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기물 해양투기량 13% 줄여
꾸준한 대화로 육상처리 유도
“대한민국 지도를 거꾸로 보면 미래가 보인다.” 시원하게 뚫린, 무한에 가까운 자원을 품은 바다는 문자 그대로 ‘블루오션’임이 분명하다. 해상왕 장보고가 그랬듯 일찌감치 바다를 벗 삼아 해양시대를 개척해나간 이들이 있다. 수산어업을 비롯해 해운물류 항만 해양과학·관광·환경·안전 분야에서 새로운 자산을 창출해내는 바닷사람들이다. 내일신문은 연속기획 ‘바다에서 희망을 찾다’를 통해 해양자원을 캐내고 있는 ‘장보고의 후예’를 만난다.
“폐기물 배출해역 근처에서 잡은 어폐류에서 중금속이 검출될 만큼 바다오염이 심각합니다. 그동안 바다가 짊어졌던 고통을 정부와 지자체, 국민이 조금씩 분담하면 신음하는 바다를 살릴 수 있습니다.”
포항해양경찰서 장융배(53) 해양오염관리과장은 “해경이 올해 초 시작한 ‘폐기물 배출해역 되살리기’ 사업이 성공하려면 농림부 환경부 등 중앙부처와 지자체, 국민들의 공감대 형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해경은 지난 3월 ‘육상폐기물 해양투기관리 종합대책’을 마련해 매년 10%씩 해양투기량을 줄여나가기로 했다. 하지만 이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려면 육상쓰레기를 모두 육상에서 처리해야 가능하다.결국 농림부나 환경부, 지자체, 국민들의 협조 없이는 불가능하다..
현재 바다에 버리는 쓰레기의 절반이상이 양돈농가 등에서 나오는 축산분뇨와 하수오니, 음식물쓰레기 등이다. 양돈농가나 국민들 입장에서는 돈도 적게 들고 편하다는 이유로 축산분뇨나 음식물쓰레기를 바다에 내다버렸다.
하지만 바다는 갈수록 오염되고 있다. 국민들이 조금만 불편을 더 감수하면 바다를 살릴 수 있다. 중앙정부나 지자체도 축산분뇨 처리시설을 확충하는 등 다른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장 과장은 강조했다.
꾸준한 대화와 설득으로
육상처리 전환 이끌어내
그는 폐기물 배출해역 세 곳 가운데 하나인 동해 ‘병’해역에서 ‘폐기물 배출해역 되살리기’ 사업을 성공적으로 전개해 해양투기량을 전년대비 13.1%나 줄였다. 올해 목표인 10% 감축을 이미 초과달성했다.
비결은 꾸준하고 반복적인 대화와 설득에 있었다. 먼저 이 사업을 담당할 ‘태스크 포스팀’을 구성해 동화개발㈜ 등 폐기물해양배출업체 세 곳에 배출목표치를 111만㎥로 재설정해 해역지정서를 교부했다.
동시에 이들 업체를 대상으로 27회나 교육을 실시하고, 운반선 승선점검 및 적법배출확인 등을 통해 이행여부를 철저히 관리했다.
폐기물 위탁처리업체도 종류에 따라 특별관리대상(27개소) 중점관리대상(332개소) 일반관리대상(618개소)으로 구분해 모두 420여차례 방문교육을 실시했다.
교육과 상담을 통해 업체들이 페기물을 육상에서 처리하는 방향으로 유도했다. 장 과장은 “교육과 대화를 통해 63개 업체들이 자발적으로 해양에 버리던 폐기물을 육상에서 처리해 연간 약 8.4만㎥의 폐기물 해양배출감축효과를 얻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유관기관·NGO 등과 합동으로 현장실사를 벌이기도 했다. 음식물처리폐수 위탁처리업체와 저장시설관계기관을 대상으로 합동점검을 벌여 64건의 행정처분 및 행정지도를 내렸다.
대국민 순회간담회도 효과가 있었다. 양돈농가 대상 1차 순회간담회를 경주 영천 대구 군위 상주 포항 등 6곳에서 열었다.
간담회에는 모두 273명이 참석했으며 참석자들은 해경의 배출해역 되살리기 프로그램의 취지에 공감했다.
섬유업체 등 산업시설과의 간담회에서는 해양오염방지법 시행규칙 개정으로 강화되는 배출기준을 홍보한 결과 63개 업체가 육상처리로 전환했다. 국민들과는 1대 1 전화상담을 실시했다. 양돈농가와 업체들에게 해양경찰청장 서한문(690부)과 해양오염방지법 시행규칙 개정 홍보책자(1800부)를 보내 또 다시 협조를 당부했다.
폐기물 배출량, 111만㎥ 감소
15톤 트럭 1114대분에 달해
그 결과 폐기물해양배출량 증가율이 마이너스로 바뀌었다. 11월 현재 폐기물 해양배출량은 111만㎥로 전년대비 13.1%(16.7만㎥) 감소했다. 감소분은 무려 15톤 트럭 1114대 분에 달한다.
포항해경서 클린콜센터에 쏟아지던 불만(민원)도 사라졌다. 클린콜센터에 접수된 정책불만 건수가 6월에 8건에서 3건(7월), 이어 0건(8월)으로 줄었다.
장 과장은 “양돈농가와 배출업체들은 해양투기량을 줄인다고, 어민들은 자신들의 생계터전인 바다를 지켜주지 못한다고 해경에 불만을 표출한다”며 “이로 인해 해양오염관리 분야는 기피부서가 되고 있다”고 답답해했다.
폐기물 해양배출을 못하게 하면 해양배출업자나 육상사업체에서 반발하고, 해양배출을 허용하면 어민들이나 환경단체에서 반발하기 때문이다.
그는 “사실 해경이 모두 책임질 일이 아닌데 여기저기서 안좋은 소리를 들어야 한다는 게 힘든 점”이라며 “해경 전체에 대한 인식이 나빠질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사람들은 몰라줘도 바다는 우리 마음을 알아줄 것”이라며 “해양투기가 줄어들수록 더 깨끗한 바다를 후손에게 물려줄 수 있다는 사실을 국민들이 인식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장 과장은 포항동지상업고를 나와 지난 1979년 해양경찰청에 임용됐다. 이후 포항 여수 동해 부산 제주 등 해양경찰서에서 감시계장과 해양오염관리과장 등을 역임했다. 주위로부터 투철한 사명감을 갖고 깨끗한 해양환경 보전에 앞장서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폐기물 해양배출제란?
육상처리가 곤란한 폐기물을 먼 해양에 배출해역을 정해놓고 버리는 제도. 현재 배출해역은 동해병(포항 동방 125㎞, 수심 200~2000m) 동해정(울산 남동방 63㎞, 수심 150m) 서해병(군산 서방 200㎞, 수심 80m) 세 곳이다. 동해병 해역에는 분뇨 축산폐수 유기성폐수 수산가공잔재물 폐수·하수처리오니 동·식물잔재물 수저준설토사 음식물류 액상 폐젓갈을 버린다.
동해정에서는 분뇨 축산폐수 유기성폐수 수산가공잔재물 수저준설토사를,. 서해병에는 분뇨 축산폐수 유기성폐수 폐수·하수처리오니 동식물잔재물 음식물류 액상 폐젓갈을 버리고 있다.
/포항 곽태영 기자 tykwa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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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준한 대화로 육상처리 유도
“대한민국 지도를 거꾸로 보면 미래가 보인다.” 시원하게 뚫린, 무한에 가까운 자원을 품은 바다는 문자 그대로 ‘블루오션’임이 분명하다. 해상왕 장보고가 그랬듯 일찌감치 바다를 벗 삼아 해양시대를 개척해나간 이들이 있다. 수산어업을 비롯해 해운물류 항만 해양과학·관광·환경·안전 분야에서 새로운 자산을 창출해내는 바닷사람들이다. 내일신문은 연속기획 ‘바다에서 희망을 찾다’를 통해 해양자원을 캐내고 있는 ‘장보고의 후예’를 만난다.
“폐기물 배출해역 근처에서 잡은 어폐류에서 중금속이 검출될 만큼 바다오염이 심각합니다. 그동안 바다가 짊어졌던 고통을 정부와 지자체, 국민이 조금씩 분담하면 신음하는 바다를 살릴 수 있습니다.”
포항해양경찰서 장융배(53) 해양오염관리과장은 “해경이 올해 초 시작한 ‘폐기물 배출해역 되살리기’ 사업이 성공하려면 농림부 환경부 등 중앙부처와 지자체, 국민들의 공감대 형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해경은 지난 3월 ‘육상폐기물 해양투기관리 종합대책’을 마련해 매년 10%씩 해양투기량을 줄여나가기로 했다. 하지만 이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려면 육상쓰레기를 모두 육상에서 처리해야 가능하다.결국 농림부나 환경부, 지자체, 국민들의 협조 없이는 불가능하다..
현재 바다에 버리는 쓰레기의 절반이상이 양돈농가 등에서 나오는 축산분뇨와 하수오니, 음식물쓰레기 등이다. 양돈농가나 국민들 입장에서는 돈도 적게 들고 편하다는 이유로 축산분뇨나 음식물쓰레기를 바다에 내다버렸다.
하지만 바다는 갈수록 오염되고 있다. 국민들이 조금만 불편을 더 감수하면 바다를 살릴 수 있다. 중앙정부나 지자체도 축산분뇨 처리시설을 확충하는 등 다른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장 과장은 강조했다.
꾸준한 대화와 설득으로
육상처리 전환 이끌어내
그는 폐기물 배출해역 세 곳 가운데 하나인 동해 ‘병’해역에서 ‘폐기물 배출해역 되살리기’ 사업을 성공적으로 전개해 해양투기량을 전년대비 13.1%나 줄였다. 올해 목표인 10% 감축을 이미 초과달성했다.
비결은 꾸준하고 반복적인 대화와 설득에 있었다. 먼저 이 사업을 담당할 ‘태스크 포스팀’을 구성해 동화개발㈜ 등 폐기물해양배출업체 세 곳에 배출목표치를 111만㎥로 재설정해 해역지정서를 교부했다.
동시에 이들 업체를 대상으로 27회나 교육을 실시하고, 운반선 승선점검 및 적법배출확인 등을 통해 이행여부를 철저히 관리했다.
폐기물 위탁처리업체도 종류에 따라 특별관리대상(27개소) 중점관리대상(332개소) 일반관리대상(618개소)으로 구분해 모두 420여차례 방문교육을 실시했다.
교육과 상담을 통해 업체들이 페기물을 육상에서 처리하는 방향으로 유도했다. 장 과장은 “교육과 대화를 통해 63개 업체들이 자발적으로 해양에 버리던 폐기물을 육상에서 처리해 연간 약 8.4만㎥의 폐기물 해양배출감축효과를 얻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유관기관·NGO 등과 합동으로 현장실사를 벌이기도 했다. 음식물처리폐수 위탁처리업체와 저장시설관계기관을 대상으로 합동점검을 벌여 64건의 행정처분 및 행정지도를 내렸다.
대국민 순회간담회도 효과가 있었다. 양돈농가 대상 1차 순회간담회를 경주 영천 대구 군위 상주 포항 등 6곳에서 열었다.
간담회에는 모두 273명이 참석했으며 참석자들은 해경의 배출해역 되살리기 프로그램의 취지에 공감했다.
섬유업체 등 산업시설과의 간담회에서는 해양오염방지법 시행규칙 개정으로 강화되는 배출기준을 홍보한 결과 63개 업체가 육상처리로 전환했다. 국민들과는 1대 1 전화상담을 실시했다. 양돈농가와 업체들에게 해양경찰청장 서한문(690부)과 해양오염방지법 시행규칙 개정 홍보책자(1800부)를 보내 또 다시 협조를 당부했다.
폐기물 배출량, 111만㎥ 감소
15톤 트럭 1114대분에 달해
그 결과 폐기물해양배출량 증가율이 마이너스로 바뀌었다. 11월 현재 폐기물 해양배출량은 111만㎥로 전년대비 13.1%(16.7만㎥) 감소했다. 감소분은 무려 15톤 트럭 1114대 분에 달한다.
포항해경서 클린콜센터에 쏟아지던 불만(민원)도 사라졌다. 클린콜센터에 접수된 정책불만 건수가 6월에 8건에서 3건(7월), 이어 0건(8월)으로 줄었다.
장 과장은 “양돈농가와 배출업체들은 해양투기량을 줄인다고, 어민들은 자신들의 생계터전인 바다를 지켜주지 못한다고 해경에 불만을 표출한다”며 “이로 인해 해양오염관리 분야는 기피부서가 되고 있다”고 답답해했다.
폐기물 해양배출을 못하게 하면 해양배출업자나 육상사업체에서 반발하고, 해양배출을 허용하면 어민들이나 환경단체에서 반발하기 때문이다.
그는 “사실 해경이 모두 책임질 일이 아닌데 여기저기서 안좋은 소리를 들어야 한다는 게 힘든 점”이라며 “해경 전체에 대한 인식이 나빠질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사람들은 몰라줘도 바다는 우리 마음을 알아줄 것”이라며 “해양투기가 줄어들수록 더 깨끗한 바다를 후손에게 물려줄 수 있다는 사실을 국민들이 인식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장 과장은 포항동지상업고를 나와 지난 1979년 해양경찰청에 임용됐다. 이후 포항 여수 동해 부산 제주 등 해양경찰서에서 감시계장과 해양오염관리과장 등을 역임했다. 주위로부터 투철한 사명감을 갖고 깨끗한 해양환경 보전에 앞장서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폐기물 해양배출제란?
육상처리가 곤란한 폐기물을 먼 해양에 배출해역을 정해놓고 버리는 제도. 현재 배출해역은 동해병(포항 동방 125㎞, 수심 200~2000m) 동해정(울산 남동방 63㎞, 수심 150m) 서해병(군산 서방 200㎞, 수심 80m) 세 곳이다. 동해병 해역에는 분뇨 축산폐수 유기성폐수 수산가공잔재물 폐수·하수처리오니 동·식물잔재물 수저준설토사 음식물류 액상 폐젓갈을 버린다.
동해정에서는 분뇨 축산폐수 유기성폐수 수산가공잔재물 수저준설토사를,. 서해병에는 분뇨 축산폐수 유기성폐수 폐수·하수처리오니 동식물잔재물 음식물류 액상 폐젓갈을 버리고 있다.
/포항 곽태영 기자 tykwa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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