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패 - ‘지역특화산업’ 젊은 인재가 모인다
최근 지역산업이 필요로 하는 전문인력을 양성, 침체된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는 의미있는 일이 추진되고 있다. 젊은피 수혈은 그동안 인력난에 시달리던 지역산업의 숨통을 트여주고 있다. 정부는 지방과 수도권이 상생·발전해 국가경쟁력을 높이는 데 전력을 다하고 있다. 하지만 젊은 인재들이 떠난 지방은 성장기반을 상실한 채 황폐화되고 있다. 인재양성이 지역산업 육성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로 거론되는 이유다. 본지는 산업인력양성 시스템을 갖추고 지역 특화산업을 성장동력으로 만드는 현장을 발굴, 연재한다.
① 부산, 신발산업의 메카로 부활
신발산업 현장에 전문인력 ‘풍성’ ... 현장인력 재교육 다양
부품소재 2004년 대비 11.8% 증가 ... 수출 감소세 멈춰
#1 경남정보대학 산업협력관 3층 인체공학실. 동서대학교 대학원에 다니는 김영철(26)씨는 동료들과 신발업체가 의뢰한 과제를 수행하고 있다. 구두를 시장에 출시하기 전 신발이 보행자에게 적합한지를 인체측정을 통해 분석하는 내용이다.
김씨는 능숙한 손놀림으로 신발안쪽에 압력측정기를 장착하고 발목에는 보행시 운동을 분석하는 기기를 부착한다. 동료가 준비를 마치고 구두를 신고 걸어가자 동작분석기로 연결된 카메라가 돌아간다.
김씨의 두 눈은 동료의 걸음걸이와 부착한 기기를 주시한다. 몇차례 동일한 시험을 한 후 기기에 입력된 정보를 컴퓨터에 연결, 동료들과 분석에 들어간다.
김씨는 “신발은 사양산업이 아니냐는” 기자의 질문에 “신발은 사람이 존재하는 한 필요한 제품으로 절대 사양산업이 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부산지역 신발업계에 젊은 인재들이 풍성하다. 최근 신발업계의 수출이 늘면서 활기를 되찾고 있다. 부산지역에서는 저가 신발공장을 찾을 수 없고 업계는 고부가가치 기능성 신발과 부품소재 개발에 나선지 오래다.
특히 신발 관련 인프라가 뛰어나고 능력있는 전문인력들이 지속적으로 배출되고 있어 나이키, 아디다스, 아식스 등 세계적 브랜드 개발센터가 여전히 부산에 존재하고 있다. 업계가 “신발은 사양산업이 아니다”고 자신하는 이유다.
◆1인당 부가가치 제조업 중 1위 =
국내 신발산업은 1990년을 정점으로 급격히 위축됐다. 대표적인 신발 생산업체들이 생산기지를 저임금의 중국 등 동남아로 이전하면서 국내생산은 1990년부터 2002년까지 연평균 4.6% 감소했다. 1990년 4조2957억원에서 2002년 2조4576억원으로 줄었다. 전 제조업 비중도 2.4%에서 0.4%로 급감했다.
국내 신발산업의 위축은 세계시장 점유율의 급락으로 이어졌다. 동시에 신발산업의 중심지이던 부산의 경제도 위축됐고, 신발산업은 사향산업으로 분류됐다.
하지만 최근 경기지표상 긍정적인 결과가 나타났다. 마이너스 성장을 지속하던 부산지역 신발업체 수출액이 지난해 처음으로 플러스 성장을 기록했다. 부산지역 신발업체 2005년 수출액은 2억9556만달러로 2004년 2억7597만달러 보다 7.1% 증가했다. 지속적인 감소세를 뒤집는 15년만의 반전이다.
신발부품의 수출실적은 2억2670만달러로 2004년에 비해 11.8%가 증가했으며, 수출액 전체의 77.4%를 차지했다.
지난 3월 부산상공회의소가 발표한 2분기 제조업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전망에서도 조선기자재(136),자동차부품(129)에 이어 신발제품이 3위(107)를 기록, 향후 산업전망을 밝게 했다.
통계청의 ‘2004년도 부산시 광업·제조업 통계’에서도 2004년 신발업계 1인당 부가가치는 4196만원으로 2003년에 비해 57.3%가 증가해 제조업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부가가치에서는 35.3%가 늘어 3위를 차지했다.
(주)영창산업 김영식 부사장은 “신발부품소재 분야는 신발산업 부흥기였던 1990년(수출 1000만달러) 규모보다 4배정도 성장했다”면서 “저가의 완제품 공장은 해외로 이전했으나 남아있는 업체는 고부가가치 제품개발에 심혈을 기울여 성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론과 현장실습 위주 교육 =
신발산업이 부활 조짐을 보이는 이유는 인력 양성시스템이 갖춰져 있기 때문이다.
고등학교, 대학교, 대학원까지 이어지는 단계별 전문교육 과정을 통해 젊은 인재들이 육성되고 있다. 산업현장 인력에 대한 재교육도 다양하게 진행되고 있다.
교육과정은 3개월부터 6개월의 장기과정부터 1주 과정까지 다양하고, 철저히 산업현장에서 요구하는 이론과 실습위주로 구성돼 있다.
대학 재학생들에게는 신발업체 근무를 경험하게 한다. 신발전문 인력에게는 산업체 현장근무 기회를 부여하고 신발업체에는 전문인력을 활용하는 계기를 부여하는 것이다.
또 업체에 근무하는 현장인력을 이론과 실무를 겸비하는 재교육을 실시, 생산기술을 향상시키고 생산성도 높이는데 일조하고 있다.
현장인력을 위한 대표적인 프로그램은 레벨 업(Level-up) 강좌다. 지난 1월부터 3월까지 방학기간을 이용해 진행된 12개의 3개월 장기강좌와 19개 단기강좌에 350여명이 참여했다. 바쁜 현장인력을 위해 야간강좌을 개설하고 업체방문교육도 실시하고 있다. 지난 3월에만 6개 업체 539명이 교육에 참가했다.
그 밖에도 신발업체 CEO포럼, 심포지엄 및 기술세미나가 열리고 있다. 특히 매년 ‘국제 슈 패션쇼’를 개최, 부산신발의 기술력을 세계에 알리며 마케팅도 활발히 벌인다.
◆젊은 인재들 의지 강해 =
이러한 교육과정을 이수한 학생들은 취직 걱정을 하지 않는다. 오히려 국내 신발업체는 물론 외국 연구개발센터에서도 학생 유치에 적극적이다. 현장적응력이 뛰어난데다 신발산업에 대한 비전과 의지가 강하기 때문이다.
통일신발로 유명한 (주)삼덕통상의 경우도 수많은 취업자들을 물리치고 경남정보대 출신을 영입했다. 경상정보대 출신으로 2년전 취업한 김지숙(25)씨도 “신발산업이 그동안 위축돼 있었을 뿐 사양산업은 아니다. 고부가가치 기능성 제품의 세계시장 규모가 확대되고 있다”면서 “희망있는 직종”이라고 자신했다.
경남정보대학 신발패션산업과 2학년 재학중 신발부품업체 (주)영창폴리텍에 취업한 신재현(24)씨는 “부산지역은 신발의 중심지로 우수한 인프라를 가지고 있지만 세계적인 브랜드가 부족해 어려움을 겪고 있을 뿐”이라며 “앞으로 최첨단 고기능 신발 만드는 일에만 열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영창산업 김영식 부사장은 “젊은 인재들 사이에 제조업을 기피하는 풍조가 만연돼 있지만 부산신발업계는 젊은 기능인력이 풍성하다”면서 “활기차고 열성적이어서 회사에 활기를 불어넣어 준다”고 말했다.
발모양 틀을 제작하는 선형상사 백호정 사장은 “신발지식산업지원센터는 기술적인 지원 뿐만아니라 신발산업의 부흥을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면서 “인재양성프로그램은 부산 신발산업의 희망”이라고 말했다.
부산=김형수 기자 hs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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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지역산업이 필요로 하는 전문인력을 양성, 침체된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는 의미있는 일이 추진되고 있다. 젊은피 수혈은 그동안 인력난에 시달리던 지역산업의 숨통을 트여주고 있다. 정부는 지방과 수도권이 상생·발전해 국가경쟁력을 높이는 데 전력을 다하고 있다. 하지만 젊은 인재들이 떠난 지방은 성장기반을 상실한 채 황폐화되고 있다. 인재양성이 지역산업 육성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로 거론되는 이유다. 본지는 산업인력양성 시스템을 갖추고 지역 특화산업을 성장동력으로 만드는 현장을 발굴, 연재한다.
① 부산, 신발산업의 메카로 부활
신발산업 현장에 전문인력 ‘풍성’ ... 현장인력 재교육 다양
부품소재 2004년 대비 11.8% 증가 ... 수출 감소세 멈춰
#1 경남정보대학 산업협력관 3층 인체공학실. 동서대학교 대학원에 다니는 김영철(26)씨는 동료들과 신발업체가 의뢰한 과제를 수행하고 있다. 구두를 시장에 출시하기 전 신발이 보행자에게 적합한지를 인체측정을 통해 분석하는 내용이다.
김씨는 능숙한 손놀림으로 신발안쪽에 압력측정기를 장착하고 발목에는 보행시 운동을 분석하는 기기를 부착한다. 동료가 준비를 마치고 구두를 신고 걸어가자 동작분석기로 연결된 카메라가 돌아간다.
김씨의 두 눈은 동료의 걸음걸이와 부착한 기기를 주시한다. 몇차례 동일한 시험을 한 후 기기에 입력된 정보를 컴퓨터에 연결, 동료들과 분석에 들어간다.
김씨는 “신발은 사양산업이 아니냐는” 기자의 질문에 “신발은 사람이 존재하는 한 필요한 제품으로 절대 사양산업이 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부산지역 신발업계에 젊은 인재들이 풍성하다. 최근 신발업계의 수출이 늘면서 활기를 되찾고 있다. 부산지역에서는 저가 신발공장을 찾을 수 없고 업계는 고부가가치 기능성 신발과 부품소재 개발에 나선지 오래다.
특히 신발 관련 인프라가 뛰어나고 능력있는 전문인력들이 지속적으로 배출되고 있어 나이키, 아디다스, 아식스 등 세계적 브랜드 개발센터가 여전히 부산에 존재하고 있다. 업계가 “신발은 사양산업이 아니다”고 자신하는 이유다.
◆1인당 부가가치 제조업 중 1위 =
국내 신발산업은 1990년을 정점으로 급격히 위축됐다. 대표적인 신발 생산업체들이 생산기지를 저임금의 중국 등 동남아로 이전하면서 국내생산은 1990년부터 2002년까지 연평균 4.6% 감소했다. 1990년 4조2957억원에서 2002년 2조4576억원으로 줄었다. 전 제조업 비중도 2.4%에서 0.4%로 급감했다.
국내 신발산업의 위축은 세계시장 점유율의 급락으로 이어졌다. 동시에 신발산업의 중심지이던 부산의 경제도 위축됐고, 신발산업은 사향산업으로 분류됐다.
하지만 최근 경기지표상 긍정적인 결과가 나타났다. 마이너스 성장을 지속하던 부산지역 신발업체 수출액이 지난해 처음으로 플러스 성장을 기록했다. 부산지역 신발업체 2005년 수출액은 2억9556만달러로 2004년 2억7597만달러 보다 7.1% 증가했다. 지속적인 감소세를 뒤집는 15년만의 반전이다.
신발부품의 수출실적은 2억2670만달러로 2004년에 비해 11.8%가 증가했으며, 수출액 전체의 77.4%를 차지했다.
지난 3월 부산상공회의소가 발표한 2분기 제조업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전망에서도 조선기자재(136),자동차부품(129)에 이어 신발제품이 3위(107)를 기록, 향후 산업전망을 밝게 했다.
통계청의 ‘2004년도 부산시 광업·제조업 통계’에서도 2004년 신발업계 1인당 부가가치는 4196만원으로 2003년에 비해 57.3%가 증가해 제조업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부가가치에서는 35.3%가 늘어 3위를 차지했다.
(주)영창산업 김영식 부사장은 “신발부품소재 분야는 신발산업 부흥기였던 1990년(수출 1000만달러) 규모보다 4배정도 성장했다”면서 “저가의 완제품 공장은 해외로 이전했으나 남아있는 업체는 고부가가치 제품개발에 심혈을 기울여 성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론과 현장실습 위주 교육 =
신발산업이 부활 조짐을 보이는 이유는 인력 양성시스템이 갖춰져 있기 때문이다.
고등학교, 대학교, 대학원까지 이어지는 단계별 전문교육 과정을 통해 젊은 인재들이 육성되고 있다. 산업현장 인력에 대한 재교육도 다양하게 진행되고 있다.
교육과정은 3개월부터 6개월의 장기과정부터 1주 과정까지 다양하고, 철저히 산업현장에서 요구하는 이론과 실습위주로 구성돼 있다.
대학 재학생들에게는 신발업체 근무를 경험하게 한다. 신발전문 인력에게는 산업체 현장근무 기회를 부여하고 신발업체에는 전문인력을 활용하는 계기를 부여하는 것이다.
또 업체에 근무하는 현장인력을 이론과 실무를 겸비하는 재교육을 실시, 생산기술을 향상시키고 생산성도 높이는데 일조하고 있다.
현장인력을 위한 대표적인 프로그램은 레벨 업(Level-up) 강좌다. 지난 1월부터 3월까지 방학기간을 이용해 진행된 12개의 3개월 장기강좌와 19개 단기강좌에 350여명이 참여했다. 바쁜 현장인력을 위해 야간강좌을 개설하고 업체방문교육도 실시하고 있다. 지난 3월에만 6개 업체 539명이 교육에 참가했다.
그 밖에도 신발업체 CEO포럼, 심포지엄 및 기술세미나가 열리고 있다. 특히 매년 ‘국제 슈 패션쇼’를 개최, 부산신발의 기술력을 세계에 알리며 마케팅도 활발히 벌인다.
◆젊은 인재들 의지 강해 =
이러한 교육과정을 이수한 학생들은 취직 걱정을 하지 않는다. 오히려 국내 신발업체는 물론 외국 연구개발센터에서도 학생 유치에 적극적이다. 현장적응력이 뛰어난데다 신발산업에 대한 비전과 의지가 강하기 때문이다.
통일신발로 유명한 (주)삼덕통상의 경우도 수많은 취업자들을 물리치고 경남정보대 출신을 영입했다. 경상정보대 출신으로 2년전 취업한 김지숙(25)씨도 “신발산업이 그동안 위축돼 있었을 뿐 사양산업은 아니다. 고부가가치 기능성 제품의 세계시장 규모가 확대되고 있다”면서 “희망있는 직종”이라고 자신했다.
경남정보대학 신발패션산업과 2학년 재학중 신발부품업체 (주)영창폴리텍에 취업한 신재현(24)씨는 “부산지역은 신발의 중심지로 우수한 인프라를 가지고 있지만 세계적인 브랜드가 부족해 어려움을 겪고 있을 뿐”이라며 “앞으로 최첨단 고기능 신발 만드는 일에만 열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영창산업 김영식 부사장은 “젊은 인재들 사이에 제조업을 기피하는 풍조가 만연돼 있지만 부산신발업계는 젊은 기능인력이 풍성하다”면서 “활기차고 열성적이어서 회사에 활기를 불어넣어 준다”고 말했다.
발모양 틀을 제작하는 선형상사 백호정 사장은 “신발지식산업지원센터는 기술적인 지원 뿐만아니라 신발산업의 부흥을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면서 “인재양성프로그램은 부산 신발산업의 희망”이라고 말했다.
부산=김형수 기자 hs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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