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가본 한국군 파견지- 티르(Tyre)

지역내일 2007-01-19
1. 지역 소개

한국이 레바논 남서부 티르(Tyre)에 평화유지군(UNIFIL)을 파병키로 하면서 레바논과 이 지역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고대 문화유적과 해변으로 세계 휴양지로 유명했던 티르는 헤즈볼라의 근거지로 지목돼 지난해 7~8월 이스라엘 대공습 당시 가장 많은 공격을 받았다. 한국군이 파병되는 티르는 어떤 곳이며 레바논의 현재 정정은 어떤지 자세히 살펴본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세계적 관광지 = 수도 베이루트에서 83km 떨어진 티르는 레바논 제 4의 도시다. 과거 아름다움을 뽐낸 섬 도시로 아랍과 비잔틴 그리스로마 문화 유적이 유명해 지난해 7~8월 이스라엘 대공습이 있기 전까지만 해도 세계적 관광도시였다.

티르지역에는 특히 로마시대 유적이 많다. 대표적 유적지는 고대 기둥들과 모자이크 거리, 로마식 욕탕, 그리고 사각형의 경기장 등이다. 또 십자군 시대의 교회 유적과 큰 규모를 자랑하는 로마와 비잔틴 시대의 공동묘지와 로마 경기장이 있다. 이제까지 발견된 것 중 가장 큰 이 경기장은 벽돌이 아닌 돌로 만들어졌으며 당시에는 전차 경기가 열렸다. 1984년 티르의 로마와 페니키아의 유적들이 유네스코로부터 세계 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예수가 결혼식 연회에서 물을 포도주로 바꾸었다는 카나도 티르 인근에 있다.

과거 티르는 캐디즈와 카르타고 등 지중해의 번영했던 식민도시를 건설하고 해상을 지배 했던 페키니키아의 중심도시였다. 알파벳과 자줏빛 염료가 발명된 곳이기도 하다. 염료의 재료로 사용된 바다 달팽이의 일종인 뮤렉스의 껍질은 당시 금보다 비쌌다. 그러나 섬과 육지 사이를 연결해 투석기를 이동시킨 알렉산더 대왕의 군사전략에 의해 십자군 원정말기 함락돼 쇠퇴했다.

◆무장단체 헤즈볼라의 거점…최대 공격대상 = 20세기 들어서도 티레의 역사는 순탄치 못했다. 1970년대 말 리타니 작전과 82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가 접전을 벌인 레바논전쟁으로 도시는 황폐화 됐다. 티레는 PLO의 기지로 사용됐으며 이스라엘의 포병대에 의해 거의 파괴됐다. 1982년 이스라엘의 레바논남부 점령 이후 도시는 이스라엘의 군사 기지로 사용됐다. 1982년이 끝나갈 무렵 1983년 11월 이스라엘 본부가 있던 건물이 폭탄으로 파괴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두 테러로 각각 십여명이 사망했다. 이스라엘에게는 ‘1·2차 티레참사’로 불린다. 1983년 자살 트럭 폭발 10일 전에는 베이루트에 주둔한 미 해군과 프랑스 낙하산 부대에 대한 유사한 차량폭탄 테러가 발생했다. 이스라엘과 미국은 이란과 헤즈볼라에게 책임이 있다고 비난했으나 이들은 개입을 부인했다.

2006년 이스라엘과 레바논 대치상황에서 헤즈볼라가 이스라엘을 공격하기 위한 로켓 발사대가 티레 시골 지역에 위치했다. 티레는 헤즈볼라의 주요거점 지역으로 지목돼 이스라엘군의 미사일 폭격이 그칠 날이 없었다. 티레 인근의 마을 하나 이상이 이스라엘에 폭격당해 민간이 사상자가 속출했고 티레 내륙에 심각한 식량부족 문제를 야기했다. 이스라엘 해군특대가 헤즈볼라를 공격을 위해 티레 내부를 급습했다.

◆ 미국·영국 이스라엘과 만일의 대치 피하려 파병 안해 = 이스라엘과의 대치로 티레 문화유산들이 심하게 파괴됐다. 다행히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로마 원형경기장과 개선문은 피해를 입지 않았으나 로마 묘지의 벽화 일부분이 폭탄으로 인한 진동을 이기지 못해 무너져 보수가 시급한 상황이다.

공습 후 티르는 UN레바논평화유지군(UNIFIL)의 군수물자를 실어나르는 전략적 요충지 역할을 하고 있다. 이스라엘과 바로 국경을 면하고 있지 않고 티르에서 남쪽으로 20km 정도 떨어져 있는 나쿠아라에 UNIFIL 사령부가 위치하고 있어 비교적 안전하다는 평가지만 헤즈볼라 무장세력의 주요 근거지인 만큼 차후 테러 가능성을 결코 배제할 수 없다. 레바논 정계에서 현대통령의 지지를 받으며 갈수록 세력을 확장하고 있는 것이 헤즈볼라다. 시나오라 정부를 지원해온 미국과 미국의 눈치를 보는 영국이 이스라엘과의 대치라는 난감한 상황을 피하느라 UNIFIL에 파병하지 않은 것을 보면 상황이 그리 녹녹한 것만은 아님을 알 수 있다.

한편 현지 일간 ‘로리앙 르주르의 17일 보도에 따르면 따르면 이스라엘이 공습시 400개의 파쇄성 폭탄을 투하했으며 미폭발 폭탄으로 인한 현지주민들의 피해가 크다. 현재까지 27명이 사망하고 140명이 크게 다친 것으로 조사했다. 게다가 이스라엘과 헤즈볼라가 이스라엘과의 국경지대에 묻은 대인 지뢰 역시 문제가 되고 있다. 3000명으로 가장 많은 UNIFIL 병력을 파병한 이탈리아는 최근 티르 인근 지역 학생들을 대상으로 지뢰와 파쇄성 폭탄의 위험에 대해 교육을 벌이기도 했다.




2. 레바논의 현재 정정

레바논은 경기도 정도의 면적에 인구 387만명의 작은 나라다. 하지만 이슬람교와 기독교가 혼재하고 있고 인구의 59.7%인 이슬람교는 시아파·수니파·드루즈파·이스마일파·알라위누사이리 등으로 나눠져 있다. 39%를 차지하는 기독교도 마론파·가톨릭·그리스정교·멜카이트가톨릭·아르메니아정교로 분열돼 있다.

지난해 7~8월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에 치열한 접전이 벌어진 레바논 남부지역은 UNIFIL이 파병 된 이후 안정을 찾고 있다. 그러나 레바논 정국은 혼란 그 자체다.

푸아드 시니오라 총리가 이끄는 다수가 반시리아계인 의회와 에밀 라후드 친시리아계 대통령이 지지하는 시아파 이슬람 무장단체 ‘헤즈볼라’와 시아파세력 ‘아말당’의 각료들의 영향력 싸움이 극에 달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스라엘의 철천지원수 ‘헤즈볼라’는 시리아의 지원으로 내각 3분의 1을 차지해 8개의 의석을 갖는 등 그 사이 영향력을 키워왔다. 또 이스라엘군과의 34일간의 전쟁 이후 이들의 힘은 한층 강력해 졌다. 이스라엘의 대규모 공격을 막아내며 세력을 유지한데다 국민들 사이 반미정서가 깊어져 더 큰 소리를 칠 수 있게 된 것. 이제 헤즈볼라 세력은 시니오라 총리 정부를 전복할 수 있을 정도다.

레바논의 친시리아계 시아파 각료들은 지난해 11월 중순 무더기로 사퇴 의사를 밝혔다. 하리리 전 레바논 총리 암살 사건의 용의자들을 단죄할 국제형사재판소 설립을 반대하는 자신들의 주장이 반영되지 않자 불만을 품은 것이다. 하지만 장관들의 사임에도 푸아드 사니오라 총리가 소집한 내각회의는 예정대로 진행됐고 출석 각료 18명의 만장일치로 하리리 전 총리 관련 유엔의 제재안을 승인했다. 반시리아계 다수당과 UN은 하리리 전 레바논 총리 암살 사건의 용의자들을 단죄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하리리 전 총리는 지난해 2월 베이루트 테러로 암살됐으며 암살에는 시리아가 개입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유엔 조사팀은 지난해 친 시리아계 에밀 라후드 대통령의 측근인 레바논 장성 4명을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하고 레바논 당국에 구금하도록 조치한바 있다.

친시리아계 헤즈볼라는 레바논 내 세력 확장을 위해 시니오라 총리에게 각료 추가 배분과 조기총선을 요구한 상태다. 이스라엘공습 후 아랍의 영웅으로 떠오른 하산 나스랄라 헤즈볼라 지도자는 시나오라 정부에 “내각 요직의 3분의 2를 넘기라”며 반정부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이지혜 리포터 2mai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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