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혼’ 만연, ‘급혼족’ 출현

지역내일 2007-02-06
‘중혼’ 만연, ‘급혼족’ 출현(2449)

부 : 결혼으로 본 중국사회 … 배금주의·성도덕문란·취업난



고도의 경제성장이 지속됨에 따라 중국인의 결혼생활에 적지 않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사실상의 일부다처제인 중혼(중복결혼)현상과 대학재학생의 급혼(급한 결혼)현상이 그것이다.특정계층에 국한된 현상이기는 하지만 결혼양상이 한 사회의 변동을 파악하는 키워드가 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상류층 중혼현상 만연 = 최근 중국상류사회에서는 정부를 하나 둔 사람을 ‘인물’로, 두 명 둔 사람을 ‘VIP’로 부르고 있다. 이들이 일컫는 정부는 단순한 ‘바람’의 대상이 아니라 사실혼을 유지하는 제2의 아내이다. 유행어가 생길 정도로 돈과 권력을 지닌 중국 일부 계층의 ‘중혼’, ‘일부다처’ 현상은 만연해 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지난달 23일 “중앙기율위 감찰부가 국가통계국 치우샤오화 전 국장의 당과 정부 기율위반사건을 엄격히 조사했다”며 “조사결과, 치우 전 국장이 기업의 현금뇌물을 받고 중혼에 연루된 혐의가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저장성 출신 한 기업가는 “중국 연해 일부 경제발전지역과 홍콩, 마카오 등지의 상류층 남성들 중에는 두 명, 심지어 더 많은 ‘부인’을 두고 있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아이를 하나 또는 둘 셋씩 낳고 기르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일부일처제를 원칙으로 하는 중국에서 이 같은 사실상의 ‘일부다처제’는 물론 불법이다.

중국의 법률전문가들은 중혼죄를 “배우자가 있는 사람 또는 상대에게 배우자가 있음을 알고도 결혼한 사람”에게 적용되는 죄로 규정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혼인관계 존속기간에 타인과 결혼한 행위 △상대가 배우가 있음을 인지하고도 결혼하는 행위 △전 배우자와의 법적 결혼상황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타인과 사실혼을 유지하는 행위 등이 중혼죄에 해당한다.

중국상류사회의 중혼현상은 배금주의와 성도덕의 타락을 보여주고 있지만 중국의 허술한 법적 체계도 이 같은 현상을 부채질하고 있다고 <신화통신>이 지난달 30일 전했다.

광시자치구의 정협위원인 탕잉은 “일부 지역에서는 결혼증서를 내주기 전에 당사자의 혼인여부를 조사하지 않고 있고 1가정1자녀의 가족계획정책도 관철되지 않고 있다”며 “혼인여부에 대한 조사를 철저히 하고 1자녀 정책의 집행력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탕잉 위원은 또 “30년전에는 남녀가 손만 잡고 다녀도 생활이 문란하다는 등의 평가가 있었는데 요즘엔 또 다른 극단으로 흐르고 있다”며 “최근에는 정부를 갖고 중혼을 해도 성품과는 무관하다는 생각이 만연해 있다”고 한탄했다.

◆공부 보다 시집 잘 가는 게 중요 = 최근 중국 국내외 언론에서는 대학가의 취업난이 중국 대학재학생들의 결혼을 재촉하고 있다는 보도가 적지 않았다. 이들 보도 내용은 대략 다음과 같다. “남자에 대한 요구는 △자산 10만위안 이상 또는 연봉 5만위안 이상 △공무원 또는 사업단위(정부투자기관) 근무△석사학위 이상. 여자에 대한 요구는 △대학재학생 △용모 단정 △성품 양호. 이 같은 조건에 부합하는 대학생 ‘급혼족’ 현상이 두드러진다”

이와 관련 <베이징신보>는 지난달 31일 취업난에 시달리는 베이징시내 대학생들의 급혼 현상에 대해 보도했다.

베이징 멍위안결혼소개소 장지에 경리는 “현재 대학재학생 ‘급혼족’의 수가 많은 것은 아니지만 성장추세는 빠른 편이다”며 “이는 치열한 취업환경 때문이다”고 말했다. 장 경리는 “구직활동 시 직면하는 여학생들에 대한 성차별과 취업스트레스의 무한한 증가 때문에 여대생들 사이에 ‘공부 잘 하는 것보다 시집 잘 가는 게 낫다’는 생각이 유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대학생들은 전통적인 결혼소개소보다는 인터넷을 선호하고 있다. <베이징신보>가 한 인터넷결혼소개사이트에서 대학재학생들의 일반적인 특징인 ‘연령 : 20~23세, 학력 : 전문대~4년제대학’을 검색어로 검색하자 등록회원의 50%가 이 조건에 해당됐다.

중국인민대학 4학년생인 까오샤오메이는 “현재 졸업 후 일자리를 찾기란 너무 어려워 선배 중에는 2년이 지나도록 일을 못 찾는 경우도 있다”며 “의지할 만한 반려자를 찾는 후에 안심하고 일을 찾으면 된다는 생각을 가진 학생들이 많다”고 말했다.

베이징청년간부관리학원 3학년생 마샤오메이는 “예쁜 여대생이 돈많고 성공한 사람을 찾는 것이 어려운 일은 아니다”며 “일부 여학생은 돈을 빌려 공부를 하는데 사회 나가서 홀로 돈을 모아 언제 다 갚을 수 있겠냐”고 반문했다.

‘급혼족’들이 실제로 ‘급혼’하는 경우가 많은 것은 아니다.

중국사회공작협회 결혼소개산업위원회 부주임인 왕웨이밍 총간사는 “현재 인터넷결혼소개소에서 많은 대학생을 찾아볼 수 있지만 실제로 결혼하는 경우는 적다”며 “‘급혼족’은 ‘급구혼족’으로 명칭을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저명사회학자인 베이징대 사회학과 샤쉐롼 교수는 “사회전환기에 나타나는 배금주의현상 및 가정결혼관계의 소외현상, 그리고 대학생에 대한 취업압력이 ‘급혼족’ 현상을 만들고 있다”며 “하지만 ‘급혼족’이 실제 행동으로 옮기는 경우는 매우 적다”고 밝혔다.

(이 기사에는 다른 크레딧이 붙었으면 합니다. 제게 공식취재비자가 있는 것이 아니어서 조금이라도 중국에 비판적인 기사는 제 크레딧이 붙는 것이 부담스럽습니다. 중국망을 통해 들은 소식에 따르면, 중국 공안측에서는 이미 제가 현지에서 기사를 쓰는 것을 파악한 상태입니다. 특히 크레딧에 ‘베이징’이 붙지 않았으면 합니다. 주문이 많죠? 살아보니 중국은 생각했던 것보다 감시와 통제가 훨씬 심한 곳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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