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미대사 ‘미국산 쇠고기 갈비찜’ 파문 확산
전국농민회장 우려 표명 … 한미FTA참관단도 “쇠고기 문제 언급은 부적절”
미국산 쇠고기 수입 문제가 이태식 주미대사를 강타하고 있다.
13일(현지 시각) 한미자유무역협정(FTA) 7차 협상이 열리고 있는 미국 워싱턴 코트 호텔 앞에서 문경식 전국농민회 의장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앞장서는 듯한 이태식 주미대사 퇴진운동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문 의장은 지난 10일 한미FTA저지운동을 위해 17명의 시민단체 회원과 함께 워싱턴에 건너와 활동하고 있다.
문 의장은 지난 10일 주미대사관저에서 열린 기자단 초청 만찬 때 이 대사가 미국산 쇠고기로 만든 갈비찜을 내놓고 “3억 미국인과 한국교포가 매일 먹는 고기”라며 “미국 의회 분위기를 보면 쇠고기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의회 승인은 물론 3월말까지 양국 정부간 FTA협상 타결도 어려워 보인다”고 말한 부분을 문제 삼았다.
문 의장은 “이 대사는 얼마 전에도 농림부와 협의도 없이 쇠고기 문제가 잘 해결될 것이라고 말해 물의를 일으켰다”며 “한국민의 건강과 재산을 보호해야 할 공직자로서 적절하지 못한 인식을 가졌다”고 주장했다.
7차 협상이 진행되면서 미국측은 그동안 언급하지 않던 ‘쌀 시장 개방’을 공식 제기했는데 한국이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을 잘 아는 미국이 자국 쇠고기 개방과 맞바꾸려고 협상카드로 사용하려 한다는 게 일반적인 분석이다.
대통령 직속 한미FTA 체결지원위원회와 함께 미국에 건너온 ‘국민참관단’ 최상용 단장도 “쌀과 쇠고기는 우리가 내놓을 입장이 못된다”며 “협상전략으로 봐도 최대한 늦게 말해야지 지금 얘기 나오면 안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협상단의 분위기는 다르다. 13일 오전 협상단의 주요 관계자는 “쇠고기 문제를 놓고 누구라도 (이 대사와) 다른 이야기를 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협상 진행을 지원해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워싱턴에는 한국 정부가 FTA 협상 체결에 쫓겨 쌀과 쇠고기를 희생시키는 것은 아닌지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워싱턴 = 정연근 기자 yg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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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농민회장 우려 표명 … 한미FTA참관단도 “쇠고기 문제 언급은 부적절”
미국산 쇠고기 수입 문제가 이태식 주미대사를 강타하고 있다.
13일(현지 시각) 한미자유무역협정(FTA) 7차 협상이 열리고 있는 미국 워싱턴 코트 호텔 앞에서 문경식 전국농민회 의장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앞장서는 듯한 이태식 주미대사 퇴진운동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문 의장은 지난 10일 한미FTA저지운동을 위해 17명의 시민단체 회원과 함께 워싱턴에 건너와 활동하고 있다.
문 의장은 지난 10일 주미대사관저에서 열린 기자단 초청 만찬 때 이 대사가 미국산 쇠고기로 만든 갈비찜을 내놓고 “3억 미국인과 한국교포가 매일 먹는 고기”라며 “미국 의회 분위기를 보면 쇠고기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의회 승인은 물론 3월말까지 양국 정부간 FTA협상 타결도 어려워 보인다”고 말한 부분을 문제 삼았다.
문 의장은 “이 대사는 얼마 전에도 농림부와 협의도 없이 쇠고기 문제가 잘 해결될 것이라고 말해 물의를 일으켰다”며 “한국민의 건강과 재산을 보호해야 할 공직자로서 적절하지 못한 인식을 가졌다”고 주장했다.
7차 협상이 진행되면서 미국측은 그동안 언급하지 않던 ‘쌀 시장 개방’을 공식 제기했는데 한국이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을 잘 아는 미국이 자국 쇠고기 개방과 맞바꾸려고 협상카드로 사용하려 한다는 게 일반적인 분석이다.
대통령 직속 한미FTA 체결지원위원회와 함께 미국에 건너온 ‘국민참관단’ 최상용 단장도 “쌀과 쇠고기는 우리가 내놓을 입장이 못된다”며 “협상전략으로 봐도 최대한 늦게 말해야지 지금 얘기 나오면 안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협상단의 분위기는 다르다. 13일 오전 협상단의 주요 관계자는 “쇠고기 문제를 놓고 누구라도 (이 대사와) 다른 이야기를 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협상 진행을 지원해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워싱턴에는 한국 정부가 FTA 협상 체결에 쫓겨 쌀과 쇠고기를 희생시키는 것은 아닌지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워싱턴 = 정연근 기자 yg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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