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장현 칼럼>지도자와 지도

지역내일 2007-02-05
지도자와 지도
윤장현 (우리민족서로돕기 공동대표 아시아인권위원회 이사)

농경사회의 절기로는 입춘이 새로운 한 해의 시작이라고 한다. 한 해 농사를 잘 해내기 위해서는 농기구도 챙기고 종자씨앗도 준비하는 마음이 입춘지절의 화두였나보다. 금년은 대선의 해, 중요한 시기라 할 것이다. 이미 대선 레이스에 뛰어든 분들과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이름이 오르내리는 분들은 어떤 마음가짐으로 입춘을 맞이했는지 궁금하다. 혹시 입춘대길이라는 익숙했던 단어를 입춘대권이라는 소망으로 맞지는 않았을까?
일년지계는 종지이곡이요 , 십년지계는 종지이목이라 하였는데 , 5년지계는 종지이지도자라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대통령의 임기가 5년이라 하여서 어찌 5년이라는 시한의 역할로만 끝날 수 있겠는가. 중요한 아젠다의 설정과 정책집행은 사실 향후 수십년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연속성 때문에 지도자의 역할은 유한적인 것이 아니라 상당기간에 걸쳐 무한적일 수밖에 없다.

바른 지도, 지도볼 줄 아는 눈
필자는 이런 경험이 있다. 20여년전 겨울에 설악산으로 30여명의 대원들과 함께 동계등반을 했었다. 설악동의 신흥사를 지나 양폭산장 주변에 베이스캠프를 설치하고 일주일간에 걸친 심설훈련과 빙벽훈련을 마치고 마지막 종합훈련으로 하루산행을 나섰다. 능선을 따라 봉정암을 거쳐 대청봉에 올라 자연이 빚어낸 장엄한 설악영봉에 올랐던 일은 지금 생각해도 가슴 벅찬 감동이었다. 점심을 비상식으로 때우고 하산길에 나섰다. 대원 중에는 에베레스트를 비롯한 히말라야 고봉을 등정한 베테랑 알피니스트들이 포진되어있어서 안방같은 설악산이라 무서운 속도로 하산길에 나섰다. 하산 코스는 죽음의 계곡을 따라 베이스캠프에 도착할 계획이었다. 그런데 몇시간을 신나게 내려왔을까. 분명히 이 시간쯤이면 베이스캠프에 도착해야 되는데 좌우능선이 눈에 익숙하지 않았다. 그제야 길을 잘못 들었다는 판단을 하게 되었다. 그로부터 세 시간이 지나서야 안전지역인 민가에 도착할 수 있었다. 지역을 확인한 결과 엉뚱하게도 양양비행장 근처로 하산한 것이다.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살아가면서 그 산행의 교훈을 잊을수 없다. 정상에서는 조금 틀어졌던 방위각이 하산할수록 그 방위각은 엄청나게 벌어져버린 것이다.
지도자가 잘못 판단한 결과는 서민들에게는 엄청난 결과로 삶에 지대한 영향을 주게되는 것이다. 아울러 수년, 아니 수십년 동안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것이다. 그 산행 이후로 필자의 지도자론은 분명해졌다. 지도자는 지도를 바르게 볼 수 있어야 지도자이다. 문제는 제대로된 지도를 가지고 있느냐와 대원들과 정보를 함께 공유하여 지금 우리는 어디에 서있고 , 어디를 향해서 가야하는지를 서로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각오도 새롭게 하고 체력도 안배하여 전대원이 가고자하는 목적지에 안전하게 도착하여 계획하는 산행을 마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업경영이나 국가의 경영도 같은 이치라면 지나친 비약일까? 우리의 지도자들이 준비하여 국민들에게 보여주는 지도는 몇년도판 지도이며 어떤 내용이 채워진 지도일까 매우 중요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냉전시대의 이대올로기에 굳어진 지도로는 변화하는 21세기에 내부구성원을 분파적으로 대립시키고 통합을 이루어낼 수 없을 것이다. 에너지를 비롯한 자원의문제와 기후의 변화에 따른 심각성이 소홀히 취급되어있는 지도로는 지속가능한 삶의 향상을 기대할 수 없을 것이다. 체력이 떨어진 노쇠한 대원과 새로운 성장 주역으로 뒤를 이을 대원들을 고려하지 못한 코스가 짜여진 지도로는 전국민이 생존을 위한 대장정을 마칠 수 없을 것이다. 소외된 자와 약자를 배려하지 못하고 기득권층에만 초점이 맞추어진 지도로는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을 향하여 손을 맞잡는 대열을 만들어 낼 수 없을 것이다.

지도 준비해 국민에게 제시해야
‘민생이 어렵기 때문에 경제를 잘 다룰 수 있는 지도자가 필요한 때이다’, ‘개발성장의 경험을 승계할 수 있는 지도자가 필요한 때이다’, ‘다시 한번 제대로 된 민생개혁을 이루어낼 수 있는 지도자가 필요한 때이다’ 대선을 준비하는 분들은 다양한 지도자론으로 국민들에게 호소하고 있다. 그러나 다시 한번 말하거니와 지도자란 반드시 이 시대의 상황을 정확하게 담아낼 수 있는 지도를 준비하여 함께 가야할 국민들에게 제시해주어야 한다. 잘못된 지도를 가진 지도자는 결국 온 국민을 잘못된 길로 몰아갈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12월대선을 맞기 전까지 털어내 버려야 될 과거의 역사를 청산하여 새로운 창조적 미래를 위한 21세기 국민대통합지도를 함께 만들어 가는 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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