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의 섹슈얼리티
윌리엄 E. 핍스
신은희 옮김
이룸
1만3000원
인간적인, 참으로 인간적인 메시아
“예수는 모든 점에서 우리와 같은 시험을 받았다”
근래 선풍적 인기였던 소설 ‘다빈치코드’를 기억한다. 독실한 신자는 아니지만 ‘범 기독교인’을 자처하는 내게, 가장 와 닿았던 부분은 ‘예수와 막달라 마리아’라는 묶음이었다.
윌리엄 핍스는 여기서 한발짝 더 나간다. 요셉은 예수의 육체적 아버지요, 막달라 마리아는 예수와 종교적 탐색과 선교활동을 함께 했던 신학적 동지였다는 것이다. 그리스도가 인간과 인간의 육체적 결합으로 태어났으며 ‘개과천선한 탕녀’는 근엄하기 그지없는 신학자나 목사와 ‘동급’이라니.
기독교와 성은 양립할 수 없는 가치로 여겨졌다. 적어도 지난 2000년간 공론의 장에 오르지 못했다. 예수는 지금껏 무성(無性)의 존재이자 성을 초월한 탈성(脫性)의 존재였다. 그런 점에서 핍스가 저술한 내용은 거의 ‘신성모독’에 가깝다. 보수적인 색채로는 둘째 가라면 서러울 한국 기독교 현실에서는 더 그렇다.
핍스는 성서학 교수이자 미국 장로교회 목사다. 세간의 눈길을 끌 만한 주제라서 던져본 게 아니다. 성경과 신학적 자료를 뒤지고 철저히 고증했다. 예수가 살았던 팔레스타인지역 풍습과 역사 탐구도 더했다. 1970년대에 펴낸 ‘예수는 결혼했을까? 기독교 전통과 성의 왜곡’을 더 구체화시킨 게 ‘예수의 섹슈얼리티’다.
저자가 던진 질문들은 누구나 한번쯤은 가져보았을 의문들이다. 예수는 어떻게 태어났을까, 예수는 총각이었을까, 예수는 결혼했을까…. 그에 대한 답은 사실 참 자연스럽다. 예수는 영적으로는 하나님의 아들이지만 육체적으로 인간의 아들이며 하나님은 ‘아버지’일 뿐 아니라 ‘부모’라는 점. 그는 선택된 메시아지만 인간과 같은 삶을 살았고 똑같은 시험을 당했다는 것 - 히브리서(4장 15절)는 “그는 모든 점에서 우리와 마찬가지로 시험을 받으셨지만 죄는 없으십니다”라고 말한다.
성경과 기독교를 대하며 느꼈던 ‘2% 부족한 점’은 이렇게 채워진다. 예수는 존재 그 자체로 성스럽고 예수 앞에서 모든 인간은 평등하다. “독신이건 기혼자이건 별거했건 이혼했건 그것은 모두 부차적인 문제일 뿐이다.” 성을 초월할수록, 특정한 성적 취향을 가져야만 예수에 더 가까워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저자가 제안한대로 구원자의 성에 대해 “감성을 내려놓고 이성으로” 읽어보면 어떨까. 그의 말마따나 예수가 결혼하지도 않았고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결혼생활을 경험하지도 않았다면 인간의 삶을 제대로 이해할 수 없었을 것이다. 이 책은 단순히 예수의 결혼설이나 기독교 성윤리에 대한 논란이 아니다.
보다 중요한 건 따로 있다. 예수는 (인간과 다름없는) 성적인 존재였고 결혼과 아이들에게 따스한 애정을 갖고 있었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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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리엄 E. 핍스
신은희 옮김
이룸
1만3000원
인간적인, 참으로 인간적인 메시아
“예수는 모든 점에서 우리와 같은 시험을 받았다”
근래 선풍적 인기였던 소설 ‘다빈치코드’를 기억한다. 독실한 신자는 아니지만 ‘범 기독교인’을 자처하는 내게, 가장 와 닿았던 부분은 ‘예수와 막달라 마리아’라는 묶음이었다.
윌리엄 핍스는 여기서 한발짝 더 나간다. 요셉은 예수의 육체적 아버지요, 막달라 마리아는 예수와 종교적 탐색과 선교활동을 함께 했던 신학적 동지였다는 것이다. 그리스도가 인간과 인간의 육체적 결합으로 태어났으며 ‘개과천선한 탕녀’는 근엄하기 그지없는 신학자나 목사와 ‘동급’이라니.
기독교와 성은 양립할 수 없는 가치로 여겨졌다. 적어도 지난 2000년간 공론의 장에 오르지 못했다. 예수는 지금껏 무성(無性)의 존재이자 성을 초월한 탈성(脫性)의 존재였다. 그런 점에서 핍스가 저술한 내용은 거의 ‘신성모독’에 가깝다. 보수적인 색채로는 둘째 가라면 서러울 한국 기독교 현실에서는 더 그렇다.
핍스는 성서학 교수이자 미국 장로교회 목사다. 세간의 눈길을 끌 만한 주제라서 던져본 게 아니다. 성경과 신학적 자료를 뒤지고 철저히 고증했다. 예수가 살았던 팔레스타인지역 풍습과 역사 탐구도 더했다. 1970년대에 펴낸 ‘예수는 결혼했을까? 기독교 전통과 성의 왜곡’을 더 구체화시킨 게 ‘예수의 섹슈얼리티’다.
저자가 던진 질문들은 누구나 한번쯤은 가져보았을 의문들이다. 예수는 어떻게 태어났을까, 예수는 총각이었을까, 예수는 결혼했을까…. 그에 대한 답은 사실 참 자연스럽다. 예수는 영적으로는 하나님의 아들이지만 육체적으로 인간의 아들이며 하나님은 ‘아버지’일 뿐 아니라 ‘부모’라는 점. 그는 선택된 메시아지만 인간과 같은 삶을 살았고 똑같은 시험을 당했다는 것 - 히브리서(4장 15절)는 “그는 모든 점에서 우리와 마찬가지로 시험을 받으셨지만 죄는 없으십니다”라고 말한다.
성경과 기독교를 대하며 느꼈던 ‘2% 부족한 점’은 이렇게 채워진다. 예수는 존재 그 자체로 성스럽고 예수 앞에서 모든 인간은 평등하다. “독신이건 기혼자이건 별거했건 이혼했건 그것은 모두 부차적인 문제일 뿐이다.” 성을 초월할수록, 특정한 성적 취향을 가져야만 예수에 더 가까워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저자가 제안한대로 구원자의 성에 대해 “감성을 내려놓고 이성으로” 읽어보면 어떨까. 그의 말마따나 예수가 결혼하지도 않았고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결혼생활을 경험하지도 않았다면 인간의 삶을 제대로 이해할 수 없었을 것이다. 이 책은 단순히 예수의 결혼설이나 기독교 성윤리에 대한 논란이 아니다.
보다 중요한 건 따로 있다. 예수는 (인간과 다름없는) 성적인 존재였고 결혼과 아이들에게 따스한 애정을 갖고 있었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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