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수 칼럼>중국의 폭등하는 ‘사랑 가격’

지역내일 2007-02-08
중국의 폭등하는 ‘사랑 가격’
신영수 (베이징저널 발행인)

“자가용차 속에서 울지언정, 자전거 뒷자리에 앉아 웃고 싶진 않아요.”
개혁개방 덕택에 좀 살만하게 된 요즘의 중국인들, 특히 중국여성의 물질적 허영심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말이다.
결혼은 돈이냐 사랑이냐? 현대 소비문화에 흠뻑 젖은 중국 젊은이들에게 는 이런 진부한 질문이 새로운 의미를 갖는다.
중국의 인기 블로그 포탈사이트 ‘톈야(天涯) 포럼’에 다음과 같은 글이 올라와 뜨거운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당신은 집도 없고 차도 없는 남자친구와 결혼할 의향이 있습니까?”
작년 10월에 이 글이 올라온 이래 최근까지 1만8000명이 사이트를 찾았다.
“그건 딜레마예요. 돈을 보고 결혼한다면 자신을 판다는 느낌을 갖게 될 것이고, 사랑을 위해 결혼한다면 5년이나 10년 후엔 사랑이 집 값 상환금과 전화, 가스, 전기요금도 내주지 못한다는 것을 깨닫게 될 테니까요.”
베이징(北京)의 한 외국회사에 근무하는 마샤 짜오씨의 말이다.

집·차 가진 남자와 결혼 원해
갓 결혼한 짜오씨는 자신의 결혼이 순수한 사랑으로 이루어졌다고 단언한다.
“생각해 보세요, 제 남편은 저보다 무엇이든지 모자라요. 학력에서 그이는 학사고 저는 석사예요. 그인 저보다 돈도 적게 벌어요.”
대부분 신문기자로 일하는 자신의 친구들보다 50%나 많은 10만위엔(元=약 1200만원)의 연봉을 받는 25세의 짜오씨. 그녀는 집을 사거나 아기를 갖는 일은 그들 부부의 우선순위에 들지 않는다고 말한다.
“우린 우리 소유의 아파트를 원하지만 값이 터무니없어요. 우린 살 능력이 없어요.”
이들 젊은 부부는 현재 짜오씨의 부모님이 내준 아파트에서 살고있다.
중국공산청년단 기관지 중국청년보 부설 여론조사센터가 최근 실시한 온라인 여론조사는 이들처럼 사랑으로 맺어진 부부와는 달리, 중국인들은 결혼에도 가격이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여론조사센터의 팡이한 에디터에 따르면, 남성의 58.8%와 여성의 51.6%가 결혼의 ‘기준가격’이 있다고 믿고 있었다.
1만50명의 여성 응답자 가운데 47.4%는 결혼할 때 남자가 차 없는 것은 괜찮지만 집이 없으면 안된다고 여기고 있었다.
한편, 7%의 여성은 집이나 차가 없는 사람과는 결혼을 고려하지 않겠다고 응답했고, 11%의 남성은 차나 집이 없으면 여자친구에게 결혼을 제의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올리버 량(25)씨는 아직 남자친구를 만나지 못했지만, 사랑과 부(富)를 완벽하게 겸비한 결혼을 원하고 있다.
“저는 그 남자가 집이나 차가 있는지 정말 개의하지 않지만 돈은 있어야만 한다고 생각해요. 서로 아무리 깊이 사랑하더라도 결혼은 조만간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파탄이 날 테니까요.”
베이징의 한 국제컨설팅회사에 근무하는 량씨는 월 7000위엔의 급료로는 자신의 필요를 충족시키지 못한다.
량씨는 자신의 이상적인 남편으로 최소한 월 10만위엔을 버는 남자를 꼽았다. 그래야만 살림을 시작할 때 집 값 상환금, 자동차, 아이 양육비 등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일부 사람들은 중국의 요즘 젊은이들, 특히 여자들이 너무 물질을 중시한 나머지 마치 돈을 위해 사는 것 같다고 비판한다.
그러나 무대감독인 우란씨는 여자가 집과 차를 가진 남자와 결혼하고 싶어하는 것은 정상이고 당연하다고 말한다.
“빌라와 BMW가 있어야 할 필요까지는 없지만 차나 집은 남자의 안정된 지위를 보여주는 것이니까요.”
우 감독이 최근 무대에 올린 연극 ‘D 스타일 인생’은 고소득층 거주지에 아파트를 사고 집 값 상환금을 갚기 위해 몰래 두 가지 일을 하는 한 젊은 남자의 이야기다.
그 남자는 자신이 여자친구가 원하는 만큼 부유하지 못한 것을 알면 그녀가 자기를 버릴까봐 진실을 털어놓지 않는다.

중국 젊은세대의 물질중심 성향
중국에서 가장 물질적인 도시 상하이(上海)의 평균 결혼비용은 지난해 18만7000위엔(약 2240만원)으로 집계됐다. 주로 아파트 인테리어, 유명 브랜드 제품, 그리고 신혼여행 등에 쓰이는 돈이다.
요즘 중국 젊은 세대의 물질중심 성향은 과거 사회주의 ‘평균주의’ 아래서 내핍을 미덕으로 살았던 구세대의 개탄에도 불구하고, 중국사회의 거스르지 못할 풍조로 발전하고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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