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춤식 대학교육, 국가경쟁력 견인

교육이 경쟁력이다 - 아일랜드 교육개혁

지역내일 2007-01-02
외국기업 유치하면 눈높이 인재공급 … 토종기업 육성에도 나서

지난해 세계적인 인터넷 쇼핑몰 아마존이 영국 런던 외곽지역에 있던 고객서비스센터를 아일랜드 코크로 옮기겠다고 발표했다. 아마존이 밝힌 고객서비스센터 이전 이유는 영국에서 외국어를 구사하는 직원을 구하기 힘들다는 것이었다.
그동안 값싼 노동력을 찾아 영국을 떠난 기업은 많았다. 그러나 ‘능력 있는 사람’이 없어 영국을 떠나겠다고 한 기업은 아마존이 처음이었기 때문에 영국 교육계와 경제계가 받은 충격은 매우 컸다.
최근 세계적인 기업들이 ‘강소국’으로 발걸음을 돌리는 사례가 늘고 있다. 20세기 산업화시대에는 값싼 노동력이 기업경쟁력의 원천이었다면 21세기 지식정보화 사회는 창의성을 갖춘 고급인력이 기업 경쟁력의 원천이기 때문이다.
강소국으로 분류되는 국가들의 공통점은 탄탄한 평생교육시스템을 갖추고 있다는 점이다. 한때 국내에서 신드롬현상까지 일으킨 아일랜드도 대표적인 사례로 꼽히고 있다.
아일랜드는 특별한 지하자원을 가지지 못했다. 인구도 400여만명에 불과하고, 오랜 세월동안 영국의 지배를 받은 식민지였다.
그러나 작고 지리적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 아일랜드는 1인당 국내 총생산(GDP) 3만달러를 넘어선 부국으로 군림하고 있다. 아일랜드의 고속성장은 90년대 이후 본격적으로 시작된 아이티(IT)와 소프트웨어(SW) 분야의 외자유치가 발판이 됐다.
아일랜드 안팎에서는 낙후된 농업국가 아일랜드가 IT·SW 분야에 외자를 유치할 수 있었던 것은 교육 특히 대학교육이 바탕이 됐다고 평가하고 있다.
최근 유럽 일부에서는 아일랜드 교육에 대한 회의론이 일기도 했다.
아일랜드 초등학교 한 학급 당 평균 학생 수는 대다수 유럽 국가들보다 많은 24.5명 수준이다. 덴마크의 한 학급 당 평균 학생 수는 19명, 벨기에는 20명, 이탈리아는 18명, 룩셈부르크는 15명이다.
외국어 교육도 영국과 헝가리에 이어 끝에서 3번째 수준이다. 성인들의 문맹률도 유럽국가에서 뿐 아니라 개발도상국 전체에서도 가장 높은 수준이다.
그러나 아일랜드 교육의 경쟁력은 교육통계로 설명할 수 없는 곳에서 시작된다. 이른바 ‘경제적 요구에 부응하는 교육시스템’이 그것이다.
아일랜드 교육제도의 기본은 평생교육체제를 바탕으로 한 ‘경제적 요구에 부응하는 교육시스템’이다. 아일랜드 정부는 대학까지 무상교육을 실시하며 이공계 인력을 대거 배출했다. 아일랜드 대학졸업생 가운데 50%가 이공계다.
‘경제적 요구에 부응하는 교육시스템’을 갖추기 위해 정부는 물론 대학과 기업이 손을 잡고 학과의 신·증설, 커리큘럼 조정, 교수 초빙 등에 나섰다. 아일랜드에서는 겨울이면 기업, 대학, 학부모, 정부가 참여하는 아일랜드 포럼을 연다. 이 포럼에서는 기업체의 인력수요를 진단하고 대학의 학과신설과 정원문제를 논의한다.
이것이 바로 수요자 중심의 대학교육을 가능하게 하고 있다. 정부가 외국기업을 유치하면 대학들은 2~3년 이내에 해당기업이 필요로 하는 ‘맞춤형 인재’를 공급한다.
이런 노력의 흔적은 아일랜드 최고 명문대학 중 하나인 더블린대학의 사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더블린대학은 아일랜드 최대규모의 종합대학으로 인문학 전통이 강했던 대학이다. 이런 더블린대학이 2년간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그 결과 11개 단과대학, 110개 학과 체제를 5개 단과대학, 35개 학과 체제로 바꿨다.
특히 아일랜드 구조조정에서는 ‘학과이기주의’도 극복했다. 의학·농학·수의학·보건학 등이 생명과학(Life Science) 대학으로 통폐합됐으며 수학·엔지니어링·물리학과도 하나의 합쳤다.
유럽의 명문대학이며 신학 철학 역사학 등 순수 인문학의 발상지로 꼽히는 400년 전통 트리니티대학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아일랜드 대학생들은 3학년이 되면 캠퍼스를 떠나 기업에 나가 실무를 익힌다. 이 과정에서 조기 취업을 하는 사례도 많으며 대학 졸업생의 98%는 졸업 후 3개월 이내에 취업을 하고 있다.
이 처럼 조기취업이 가능한 것은 정부가 3학년 학사제도 등 다양한 학위제도를 만들어 지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아일랜드 대학들의 역할은 외국계기업에 고급인력을 공급하는 것에 머물지 않고 있다.
아일랜드 대학들은 ‘캠퍼스 비즈니스 인큐베이터 센터’를 앞 다퉈 설립하고 있다. 즉 토종기업을 설립하고 지원하는데 대학이 앞장서고 있는 것이다. 이미 상당한 성과도 거두고 있다.
아일랜드 교육의 강점은 평생교육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특히 직업교육은 세계적인 기업들이 아일랜드를 선호하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아일랜드가 낮은 실업률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도 정부의 적극적인 직업교육 투자를 확대해왔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아일랜드정부는 지난 30년 동안 직업교육예산을 3배 이상 늘렸다. 1994년부터는 대학교육수준의 직업교육을 무상으로 제공하고 있다.

/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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