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교육 병행 발전해야
교육의 위기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이번 대통령선거 최대 쟁점 중 하나로 교육문제가 떠오를 정도다. 공교육(학교)이 제 기능을 못하자 사교육(학원 등)이 활성화되고 있다. 당연한 일이다. 학부모는 공·사 교육기관의 차이보다는 누가 자녀를 위해 노력과 정성을 다하는가를 기준으로 교육기관을 평가한다.
학생과 학부모들은 학교수업보다 학원수업이 맘에 든다고 한다.
대다수 학원은 수준별 수업을 한다. 모 유명학원은 중학생의 경우 학년별로 5단계로 나눠 1·2·3학년을 총 15개 단계로 나눠 수업을 한다. 자기 수준에 맞는 강의를 하니 학생들의 이해가 빠를 수밖에 없다. 최근에는 학생 개개인에 꼭 맞는 ‘맞춤식 컨설팅’까지 등장해 인기를 끌고 있다.
한 학원장은 “학습의지가 없는 학생에게는 목표를 설정하도록 돕고, 학습의지는 있지만 노력한 만큼 성과를 올리지 못하는 학생에게는 효과적인 학습방법을 지도해준다”고 말했다.
앞서가는 학원, 뒤처진 학교
학원 강사들은 옷차림부터 학생들 눈높이에 맞춘다는 것이 학생들 이야기다. 한 30대 학원 여강사는 “최근 유행을 고려해 옷을 고른다. 영상매체와 인터넷의 영향으로 과거에 비해 훨씬 감각적인 신세대의 취향에 맞추기 위해서다. 이런 것도 수업효과를 높이는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학원 측에서도 이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한다.
또 학원 강사들은 경쟁에 익숙해 있다. 학생들로부터 수없이 평가를 받기 때문이다. 학원이 학생들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통해 강사 평가를 하는 것은 기본이다. 강사들은 무엇보다 그달의 등록률로 냉혹한 평가를 받는다. 평가결과는 인사와 임금으로 직결된다. 평가가 나쁘면 월급이 동결되거나 심하면 학원을 떠나야 한다. 학생들의 마음에 드는 질 높은 강의를 하는 것은 학원 강사들의 생존이 걸린 문제다.
학교는 어떤가.
수준 차이가 큰 30~40여명이나 되는 학생들을 상대로, 상위 10% 학생정도만 이해할 수 있는 내용의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상당수 학생들은 수업시간에 다른 공부를 하거나 아예 수업을 포기하고 학원가는 것을 대비해 잠을 잔다. 40대 모 여교사는 “수업분위기가 형성되지 않아 혼자 떠들고 나올 때가 많다”며 자괴감을 표현했다.
교육부에서는 ‘수준별 이동수업’을 확대 실시한다는 방침이지만, 학생의 수준에 맞게 다양화하기는 어려운 게 현실이고, 그나마 일부 교사들의 반발로 진통을 겪고 있다.
임용단계에서 경쟁을 통과한 교사들은 학교에 가면 경쟁이 없다. 최근 교육부에서 도입하려는 교원평가제도도 일부 교사들의 반대로 법제화되지 못하고 있다. 교원평가제도의 내용도 3년에 한 번씩 평가하고, 평가결과도 인사 등과 연계하지 않는다.
한 학부모단체는 “형식적이고 실속 없는 교원평가 법제화를 반대하며 내실 있는 교원평가로 수정, 보완해 법제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교육 실수요자인 학생과 학부모의 평가를 존중해 연봉·승진과 연계된 실질적인 교원평가 법제화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주장했다.
교육질 놓고 선의의 경쟁해야
교육의 현실이 이렇다보니 학생과 학부모들이 사교육으로 몰리고 있다. 하지만 교육당국은 공교육의 경쟁력을 높여 사교육문제를 극복하려기보다는 사교육을 규제해 공교육이 반사이득을 누리려는 정책을 펴왔다.
서울의 경우 학원 수업시간을 10시까지로 제한한 것이 대표적이다. 교육당국은 10시 이후 학원수업을 모두 불법으로 만들었다. 이와 함께 많은 고등학교에서 밤 10시~11시까지 야간 자율학습을 실시하고 있다.
그 결과 고등부 대상 학원을 잡는 데는 어느 정도 성공했다. 그렇다고 공교육의 수준이 높아진 것도 아니고, 더욱이 학원의 자리를 과외와 온라인 교육업체들이 차지하는 현상이 벌어졌다.
심지어 학원이나 과외 등 사교육을 민생사범으로까지 규정하며 단속하기도 했지만, 사교육이 사라지기는커녕 계속 살아남아 시장을 넓혀가고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학생과 학부모들의 수요가 있기 때문이다. 사교육은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학생과 학부모들의 수요에 부응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
교육당국은 사교육을 규제하기보다는 공교육이 학생과 학부모 사랑을 받을 수 있도록 사교육과 선의의 경쟁을 벌여야 한다. 공교육이 정상화돼 경쟁력이 생기면 자연스럽게 학생과 학부모는 사교육을 줄이게 될 것이다. 물론 그렇게 되면 사교육도 살아남기 위한 노력을 할 것이다. 학생과 학부모가 공·사교육의 수준 높은 교육서비스를 놓고 선택해야 하는 행복한 고민에 빠질 날을 기대해 본다.
장병호 정책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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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의 위기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이번 대통령선거 최대 쟁점 중 하나로 교육문제가 떠오를 정도다. 공교육(학교)이 제 기능을 못하자 사교육(학원 등)이 활성화되고 있다. 당연한 일이다. 학부모는 공·사 교육기관의 차이보다는 누가 자녀를 위해 노력과 정성을 다하는가를 기준으로 교육기관을 평가한다.
학생과 학부모들은 학교수업보다 학원수업이 맘에 든다고 한다.
대다수 학원은 수준별 수업을 한다. 모 유명학원은 중학생의 경우 학년별로 5단계로 나눠 1·2·3학년을 총 15개 단계로 나눠 수업을 한다. 자기 수준에 맞는 강의를 하니 학생들의 이해가 빠를 수밖에 없다. 최근에는 학생 개개인에 꼭 맞는 ‘맞춤식 컨설팅’까지 등장해 인기를 끌고 있다.
한 학원장은 “학습의지가 없는 학생에게는 목표를 설정하도록 돕고, 학습의지는 있지만 노력한 만큼 성과를 올리지 못하는 학생에게는 효과적인 학습방법을 지도해준다”고 말했다.
앞서가는 학원, 뒤처진 학교
학원 강사들은 옷차림부터 학생들 눈높이에 맞춘다는 것이 학생들 이야기다. 한 30대 학원 여강사는 “최근 유행을 고려해 옷을 고른다. 영상매체와 인터넷의 영향으로 과거에 비해 훨씬 감각적인 신세대의 취향에 맞추기 위해서다. 이런 것도 수업효과를 높이는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학원 측에서도 이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한다.
또 학원 강사들은 경쟁에 익숙해 있다. 학생들로부터 수없이 평가를 받기 때문이다. 학원이 학생들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통해 강사 평가를 하는 것은 기본이다. 강사들은 무엇보다 그달의 등록률로 냉혹한 평가를 받는다. 평가결과는 인사와 임금으로 직결된다. 평가가 나쁘면 월급이 동결되거나 심하면 학원을 떠나야 한다. 학생들의 마음에 드는 질 높은 강의를 하는 것은 학원 강사들의 생존이 걸린 문제다.
학교는 어떤가.
수준 차이가 큰 30~40여명이나 되는 학생들을 상대로, 상위 10% 학생정도만 이해할 수 있는 내용의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상당수 학생들은 수업시간에 다른 공부를 하거나 아예 수업을 포기하고 학원가는 것을 대비해 잠을 잔다. 40대 모 여교사는 “수업분위기가 형성되지 않아 혼자 떠들고 나올 때가 많다”며 자괴감을 표현했다.
교육부에서는 ‘수준별 이동수업’을 확대 실시한다는 방침이지만, 학생의 수준에 맞게 다양화하기는 어려운 게 현실이고, 그나마 일부 교사들의 반발로 진통을 겪고 있다.
임용단계에서 경쟁을 통과한 교사들은 학교에 가면 경쟁이 없다. 최근 교육부에서 도입하려는 교원평가제도도 일부 교사들의 반대로 법제화되지 못하고 있다. 교원평가제도의 내용도 3년에 한 번씩 평가하고, 평가결과도 인사 등과 연계하지 않는다.
한 학부모단체는 “형식적이고 실속 없는 교원평가 법제화를 반대하며 내실 있는 교원평가로 수정, 보완해 법제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교육 실수요자인 학생과 학부모의 평가를 존중해 연봉·승진과 연계된 실질적인 교원평가 법제화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주장했다.
교육질 놓고 선의의 경쟁해야
교육의 현실이 이렇다보니 학생과 학부모들이 사교육으로 몰리고 있다. 하지만 교육당국은 공교육의 경쟁력을 높여 사교육문제를 극복하려기보다는 사교육을 규제해 공교육이 반사이득을 누리려는 정책을 펴왔다.
서울의 경우 학원 수업시간을 10시까지로 제한한 것이 대표적이다. 교육당국은 10시 이후 학원수업을 모두 불법으로 만들었다. 이와 함께 많은 고등학교에서 밤 10시~11시까지 야간 자율학습을 실시하고 있다.
그 결과 고등부 대상 학원을 잡는 데는 어느 정도 성공했다. 그렇다고 공교육의 수준이 높아진 것도 아니고, 더욱이 학원의 자리를 과외와 온라인 교육업체들이 차지하는 현상이 벌어졌다.
심지어 학원이나 과외 등 사교육을 민생사범으로까지 규정하며 단속하기도 했지만, 사교육이 사라지기는커녕 계속 살아남아 시장을 넓혀가고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학생과 학부모들의 수요가 있기 때문이다. 사교육은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학생과 학부모들의 수요에 부응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
교육당국은 사교육을 규제하기보다는 공교육이 학생과 학부모 사랑을 받을 수 있도록 사교육과 선의의 경쟁을 벌여야 한다. 공교육이 정상화돼 경쟁력이 생기면 자연스럽게 학생과 학부모는 사교육을 줄이게 될 것이다. 물론 그렇게 되면 사교육도 살아남기 위한 노력을 할 것이다. 학생과 학부모가 공·사교육의 수준 높은 교육서비스를 놓고 선택해야 하는 행복한 고민에 빠질 날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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