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타계한 현영원 회장
24일 타계한 현영원 회장은 신한해운 대표이사, 현대상선 회장, 한국선주협회장 등을 역임한 국내 해운업계의 원로다. 국내 해운업계의 큰 방향을 잡아주는 ‘큰 어른’ 역할을 맡아왔다.
현 회장은 1927년 호남 최대 갑부로 불리던 현기봉 선생의 장손자로 태어났다. 서울대 상대를 나온 현 회장의 첫 직장은 한국은행. 재무부 과장 자리를 제안 받고 한은을 그만두려 하자 장인인 김용주 당시 전방그룹 회장이 “그럴거면 내 사업을 도와달라”고 해 해운업과 인연을 맺었다. 당시 현 회장이 맡은 직함은 근해상선 전무였다. 64년에는 아예 해운회사를 새로 차려 훗날 산한해운으로 키워냈다.
현대그룹이 울산에 조선소를 세우면서 현 회장은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과도 인연을 맺게 됐다. 당시 정 회장이 해외 선주들에게 ‘조선소를 보여주겠다’며 가리킨 곳이 울산의 허허벌판이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일화다. 어이없어하는 선주들에게 현 회장은 “왕 회장의 눈을 보라. 저만한 열정을 가진 사람이 무슨 일인듯 못해내겠느냐”며 설득했다고 한다.
이 일로 두 사람은 급속히 가까워졌고 결국 현 회장의 딸 현정은씨와 정 회장의 아들 고 정몽헌 현대그룹 회장의 결혼으로까지 이어졌다.
현 회장은 1980년 해운합리화 조치로 신한해운이 현대상선에 편입되면서 현대상선 회장이 됐지만 업무에 관여하기 보다는 고 정몽헌 회장과 현정은 회장에게 자문을 해주며 현대상선 발전에 힘썼다. 또 현정은 회장이 현대그룹을 맡으면서 경영 일선에서 손을 떼고 해운업계 방향을 잡아주는 원로 역할을 해왔다.
이같은 업적을 기리기 위해 한국선주협회는 현 회장이 별세하자 회사장이 아닌 선주협회장을 치르기로 결정하면서 고인의 명복을 빌었을 정도.
현대상선 관계자는 “현영원 회장은 50년 동안 해운업에 종사한 진정한 해운인이었다”면서 “현대상선이 고난 속에서도 이만큼 위치에 온 것은 현영원 회장의 리더십이 크게 작용했다”고 아쉬워했다.
구본홍 기자 bhko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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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타계한 현영원 회장은 신한해운 대표이사, 현대상선 회장, 한국선주협회장 등을 역임한 국내 해운업계의 원로다. 국내 해운업계의 큰 방향을 잡아주는 ‘큰 어른’ 역할을 맡아왔다.
현 회장은 1927년 호남 최대 갑부로 불리던 현기봉 선생의 장손자로 태어났다. 서울대 상대를 나온 현 회장의 첫 직장은 한국은행. 재무부 과장 자리를 제안 받고 한은을 그만두려 하자 장인인 김용주 당시 전방그룹 회장이 “그럴거면 내 사업을 도와달라”고 해 해운업과 인연을 맺었다. 당시 현 회장이 맡은 직함은 근해상선 전무였다. 64년에는 아예 해운회사를 새로 차려 훗날 산한해운으로 키워냈다.
현대그룹이 울산에 조선소를 세우면서 현 회장은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과도 인연을 맺게 됐다. 당시 정 회장이 해외 선주들에게 ‘조선소를 보여주겠다’며 가리킨 곳이 울산의 허허벌판이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일화다. 어이없어하는 선주들에게 현 회장은 “왕 회장의 눈을 보라. 저만한 열정을 가진 사람이 무슨 일인듯 못해내겠느냐”며 설득했다고 한다.
이 일로 두 사람은 급속히 가까워졌고 결국 현 회장의 딸 현정은씨와 정 회장의 아들 고 정몽헌 현대그룹 회장의 결혼으로까지 이어졌다.
현 회장은 1980년 해운합리화 조치로 신한해운이 현대상선에 편입되면서 현대상선 회장이 됐지만 업무에 관여하기 보다는 고 정몽헌 회장과 현정은 회장에게 자문을 해주며 현대상선 발전에 힘썼다. 또 현정은 회장이 현대그룹을 맡으면서 경영 일선에서 손을 떼고 해운업계 방향을 잡아주는 원로 역할을 해왔다.
이같은 업적을 기리기 위해 한국선주협회는 현 회장이 별세하자 회사장이 아닌 선주협회장을 치르기로 결정하면서 고인의 명복을 빌었을 정도.
현대상선 관계자는 “현영원 회장은 50년 동안 해운업에 종사한 진정한 해운인이었다”면서 “현대상선이 고난 속에서도 이만큼 위치에 온 것은 현영원 회장의 리더십이 크게 작용했다”고 아쉬워했다.
구본홍 기자 bhko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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