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이슬람페미니즘회의 개최 … 여성에 샤리아 재해석 주장
샌프란시스코 모스크, 기도시간 남녀 구분하는 칸막이벽 없애
양립될 수 없을 것 같은 두 개념인 이슬람과 페미니즘이 하나로 만났다.
최근 ‘무슬림 페미니즘’에 대한 논의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이슬람 율법 ‘샤리아’를 재해석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고 스위스 일간 ‘르땅’, 프랑스 주간 ‘쿠리에엥떼르나시오날’, 스페인 ‘엘파이스’, 미국 ‘샌프란시스코클로니클’, 파키스탄 ‘더뉴스’ 등이 보도했다.
◆“코란은 남녀평등 주장” =
지난 3일에서 5일까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제 2차 국제이슬람페미니즘회의에 참석한 20개국 400여명의 무슬림 여성들은 가족계획, 일부다처제, 동성애, 샤리아의 적용과 재해석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특히 ‘샤리아’ 재해석은 무슬림 페미니즘의 주된 관심사가 되고 있다. 스위스 일간 ‘르땅’은 “무슬림 페미니스트는 아직 소수에 불과하지만 이슬람 내부에서 조금씩 고개를 들고 있는 샤리아 재해석 바람의 상징적 주역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여성을 탄압하는 것은 이슬람이 아니라 남성우월적 해석”이라는 것이 무슬림 페미니즘 운동의 기조다. 이런 믿음은 여러 무슬림국가에서 싹트고 있다.
카탈루냐 지방정부와 함께 바르셀로나 회의를 조직한 ‘준타 이슬라미카’(Junta Islamica) 여성회원들은 “가부장적 해석으로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는 샤리아 다시 읽기는 시급한 사안”이라며 “원래 코란은 남녀평등을 주장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코란에 따르면 여성은 결혼 유무와 관계없이 자신의 재산과 소득을 자기 명의로 소유하고 처리하는 권리를 가진 한 개인이다. 결혼을 해서도 여성은 자신의 성을 유지한다.
◆아프리카계 미국인 이슬람 여성운동가 스스로 이맘 자처 =
바르셀로나 회의 공동 조직자인 은데이에 안두자르는 “이슬람과 여성에 대한 폭력은 동의어가 아니며 오히려 그 반대”라면서 “코란은 여성에 대한 차별이나 신체적 학대와 절단, 미혼의 여성이 아이를 낳는 등 여성의 ‘부정한’ 행위에 돌을 던지는 투석처벌과 같은 행위를 지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무슬림 페미니즘은 남녀평등 주장 외에도 샤리아에 의해 정당화되고 있는 여성에 대한 모든 유형의 차별과 폭력을 철폐하기를 요구한다. 안두자르는 “샤리아는 신의 법이 아니다”라며 “오늘날 여성들은 율법을 다시 읽고 자신들의 해석을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물론 그도 “남성으로 이뤄진 종교지도자들이 자신들의 특권을 문제 삼는 것을 극히 불쾌하게 여기고 두려워하기 때문에 여성들에게 이런 권리를 주지 않을 것”이라며 “투쟁은 어려운 일이 될 것”이라고 시인했다.
파키스탄 일간 ‘더뉴스’도 “지난 6일 파키스탄 여성 인권과 관련한 법안이 일부 종교지도자들이 용인할 수 없다고 강하게 반발해 기각됐다”면서 이슬람 페미니스트들이 갈 길이 순탄치 않다고 보도했다.
이슬람 여성운동의 대표적 인물인 아프리카계 미국인 아미나 와두드는 “무슬림 세계에서 여성이 ‘이맘’직을 행사하는 것을 금하는 조항은 어디에도 없다”고 말한다. 버지니아 대학에서 이슬람학을 가르치고 있는 그녀는 스스로 ‘이맘’임을 자처했다. 물론 그녀의 결정에 당시 남성 무슬림들은 거세게 반발했다.
◆서구 페미니즘과는 달라 =
이슬람이 여성을 억압하는 비인간적이고 폭력적이며 극단적 종교로 오인되는 것에 대해 외국에 위치한 일부 이슬람 사원들은 자체적 개혁을 단행하고 있다.
미국 일간 ‘샌프란시스코크로니클’에 따르면 샌프란시스코에서 사장 큰 이슬람 사원은 몇 달 전 기도시간 남녀를 구분하는 칸막이벽을 없앴다. 물론 만장일치로 결정된 것은 아니었지만 혁명에 가까운 결정이었다. 사원은 “이슬람은 남녀 구분에 대한 어떤 정당화도 명시하지 않고 있다”며 벽 제거 이유를 밝혔다.
캐나다 일간 ‘르드부아르’는 “무슬림 페미니즘은 서구의 무신론적 페미니즘의 성 해방과는 전혀 다르다”고 지적했다. 준타 이슬라미카 대변인도 “무슬림 페미니즘이 주장하는 해방은 신체적인 것이 아니라 정신적인 것이라며 서구 페미니즘과는 다르다”는 것을 인정했다.
바르셀로나 회의에 참석한 파키스탄의 샤히드 사다르 알리는 “개혁을 주장하는 무슬림 여성들은 서구의 비종교적 페미니즘과 일부 이슬람 원리주의자들의 반계몽주의 사이에서 혼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지혜 리포터 2main@naeil.com
◆샤리아(Sharia) = 코란(회교경전)과 예언자 마호메트의 가르침에 근거한 이슬람 율법체계다. 9세기 말 이슬람 율법학자들에 의해 체계화 됐다. 샤리아의 본뜻은 ‘올바른 길’, ‘마실 수 있는 물의 원천’이다. 도둑질한 사람의 손을 자르고 간음한 여성은 돌팔매 사형에 처하며 술을 마신 사람은 공개태형에 처하는 등의 내용은 자의적 해석에서 비롯된 것으로 이슬람 정신과는 다르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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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프란시스코 모스크, 기도시간 남녀 구분하는 칸막이벽 없애
양립될 수 없을 것 같은 두 개념인 이슬람과 페미니즘이 하나로 만났다.
최근 ‘무슬림 페미니즘’에 대한 논의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이슬람 율법 ‘샤리아’를 재해석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고 스위스 일간 ‘르땅’, 프랑스 주간 ‘쿠리에엥떼르나시오날’, 스페인 ‘엘파이스’, 미국 ‘샌프란시스코클로니클’, 파키스탄 ‘더뉴스’ 등이 보도했다.
◆“코란은 남녀평등 주장” =
지난 3일에서 5일까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제 2차 국제이슬람페미니즘회의에 참석한 20개국 400여명의 무슬림 여성들은 가족계획, 일부다처제, 동성애, 샤리아의 적용과 재해석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특히 ‘샤리아’ 재해석은 무슬림 페미니즘의 주된 관심사가 되고 있다. 스위스 일간 ‘르땅’은 “무슬림 페미니스트는 아직 소수에 불과하지만 이슬람 내부에서 조금씩 고개를 들고 있는 샤리아 재해석 바람의 상징적 주역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여성을 탄압하는 것은 이슬람이 아니라 남성우월적 해석”이라는 것이 무슬림 페미니즘 운동의 기조다. 이런 믿음은 여러 무슬림국가에서 싹트고 있다.
카탈루냐 지방정부와 함께 바르셀로나 회의를 조직한 ‘준타 이슬라미카’(Junta Islamica) 여성회원들은 “가부장적 해석으로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는 샤리아 다시 읽기는 시급한 사안”이라며 “원래 코란은 남녀평등을 주장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코란에 따르면 여성은 결혼 유무와 관계없이 자신의 재산과 소득을 자기 명의로 소유하고 처리하는 권리를 가진 한 개인이다. 결혼을 해서도 여성은 자신의 성을 유지한다.
◆아프리카계 미국인 이슬람 여성운동가 스스로 이맘 자처 =
바르셀로나 회의 공동 조직자인 은데이에 안두자르는 “이슬람과 여성에 대한 폭력은 동의어가 아니며 오히려 그 반대”라면서 “코란은 여성에 대한 차별이나 신체적 학대와 절단, 미혼의 여성이 아이를 낳는 등 여성의 ‘부정한’ 행위에 돌을 던지는 투석처벌과 같은 행위를 지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무슬림 페미니즘은 남녀평등 주장 외에도 샤리아에 의해 정당화되고 있는 여성에 대한 모든 유형의 차별과 폭력을 철폐하기를 요구한다. 안두자르는 “샤리아는 신의 법이 아니다”라며 “오늘날 여성들은 율법을 다시 읽고 자신들의 해석을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물론 그도 “남성으로 이뤄진 종교지도자들이 자신들의 특권을 문제 삼는 것을 극히 불쾌하게 여기고 두려워하기 때문에 여성들에게 이런 권리를 주지 않을 것”이라며 “투쟁은 어려운 일이 될 것”이라고 시인했다.
파키스탄 일간 ‘더뉴스’도 “지난 6일 파키스탄 여성 인권과 관련한 법안이 일부 종교지도자들이 용인할 수 없다고 강하게 반발해 기각됐다”면서 이슬람 페미니스트들이 갈 길이 순탄치 않다고 보도했다.
이슬람 여성운동의 대표적 인물인 아프리카계 미국인 아미나 와두드는 “무슬림 세계에서 여성이 ‘이맘’직을 행사하는 것을 금하는 조항은 어디에도 없다”고 말한다. 버지니아 대학에서 이슬람학을 가르치고 있는 그녀는 스스로 ‘이맘’임을 자처했다. 물론 그녀의 결정에 당시 남성 무슬림들은 거세게 반발했다.
◆서구 페미니즘과는 달라 =
이슬람이 여성을 억압하는 비인간적이고 폭력적이며 극단적 종교로 오인되는 것에 대해 외국에 위치한 일부 이슬람 사원들은 자체적 개혁을 단행하고 있다.
미국 일간 ‘샌프란시스코크로니클’에 따르면 샌프란시스코에서 사장 큰 이슬람 사원은 몇 달 전 기도시간 남녀를 구분하는 칸막이벽을 없앴다. 물론 만장일치로 결정된 것은 아니었지만 혁명에 가까운 결정이었다. 사원은 “이슬람은 남녀 구분에 대한 어떤 정당화도 명시하지 않고 있다”며 벽 제거 이유를 밝혔다.
캐나다 일간 ‘르드부아르’는 “무슬림 페미니즘은 서구의 무신론적 페미니즘의 성 해방과는 전혀 다르다”고 지적했다. 준타 이슬라미카 대변인도 “무슬림 페미니즘이 주장하는 해방은 신체적인 것이 아니라 정신적인 것이라며 서구 페미니즘과는 다르다”는 것을 인정했다.
바르셀로나 회의에 참석한 파키스탄의 샤히드 사다르 알리는 “개혁을 주장하는 무슬림 여성들은 서구의 비종교적 페미니즘과 일부 이슬람 원리주의자들의 반계몽주의 사이에서 혼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지혜 리포터 2main@naeil.com
◆샤리아(Sharia) = 코란(회교경전)과 예언자 마호메트의 가르침에 근거한 이슬람 율법체계다. 9세기 말 이슬람 율법학자들에 의해 체계화 됐다. 샤리아의 본뜻은 ‘올바른 길’, ‘마실 수 있는 물의 원천’이다. 도둑질한 사람의 손을 자르고 간음한 여성은 돌팔매 사형에 처하며 술을 마신 사람은 공개태형에 처하는 등의 내용은 자의적 해석에서 비롯된 것으로 이슬람 정신과는 다르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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