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학도 지망 여고생과 40년 경영학자의 지상만남
“장래 선취 위해 창조적으로 파괴하는 기업가 정신 필요”
조동성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는 지난해 마지막날 주위의 지인들에게 색다른 송년이메일을 보냈다. 조 교수는 “1년을 마무리하는 이때 신변잡사를 말씀드리는 것보다 이 편지가 더 의미있는 글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한다”며 한 여고생이 보내온 편지를 소개했다.
그는 ‘김현미’라고 자신을 소개한 여고생이 보내온 편지를 읽고는 “순간적으로 저를 얼어붙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경영학에 대해 많은 공부를 하지 않았을 김 양이 40년동안 경영학 외길을 걸어온 자신에게 경영학의 아름다음을 새롭게 느끼게 해 줬다는 것.
그는 “경영학을 전공하기로 마음먹었던 지난 67년이후 ‘내가 과연 경영학을 잘 선택했는가’에 몇 차례 고민하기도 하고 다른 분야를 공부하면서 경영학에 거리를 두기도 했다”며 과거 방황기를 설명하면서 “김 양의 단호한 마음의 자세를 담아 보내온 편지는 40년전에 선택한 경영학을 다시 발견하게 하는 단서를 제공해줬다”고 강조했다.
그는 김 양이 인용한 피터드러커의 글을 소개하면서 “김 양은 촌철살인같은 글을 선택인용했다”고 평가했다. 특히 “(일은 기계가 하지만) 사람을 관리하는 일은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다”는 문장 뒤에 이어진 “윤리적인 기업가가 되겠다”는 김 양의 다짐에 깊은 감명을 받은 것으로 보였다. 그는 단적으로 “우리사회의 밝은 미래를 읽었다”고 속내를 드러내기도 했다.
조 교수는 답장에서도 김 양이 인용한 피터 드러커의 문장 하나하나 되새기며 “평화와 행복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은 그 반대인 전쟁과 불행을 해소해서 얻는 수 있는 데 전쟁은 다른 사람으로부터 탈취하려는 행위이므로 (이 보다는) 원하는 것을 창조하는 것이 전쟁 대신 사용할 수 있는 수단이고 궁극적으로 평화를 가져오는 길”이라며 상생의 의미와 진정한 기업가의 길을 설명했다. 특히 그는 “지금까지의 경영학 연구가 이익이라는 획일적 목적으로 지나치게 경도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기도 한다”며 “경영학이란 학문은 미래를 준비하게 해주고 세상을 풍요롭게 해 주고 있는 것만으로도 가치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김 양과 같은 젊은이들이 있는 우리나라는 무한한 미래가 펼쳐져 있어 정말 멋있는 나라”라며 “윤리적 경영자가 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편지를 쓴 김현미 양은 현재 전주에 있는 호남제일여고 고3 학생으로 논술준비에 한창이다. 그녀는 중학교 1학년 때 “사람을 관리하는 일은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일”이라는 말에 경영학도의 길을 꿈꾸게 됐다고 소개했다.
고등학교에 올라가서는 피터 드러커의 저서들을 탐독하며 꿈을 키워갔다. 그녀는 “목표로 삼은 것을 위해 불안하지만 용기를 갖고 도전하려고 한다”며 “피터드러커가 말한 기업가 정신을 가진 윤리적인 기업가가 되고 싶다”고 다짐했다. 그녀는 “초등학교 때부터 경영 경제관련 책에 관심을 가졌고 읽다보니 이런저런 의문도 생겨 관심이 더 많아졌다”며 “기회가 생겨 좀 더 전문적인 지식을 얻고 싶다”고 덧붙였다.
전주=이명환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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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래 선취 위해 창조적으로 파괴하는 기업가 정신 필요”
조동성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는 지난해 마지막날 주위의 지인들에게 색다른 송년이메일을 보냈다. 조 교수는 “1년을 마무리하는 이때 신변잡사를 말씀드리는 것보다 이 편지가 더 의미있는 글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한다”며 한 여고생이 보내온 편지를 소개했다.
그는 ‘김현미’라고 자신을 소개한 여고생이 보내온 편지를 읽고는 “순간적으로 저를 얼어붙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경영학에 대해 많은 공부를 하지 않았을 김 양이 40년동안 경영학 외길을 걸어온 자신에게 경영학의 아름다음을 새롭게 느끼게 해 줬다는 것.
그는 “경영학을 전공하기로 마음먹었던 지난 67년이후 ‘내가 과연 경영학을 잘 선택했는가’에 몇 차례 고민하기도 하고 다른 분야를 공부하면서 경영학에 거리를 두기도 했다”며 과거 방황기를 설명하면서 “김 양의 단호한 마음의 자세를 담아 보내온 편지는 40년전에 선택한 경영학을 다시 발견하게 하는 단서를 제공해줬다”고 강조했다.
그는 김 양이 인용한 피터드러커의 글을 소개하면서 “김 양은 촌철살인같은 글을 선택인용했다”고 평가했다. 특히 “(일은 기계가 하지만) 사람을 관리하는 일은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다”는 문장 뒤에 이어진 “윤리적인 기업가가 되겠다”는 김 양의 다짐에 깊은 감명을 받은 것으로 보였다. 그는 단적으로 “우리사회의 밝은 미래를 읽었다”고 속내를 드러내기도 했다.
조 교수는 답장에서도 김 양이 인용한 피터 드러커의 문장 하나하나 되새기며 “평화와 행복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은 그 반대인 전쟁과 불행을 해소해서 얻는 수 있는 데 전쟁은 다른 사람으로부터 탈취하려는 행위이므로 (이 보다는) 원하는 것을 창조하는 것이 전쟁 대신 사용할 수 있는 수단이고 궁극적으로 평화를 가져오는 길”이라며 상생의 의미와 진정한 기업가의 길을 설명했다. 특히 그는 “지금까지의 경영학 연구가 이익이라는 획일적 목적으로 지나치게 경도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기도 한다”며 “경영학이란 학문은 미래를 준비하게 해주고 세상을 풍요롭게 해 주고 있는 것만으로도 가치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김 양과 같은 젊은이들이 있는 우리나라는 무한한 미래가 펼쳐져 있어 정말 멋있는 나라”라며 “윤리적 경영자가 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편지를 쓴 김현미 양은 현재 전주에 있는 호남제일여고 고3 학생으로 논술준비에 한창이다. 그녀는 중학교 1학년 때 “사람을 관리하는 일은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일”이라는 말에 경영학도의 길을 꿈꾸게 됐다고 소개했다.
고등학교에 올라가서는 피터 드러커의 저서들을 탐독하며 꿈을 키워갔다. 그녀는 “목표로 삼은 것을 위해 불안하지만 용기를 갖고 도전하려고 한다”며 “피터드러커가 말한 기업가 정신을 가진 윤리적인 기업가가 되고 싶다”고 다짐했다. 그녀는 “초등학교 때부터 경영 경제관련 책에 관심을 가졌고 읽다보니 이런저런 의문도 생겨 관심이 더 많아졌다”며 “기회가 생겨 좀 더 전문적인 지식을 얻고 싶다”고 덧붙였다.
전주=이명환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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