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시론>‘386’ 역사를 후퇴시켰나

지역내일 2006-11-27
‘386’ 역사를 후퇴시켰나

“한국의 386세대는 민주화를 위해서는 훌륭히 싸웠지만 뭔가 새로운 것을 창조하기에는 부족했다”(송영길 열린우리당 의원). 미국의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최근호에서 이렇게 보도했다. 뉴스위크는 이어 고려대 함성득 교수의 말을 인용해 “한국의 386세대는 한 국가를 운영할 준비가 돼 있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너무 일찍 권력을 잡았다”고 보도했다. 뉴스위크는 386 핵심인사의 경우 실용보다 이념에 집착했다며 그들의 실패를 분석했다.
정말 노무현 대통령의 집권과 함께 각광을 받았던 그 유명한 ‘386’은 그 좋은 기회를 살리지 못하고 좌절에 빠진 것일까. 386의 정치실험에 대한 평가는 현재로서는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 한길리서치와 진보정치연구소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78.8%의 응답자가 가장 실망스러운 집단으로 386의원을 꼽은 것이다. 청와대에 근무하는 ‘386’에 대한 민심도 긍정적이지 못하다. 노 대통령의 지지도가 최악의 상황에 직면한 이유 중의 하나가 386비서관들이 제대로 보필못한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다. 일부에서는 현재의 경제적 안보적 어려움의 상당부분 책임을 ‘386’이 지지 않을 수 없다고 강변하고 있다. ‘나라를 거덜낸 386정치세대’라고 규정하고 있는 것이다. “가진 것이라곤 싸움의 기술밖에 없던 386들은 대한민국을 시장과 역사와 동맹과 싸우게 만들었다” 는 것이 그들 주장이다.

정의와 패기의 상징이 오만과 무능세력으로
사실 사람들이 말하는 386은 이미 대부분 386이 아니다. ‘30대, 80년대 학번, 60년대 출생’의 앞 글자를 딴 386이기 때문이다. 이들의 70%는 이미 40대에 접어들었기에 386은 사라져야 마땅할 대명사이다. 그러나 386은 20세기 말 젊음과 패기를 상징하는 말로 통상 쓰여졌다. 80년대 군사독재시절 대학에 입학한 그들은 정의로운 민주한국을 꿈꿨고 이들 386은 1987년 민주항쟁을 주도했다. 이에 그들 386에게 젊음과 정의의 이름을 붙여준 것은 어쩌면 당연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2002년 12월 노무현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이 말의 의미는 달라졌다. 안정보다는 변화를 갈구했던 이들은 이회창 후보보다는 노무현 후보를 지지했고 노 후보 진영에 있던 386핵심참모들은 참여정부 권력핵심으로 진입했다. 청와대의 일부 386비서관과 열린우리당의 일부 386의원은 어느 누구보다도 막강파워를 자랑하는 실세로 등장했음은 이미 널리 알려진 바이다. 386은 ‘30대, 80년대 학번, 60년대생’에서 ‘80년대 학번 정치인’의 대명사가 된 것이다. 참여정부 초기 ‘386’은 엄혹한 시절을 같이했다는 동지의식에 어느 세대보다는 많은 ‘쪽수’를 자랑했기에 힘을 행사할 수 있었다. 지금은 무능과 오만의 상징으로 질타되고 있지만 한 때는 선망의 대상이었음을 부인하기 힘들다.
끔찍한 것은 최근 일심회 사건과 관련해서 ‘386’을 좌파의 대명사로 일부에서 거론하고 있는 것이다. 그 엄혹했던 1980년대 상당수 386은 NL, PD에 가입하며 정의와 평등에 탐닉했던 것도 사실이나 옛 소련이 붕괴되고 북한이 식량난으로 고난의 세월을 보내는 것을 보면서 북한에 대한 미망을 버렸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물론 극소수 386이 대학시절 미망을 버리지 못하고 이번 간첩 사건에 연루되었음은 유감이라 아니할 수 없다. 하지만 절대 다수 386은 전세계 기업 현장에서 농어촌에서, 그리고 가정에서 선진국으로의 도약을 위해 헌신하고 있지 않은가.

‘정치386’은 반성해야, 겸손하게 하산했으면
그러나 일반인이 거론하는 ‘정치386’은 반성해야 한다. 혹시 자신들은 서울 강남에 살고 싶고 자녀들은 외국어고교와 외국에 보내고 싶으면서 ‘세금폭탄’을 말하고 교육평준화를 신조로 삼고 기업의 투자의욕고취를 저해하지 않았는지 반성해야 한다. 능력이나 리더십은 중대장급인데 사단장 위치에 자신이 서있는 것은 아닌지 철저히 자성해야 한다. 그리고 누가 뭐라해도 우리나라는 실력도 중요하나 장유유서가 존중되는 사회이다. 그런 만큼 사회에서 집단에서 겸손했는지 자신을 돌아봐야 한다. 일부에서 참여정부를 ‘싸가지 정권’으로 부르는데 자신이 이에 기여했는지 겸손히 돌아봐야 한다. ‘정치 386’은 제자리를 찾아야 한다.
이제 참여정부는 1년 3개월 남았다. 하산길인 것이다. 모든 사람이 하산길에 조심해야겠지만 ‘정치 386’은 누구보다도 조심스럽게 산을 내려왔으면 한다. 대학 다닐 때의 초심으로 돌아가 국민과 나라를 위해 봉사하는 기간이 되었으면 한다. 민심을 읽고 정말 겸손하기를 당부한다.
정 세 용 논설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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