 ‘구의정수장 부지 야구장 건립 반대’ 결의안을 채택했다. 의원 13명 중 11명이 찬성표를 던졌고 구의·광장동 주민들은 대책위원회 구성을 논의하고 있다.
의회는 우선 정수장 부지 인근에서 고구려 문화유적이 출토되고 있다는 점을 반대이유로 들었다. 아차산 고구려유적지에 포함해야 할 정도로 역사적 보존가치가 있는 지역이라는 것이다. 또 주택가가 인접해있어 야구장이 들어설 경우 주민들이 소음에 시달릴 수 있다는 이유도 있다.
광진구에서는 내심 정수장 부지를 첨단 연구개발(R&D)단지나 상업시설로 개발하기를 바란다. 의회 역시 “재정형편이 어려운 광진구가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는 데 매우 유용한 땅”이라고 지적했다.
구 관계자는 “시 소유지인데다 시책사업으로 추진되기 때문에 교부금을 받는 자치구 입장에서 드러내놓고 반대는 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 구는 서울시 현대식 돔구장을 건설해 소음을 최소화하는 동시에 주민들을 설득할 수 있는 특목고나 첨단연구단지 건설이 동반돼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방치된 목동야구장 활성화해야” =
반면 양천구는 방치되다시피 한 목동야구장을 이 기회에 활성화시키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아마추어야구장을 목동으로 옮기면서 축구장 빙상장과 연계한 종합체육시설로 규모를 키우면 지역경제도 활성화될 것이라는 계산이다.
양천구 관계자는 “현재 목동운동장에는 인조잔디가 깔린 축구장과 야구장 빙상장까지 갖춰져있다”며 “세 구장을 하나로 연결해 지붕을 씌우면 삿포로 돔구장 못지않은 체육명소가 될 수 있는데 시는 검토조차 않고 있다”고 말했다.
구는 삿포로 돔구장을 모델로 개발계획을 구상하는 한편 최근에는 관련 업무를 전담할 수 있도록 구청 직원 한명을 발령내기도 했다. 구는 또 한국야구협회 관계자를 초청해 돔구장 건설에 대한 의견을 교환한 결과 긍정적인 답변을 들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서울시는 “연말까지는 타당성 조사를 우선 거쳐야 한다”며 “구의정수장은 여러 대상지 가운데 하나”라고 밝혔다. 도봉구 성대야구장과 강서구 마곡지구 등을 두고 다각도로 최적의 부지를 찾고 있다는 것이다.
시 관계자는 “주민들이 반대한다면 이전할 수 없는 것 아니냐”면서도 “구의정수장 부지가 시유지이기 때문에 사업추진이 가장 수월한 곳이라 잠정적으로 대상지로 결정하고 그에 맞춰 예산을 편성했다”고 밝혔다.
◆주민 의견보다 단체장 공약이 우선(?) =
서울시와 자치구간 입장차이는 궁극적으로 단체장 공약 이행 여부와 연결되는 문제다. 동대문운동장 공원화 계획이 서울시장 주요 공약인 것처럼 광진구와 양천구도 첨단연구개발단지와 목동운동장 활성화를 각각 구청장 공약으로 내걸었다.
때문에 서울시와 자치구가 주민보다는 단체장에 맞춰 빠른 사업진행만 구상하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광진구의 한 주민자치위원장은 “청계천과 동대문운동장을 잇는 문화복지 인프라를 구축하겠다는 오세훈 시장 공약사업 때문에 성급하게 이전을 추진하고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시에 따르면 야구장 형태나 주민들을 위한 시설을 추가 건설하는 내용 등은 모두 타당성 조사 이후에 협의할 문제다. 시 관계자는 “운동장을 짓는데 2년 정도 걸린다고 하니 시간상으로는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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