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강력한 지원 의지와 경기장 시설이 한데 모여 있어 이동시간이 짧은 점이 평창의 장점이다.”
이가야 치하루 국제올림픽조직위원회(IOC) 평가조사단장이 지난 17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평창의 장점에 대해 짧고 명확하게 밝혔다.
그러나 그는 일부 경기장 도로에 대해 “시민들의 접근이나 수송이 더 쉬워질 필요가 있다”며 “개최국의 동계스포츠 수준이 높아야 하는데 한국은 일부 종목에서 약세를 보이고 있다”며 쓴소리를 하기도 했다.
지난 11일 방한한 2014년 동계올림픽 후보도시 평가단은 이날 기자회견을 끝으로 모든 공식일정을 마무리 했다.
실사 기간 중 강원도지역에 함박눈이 내리고 6자회담 타결이라는 희소식까지 더해졌지만 IOC 평가단은 신중에 신중을 거듭했다.
이가야 위원장은 “이번 평가는 기술적인 부분에 대한 평가이기 때문에 최근 6자회담 결과와도 큰 연관성이 없다”며 정치적 해석을 경계했다.
그는 또 ‘평창이 동계 올림픽을 치르기에는 작은 도시’라는 지적이 제기되자 “1994년 릴레함메르는 인구 2만5000명의 소도시였지만 훌륭히 잘 치러냈다. 계획된 경기장의 건설 계획을 들었는데 만족한다”며 일축했다.
◆개최지 결정은 7월 = 과거 유치전을 살펴보면 현장 실사가 개최지 결정에 큰 영향을 끼치지 못했다.
2010년 동계올림픽 유치전 당시에는 평창이 현장 실사에서 꼴찌에 머물렀지만 막상 1차 투표에서는 1위를 차지했다. IOC 평가단이 후보도시에 대한 평가를 하더라도 투표권을 갖고 있는 IOC 위원들에게 현장 평가는 중요한 것이 아니다. 평가단의 보고서는 어디까지나참고자료에 불과하다.
IOC는 지난 1999년 역사상 최악의 뇌물 파동이었던 ‘솔트레이크시티 스캔들’이후 IOC 위원들의 후보도시 방문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어 평창의 강점을 알릴 기회를 만들기도 어렵다.
IOC 위원들은 후보도시에 대한 평가 조사단의 점수보다 올림픽을 치룰 수 있는지 여부만을 중요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IOC 평가단도 ‘평창과 소치, 잘츠부르크 등 세 도시 모두 올림픽을 치르는데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IOC 위원들에게 최종 보고할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12월 아시안게임이 열렸던 카타르 도하에서 북한의 장 웅 IOC위원이 “지금은 표를 세지 말고 부지런히 유치활동만 펼쳐라. 지금보다는 투표일을 앞두고 막판 세몰이 전략이 당락을 결정할 것”이라고 평창유치위에 충고한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윤강로 평창유치위 국제담당 사무총장은 “4년 전 보다 잘 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것으로 동계올림픽을 유치할 수는 없다”며 “올림픽 유치를 위해 지금부터 투표권을 가진 IOC 위원들의 마음을 개별적으로 사로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평창과 소치 맞대결 가능성 높아 = 평창의 가장 강력한 적수로는 러시아 소치가 꼽힌다.
한국을 떠난 IOC 평가단은 19일 러시아 소치에 입국했다. 평가단은 20일부터 23일까지 현지 실사를 벌일 예정이다.
푸틴 대통령이 직접 나서 소치 동계올림픽 유치 의사를 표명했으며 이미 117억 달러(약 11조원)를 소치에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소치유치위가 19일 IOC 평가단을 신공항청사에서 맞이한 것도 정부의 자금 지원에 힘입은 결과다. 소치 공항 신청사를 현재 건설중이다. 정상 가동되지 않는 신청사에서 평가단에 대한 환영행사를 벌인 것은 경기 시설을 제대로 지어보이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해석된다. IOC 부위원장과 집행위원장을 지난 비탈리 스미르노프 IOC 위원도 러시아의 경쟁력 중 하나다.
평창이 동북아 평화시대를 열 수 있도록 올림픽을 개최해야 한다고 IOC 위원들에게 호소하는 반면 러시아는 냉전시대 반쪽 올림픽이 아닌 평화시대 올림픽을 치를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IOC 위원들을 설득하고 있다.
그러나 소치는 흑해 연안에 위치한 여름 휴양지로 경기장 인프라가 취약하다. 국제 대회 개최 경험도 없다. 더욱이 환경보호단체들이 곰 서식지인 국립공원에 경기장을 세워서는 안 된다며 대회 유치에 부정적 여론까지 조성하고 있다.
한편 IOC 평가단은 평창과 소치, 잘츠부르크(3월 14~17일)에 대한 현지 실사를 한 뒤 보고서를 IOC에 제출한다.
IOC는 개최지 결정 한 달 전인 6월 5일 실사평가 보고서를 발표할 계획이다. 개최도시 최종 결정은 7월 5일 과테말라에서 열리는 IOC 총회에서 한다.
/오승완 기자 osw@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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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가야 치하루 국제올림픽조직위원회(IOC) 평가조사단장이 지난 17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평창의 장점에 대해 짧고 명확하게 밝혔다.
그러나 그는 일부 경기장 도로에 대해 “시민들의 접근이나 수송이 더 쉬워질 필요가 있다”며 “개최국의 동계스포츠 수준이 높아야 하는데 한국은 일부 종목에서 약세를 보이고 있다”며 쓴소리를 하기도 했다.
지난 11일 방한한 2014년 동계올림픽 후보도시 평가단은 이날 기자회견을 끝으로 모든 공식일정을 마무리 했다.
실사 기간 중 강원도지역에 함박눈이 내리고 6자회담 타결이라는 희소식까지 더해졌지만 IOC 평가단은 신중에 신중을 거듭했다.
이가야 위원장은 “이번 평가는 기술적인 부분에 대한 평가이기 때문에 최근 6자회담 결과와도 큰 연관성이 없다”며 정치적 해석을 경계했다.
그는 또 ‘평창이 동계 올림픽을 치르기에는 작은 도시’라는 지적이 제기되자 “1994년 릴레함메르는 인구 2만5000명의 소도시였지만 훌륭히 잘 치러냈다. 계획된 경기장의 건설 계획을 들었는데 만족한다”며 일축했다.
◆개최지 결정은 7월 = 과거 유치전을 살펴보면 현장 실사가 개최지 결정에 큰 영향을 끼치지 못했다.
2010년 동계올림픽 유치전 당시에는 평창이 현장 실사에서 꼴찌에 머물렀지만 막상 1차 투표에서는 1위를 차지했다. IOC 평가단이 후보도시에 대한 평가를 하더라도 투표권을 갖고 있는 IOC 위원들에게 현장 평가는 중요한 것이 아니다. 평가단의 보고서는 어디까지나참고자료에 불과하다.
IOC는 지난 1999년 역사상 최악의 뇌물 파동이었던 ‘솔트레이크시티 스캔들’이후 IOC 위원들의 후보도시 방문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어 평창의 강점을 알릴 기회를 만들기도 어렵다.
IOC 위원들은 후보도시에 대한 평가 조사단의 점수보다 올림픽을 치룰 수 있는지 여부만을 중요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IOC 평가단도 ‘평창과 소치, 잘츠부르크 등 세 도시 모두 올림픽을 치르는데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IOC 위원들에게 최종 보고할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12월 아시안게임이 열렸던 카타르 도하에서 북한의 장 웅 IOC위원이 “지금은 표를 세지 말고 부지런히 유치활동만 펼쳐라. 지금보다는 투표일을 앞두고 막판 세몰이 전략이 당락을 결정할 것”이라고 평창유치위에 충고한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윤강로 평창유치위 국제담당 사무총장은 “4년 전 보다 잘 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것으로 동계올림픽을 유치할 수는 없다”며 “올림픽 유치를 위해 지금부터 투표권을 가진 IOC 위원들의 마음을 개별적으로 사로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평창과 소치 맞대결 가능성 높아 = 평창의 가장 강력한 적수로는 러시아 소치가 꼽힌다.
한국을 떠난 IOC 평가단은 19일 러시아 소치에 입국했다. 평가단은 20일부터 23일까지 현지 실사를 벌일 예정이다.
푸틴 대통령이 직접 나서 소치 동계올림픽 유치 의사를 표명했으며 이미 117억 달러(약 11조원)를 소치에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소치유치위가 19일 IOC 평가단을 신공항청사에서 맞이한 것도 정부의 자금 지원에 힘입은 결과다. 소치 공항 신청사를 현재 건설중이다. 정상 가동되지 않는 신청사에서 평가단에 대한 환영행사를 벌인 것은 경기 시설을 제대로 지어보이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해석된다. IOC 부위원장과 집행위원장을 지난 비탈리 스미르노프 IOC 위원도 러시아의 경쟁력 중 하나다.
평창이 동북아 평화시대를 열 수 있도록 올림픽을 개최해야 한다고 IOC 위원들에게 호소하는 반면 러시아는 냉전시대 반쪽 올림픽이 아닌 평화시대 올림픽을 치를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IOC 위원들을 설득하고 있다.
그러나 소치는 흑해 연안에 위치한 여름 휴양지로 경기장 인프라가 취약하다. 국제 대회 개최 경험도 없다. 더욱이 환경보호단체들이 곰 서식지인 국립공원에 경기장을 세워서는 안 된다며 대회 유치에 부정적 여론까지 조성하고 있다.
한편 IOC 평가단은 평창과 소치, 잘츠부르크(3월 14~17일)에 대한 현지 실사를 한 뒤 보고서를 IOC에 제출한다.
IOC는 개최지 결정 한 달 전인 6월 5일 실사평가 보고서를 발표할 계획이다. 개최도시 최종 결정은 7월 5일 과테말라에서 열리는 IOC 총회에서 한다.
/오승완 기자 osw@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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