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판 ‘노사모’ 가능성과 한계

자발성 폭발시킬 ‘담론’ 형성 과제

시대정신 못 담아내면 ‘그들만의 커뮤니티’ 전락할 수도

지역내일 2007-01-19 (수정 2007-01-22 오전 9:16:57)
2007년판 ‘노사모’ 가능성과 한계

자발성 폭발시킬 ‘담론’ 형성 과제

시대정신 못 담아내면 ‘그들만의 커뮤니티’ 전락할 수도
커뮤니티 게시판 중심에서 개인 미디어로 활동공간 이동
‘박사모’ ‘명박사랑’ 내부 경쟁 치중…공감대 확산에 한계

2002년 대통령 선거를 특징짓는 아이콘은 ‘노사모’로 대표되는 자발적 정치인 팬클럽이었다. 당시 기성정당의 조직과 선거 전략을 뛰어넘어 새 흐름을 주도했을 뿐 아니라, 정당의 선거운동에 가족단위 참여가 자연스런 일이 된 것도 이때부터다.
인터넷을 기반으로 활동했던 ‘노사모’는 대선 선거운동 과정에 오프라인에도 적극 결합함으로써 새로운 선거문화를 창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2007년 대선 역시 팬클럽 정치를 예고하고 있다. 이명박, 박근혜, 정동영, 김근태 등 여야 차기주자 주변에는 ‘명박사랑’ ‘박사모’ ‘정통’ ‘김근태와 친구들’ 등 팬클럽들이 일찌감치 만들어져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했다.
그러나 2002년 ‘노사모’에 견줄만한 영향력과 파급력이 있을 지에 대해서는 의구심을 표하는 인사가 적지 않다. ‘노사모’ 이후 정치인 팬클럽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나면서 평준화됐다는 점에서다.
특히 시대정신을 담아내지 못하고 여전히 ‘인물’ 중심의 커뮤니티에 머물러 더 많은 참여를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다는 한계를 지적하는 전문가들이 많다.

◆커뮤니티 팬클럽, 평준화 현상 =
2002년 대선 때 ‘노사모’가 특별히 주목받은 것은 ‘노사모’가 정치 참여 양태를 획기적으로 바꿔놓았기 때문이다.
‘노사모’ 이전까지 일반인들의 정치 참여가 주로 정당 행사에 수동적으로 동원되는 수준이었다면, ‘노사모’는 자발적이고 능동적인 참여의 전형을 보여줬다.
‘노사모’ 효과로 노무현 후보가 대선에 승리한 이후 정치인 팬클럽 결성은 일반화됐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를 지지하는 ‘박사모’는 2004년 총선 이후 일찌감치 결성돼 활동에 들어갔고, 이명박 전 서울시장을 지지하는 ‘명박사랑’도 왕성한 활동을 보이고 있다.
팬클럽 결성이 일반화되면서 2007년 대선에서 ‘노사모’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김형준 국민대 교수는 “정치인 팬클럽의 영향력은 참여자들의 자발성과 열성, 참여 강도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2002년 대선 때 ‘노사모’와 같은 선점 효과는 무너졌다”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집단적 참여 형태가 다원화됐기 때문에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한쪽으로 쏠림 현상은 더 이상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박사모’와 ‘명박사랑’의 경우 당내 경선을 앞두고 내부 경쟁에 치중하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외연 확장에는 실패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 선거전문가는 “정치인 팬클럽이 국민 공감대 형성에 실패할 경우 ‘그들만의 커뮤니티’로 전락할 우려가 있다”고 경고했다.

◆개인미디어 중심으로 활동공간 변화 =
2002년 대선 때 정치인 팬클럽이 커뮤니티 게시판을 중심으로 활동했다면, 최근 들어 개인 미디어가 활성화 되면서 활동 양상도 크게 달라졌다.
싸이월드 1촌 파도타기나 블로그를 통한 네트워크 형성 등이 대표적이다.
공통의 이해관계를 바탕으로 커뮤니티를 형성하는 것보다 개인 미디어를 기반으로 조금씩 관계를 넓혀 가고 있는 것이다.
민경배 경희사이버대 교수는 “노사모와 같은 팬클럽 커뮤니티의 활동도 계속되겠지만, 과거와 같은 영향력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대신 개인 미디어를 기반으로 한 지인 네트워크가 더 파워풀한 활동단위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공감대 끌어낼 ‘메시지’ 취약 =
커뮤니티에서 지인 네트워크로 주 활동 무대가 변하고 있지만 여전히 자발성을 이끌어낼 ‘메시지’는 부족하다는 지적이 많다.
특정 ‘차기주자’를 매개로 형성된 커뮤니티가 국민 공감대를 이끌어낼 수 있는 ‘메시지’로 무장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다.
김형준 교수는 “노무현이라는 후보가 있어 ‘노사모’가 만들어진 측면도 있지만, 그 이전에 소수와 비주류였던 사람들이 변화와 개혁을 기치로 내건 노무현을 매개로 스스로 자발성을 발현한 측면이 크다”고 말했다.
2002년 당시 ‘노사모’가 노무현 개인을 위한 모임에 그치지 않고 노무현을 통해 새 정치와 지역구도 극복이라는 자신들의 열망을 실현시키고자 하는 이들의 자발성이 ‘노사모’ 현상의 핵심이라는 얘기다.
지금까지 생겨난 여러 정치인 팬클럽이 국민에게 큰 감흥을 주고 있지 못한 것도 따지고 보면 ‘특정인을 대통령으로 만들자’는 목적 이외에 국민들이 바라는 시대정신을 담아내고 있지 못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정치인 팬클럽의 성공 여부는 ‘홈페이지가 잘 꾸며져 있느냐’, ‘얼마나 회원 수가 많으냐’와 같은 형식적인 측면보다 국민들의 자발성을 폭발시킬 수 있는 메시지와 내용을 담고 있느냐에 달려 있는 셈이다.
구자홍 기자 jhko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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