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위기 가속화에 타격받은 이미지
‘운동권’ 고정인식에 ‘무능 무소신’ 보태져 … ‘정직 청렴’ 등 긍정평가 축소
김근태 열린우리당 의장을 바라보는 국민의 시선은 7개월 전보다 싸늘해져 있었다. 지난 3월의 1차 조사와 비교할 때 김 의장의 이미지는 상당한 타격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5·31지방선거 패배 직후 당의장직을 맡아 비상체제를 이끌며 여당의 위기수습을 진두지휘했고, ‘서민경제 활성화를 위한 사회적 대타협’을 화두로 내세웠지만 그보다는 난파 직전에 몰린 당의 상황이 이미지 형성에 더 큰 영향을 미쳤다.
대중 정치인으로 거듭나기 위해 넘어야 할 벽으로 지적됐던 ‘운동권’ 이미지는 변함이 없었고, ‘깨끗하고 정직한 리더십’이란 긍정평가는 농도가 흐려진 대신 부정적 색채는 짙어져 있었다.
내일신문과 한길리서치의 여야 대선예비주자 2차 이미지 조사는 여당의 위기와 함께 김 의장의 대국민 이미지에도 적색 경고등이 켜졌다는 점을 뚜렷하게 보여줬다.
◆“무능력·무소신·운동권” = 지난 1차 조사에서 국민의 눈에 비친 김 의장의 대표적 인상은 ‘운동권’(7.3%)이었다. 이 기반 위에 ‘깨끗하고 정직한(3.5%) 리더십(5.0%)’을 갖췄다는 반응과 ‘자질이 부족하다(4.6%)’는 긍·부정이 혼합된 결과가 나왔다.
1000명의 응답자 중 73명이 ‘운동권’을 첫째 이미지로 꼽았다는 사실은 당시 여당 최고위원이었던 김 의장이 강력한 과거의 이미지 안에 갇혀있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그의 삶을 반영한 측면이 있지만 ‘뒤쳐진 시간표 속에 머물러 있는 것 같다’는 부정적 측면 때문에 넘어서야 할 ‘멍에’로 봐야 한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7개월만에 이뤄진 동일한 조사에서 김 의장은 ‘멍에’를 벗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1차 때와 똑같은 숫자인 73명이 ‘운동권, 민주화, 좌파’를 떠올렸고, 54명은 ‘무능력, 자질부족’을 꼽았다. ‘비호감, 고집, 변덕’이란 부정적 인상을 제시한 응답자가 40명으로 3위를 차지했다. ‘운동권이지만 정직한 리더십을 갖췄다’던 국민의 평가가 ‘무능하고 호감이 가지 않는 운동권’으로 뒤바뀐 셈이다.
‘운동권(7.3%)’을 제시한 응답은 40대(12.9%) 특히 40대 남성층(12.9%)에서 높았고, 서울(10.6%)과 충청권(12.7%)에서 많았다. ‘무능력과 자질부족(5.4%)’이란 답변은 30대(7.2%)와 50대 이상층(7.3%), 지역으로는 호남(6.8%)과 인천·경기(6.1%)에서 비율이 높았다.
◆객관적 상황 악화가 주 요인 = 정치인 김근태에 대한 부정적 기류의 확산은 지난 6월초 당의장 취임 이후 끊이지 않는 여당의 혼란과 위기, 정계개편을 둘러싼 갈등과 대립 등의 객관적 조건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전체를 아울러야 하는 당의장이란 직책으로 인해 본인의 입장과 생각을 드러낼 수 없는 주체적 조건도 한몫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열린우리당 당의장(3.5%)을 떠올린다는 답변이 네 번째로 많은 가운데 핵심 이미지가 부정평가로 돌아섰고, ‘소신이 없다’(1.2%)’ ‘말이 많다(1.0%)’ ‘밋밋하고(0.9%) 기회주의적(0.9%)’이란 답변이 속출했다.
10명(1%) 이상이 제시한 이미지 항목 중 긍정적인 요소는 ‘온화, 성실, 정직(29명·2.9%)’ ‘청렴, 참신, 깨끗(13명·1.3%)’ ‘서민적(1.2%)’ 등에 불과했고, 그나마도 3월 조사에 비해 빈도가 줄어들었다.
◆‘떠오르는 게 없다’ 답변도 증가 = 이번 조사에서 드러난 또다른 특징은 ‘김근태에게서 떠오르는 이미지가 없다’는 응답이 1차 조사때보다 늘었다는 점이다. 3월 조사에서 43.9%였던 빈도수가 이번 조사에선 51.7%로 증가했다. 당시 김 의장의 이미지 총평에선 “인지도가 미약하지만, 정직한 리더십이란 국민들의 인식은 정치인 김근태가 키워가야 할 이미지 자산”이란 분석이 가능했었다.
하지만 ‘청렴하고(1.3%) 서민적(1.2%)’인데다 ‘개혁적(0.7%)이고 유능하다(0.4%)’는 긍정적 요소가 크게 줄어들었다는 점에서 김 의장의 과제와 부담이 더 커졌다는 점을 부인하기 힘들다.
연말연초를 거쳐 격변이 예상되는 내년 상반기까지의 정치 시간표 속에서 김 의장이 또다른 이미지를 구축해 낼지 지켜볼 일이다.
김상범 기자 clay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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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권’ 고정인식에 ‘무능 무소신’ 보태져 … ‘정직 청렴’ 등 긍정평가 축소
김근태 열린우리당 의장을 바라보는 국민의 시선은 7개월 전보다 싸늘해져 있었다. 지난 3월의 1차 조사와 비교할 때 김 의장의 이미지는 상당한 타격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5·31지방선거 패배 직후 당의장직을 맡아 비상체제를 이끌며 여당의 위기수습을 진두지휘했고, ‘서민경제 활성화를 위한 사회적 대타협’을 화두로 내세웠지만 그보다는 난파 직전에 몰린 당의 상황이 이미지 형성에 더 큰 영향을 미쳤다.
대중 정치인으로 거듭나기 위해 넘어야 할 벽으로 지적됐던 ‘운동권’ 이미지는 변함이 없었고, ‘깨끗하고 정직한 리더십’이란 긍정평가는 농도가 흐려진 대신 부정적 색채는 짙어져 있었다.
내일신문과 한길리서치의 여야 대선예비주자 2차 이미지 조사는 여당의 위기와 함께 김 의장의 대국민 이미지에도 적색 경고등이 켜졌다는 점을 뚜렷하게 보여줬다.
◆“무능력·무소신·운동권” = 지난 1차 조사에서 국민의 눈에 비친 김 의장의 대표적 인상은 ‘운동권’(7.3%)이었다. 이 기반 위에 ‘깨끗하고 정직한(3.5%) 리더십(5.0%)’을 갖췄다는 반응과 ‘자질이 부족하다(4.6%)’는 긍·부정이 혼합된 결과가 나왔다.
1000명의 응답자 중 73명이 ‘운동권’을 첫째 이미지로 꼽았다는 사실은 당시 여당 최고위원이었던 김 의장이 강력한 과거의 이미지 안에 갇혀있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그의 삶을 반영한 측면이 있지만 ‘뒤쳐진 시간표 속에 머물러 있는 것 같다’는 부정적 측면 때문에 넘어서야 할 ‘멍에’로 봐야 한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7개월만에 이뤄진 동일한 조사에서 김 의장은 ‘멍에’를 벗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1차 때와 똑같은 숫자인 73명이 ‘운동권, 민주화, 좌파’를 떠올렸고, 54명은 ‘무능력, 자질부족’을 꼽았다. ‘비호감, 고집, 변덕’이란 부정적 인상을 제시한 응답자가 40명으로 3위를 차지했다. ‘운동권이지만 정직한 리더십을 갖췄다’던 국민의 평가가 ‘무능하고 호감이 가지 않는 운동권’으로 뒤바뀐 셈이다.
‘운동권(7.3%)’을 제시한 응답은 40대(12.9%) 특히 40대 남성층(12.9%)에서 높았고, 서울(10.6%)과 충청권(12.7%)에서 많았다. ‘무능력과 자질부족(5.4%)’이란 답변은 30대(7.2%)와 50대 이상층(7.3%), 지역으로는 호남(6.8%)과 인천·경기(6.1%)에서 비율이 높았다.
◆객관적 상황 악화가 주 요인 = 정치인 김근태에 대한 부정적 기류의 확산은 지난 6월초 당의장 취임 이후 끊이지 않는 여당의 혼란과 위기, 정계개편을 둘러싼 갈등과 대립 등의 객관적 조건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전체를 아울러야 하는 당의장이란 직책으로 인해 본인의 입장과 생각을 드러낼 수 없는 주체적 조건도 한몫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열린우리당 당의장(3.5%)을 떠올린다는 답변이 네 번째로 많은 가운데 핵심 이미지가 부정평가로 돌아섰고, ‘소신이 없다’(1.2%)’ ‘말이 많다(1.0%)’ ‘밋밋하고(0.9%) 기회주의적(0.9%)’이란 답변이 속출했다.
10명(1%) 이상이 제시한 이미지 항목 중 긍정적인 요소는 ‘온화, 성실, 정직(29명·2.9%)’ ‘청렴, 참신, 깨끗(13명·1.3%)’ ‘서민적(1.2%)’ 등에 불과했고, 그나마도 3월 조사에 비해 빈도가 줄어들었다.
◆‘떠오르는 게 없다’ 답변도 증가 = 이번 조사에서 드러난 또다른 특징은 ‘김근태에게서 떠오르는 이미지가 없다’는 응답이 1차 조사때보다 늘었다는 점이다. 3월 조사에서 43.9%였던 빈도수가 이번 조사에선 51.7%로 증가했다. 당시 김 의장의 이미지 총평에선 “인지도가 미약하지만, 정직한 리더십이란 국민들의 인식은 정치인 김근태가 키워가야 할 이미지 자산”이란 분석이 가능했었다.
하지만 ‘청렴하고(1.3%) 서민적(1.2%)’인데다 ‘개혁적(0.7%)이고 유능하다(0.4%)’는 긍정적 요소가 크게 줄어들었다는 점에서 김 의장의 과제와 부담이 더 커졌다는 점을 부인하기 힘들다.
연말연초를 거쳐 격변이 예상되는 내년 상반기까지의 정치 시간표 속에서 김 의장이 또다른 이미지를 구축해 낼지 지켜볼 일이다.
김상범 기자 clay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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