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50포인트도 올 저점이 아니다”
4월 큰 폭 조정 예상 ... 엔캐리트레이드 청산·수출주 실적부진 지적
초반 흐름 예상서 벗어나기도 ... 자신만의 전망지표 “70% 적중” 자신
부정적인 시각이 지배적이었던 2005년, ‘나홀로 대세상승세’를 주장해 증권계 스타로 부상했고 지난해에도 지수흐름을 제대로 읽어 화제가 됐던 김영익 대투증권 부사장(리서치센터장)이 이번엔 ‘신중론’쪽으로 무게중심을 옮겼다. 종합주가지수가 이틀연속 사상최대치를 갈아치워 주식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른 시점에 나온 김 부사장의 이러한 시각을 바라보는 시선이 크게 엇갈리고 있다. 올해 상반기 중엔 지수가 하락세를 이어갈 것으로 봤던 김 부사장의 전망이 사실상 틀린 게 아니냐는 섣부른 평가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김 부사장은 자신만의 노하우인 ‘주가 예고 지표’가 실제와 조금 비껴가고 있다는 점을 숨기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장에서 거의 유일한 ‘신중론자’로 불리는 김 부사장은 인터뷰 내내 자신감을 보였다.
◆“빠르면 3월부터 조정” = 증권사들은 종합주가지수가 3월에도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종합주가지수가 1500선을 상향 돌파할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2월보다는 상승폭이 낮을 것으로 내다봤다. 주요 증권사들이 전망한 다음 달 저점은 1420포인트~1430포인트로 현재 수준보다 크게 낮지 않았다.
그러나 김 부사장의 생각은 달랐다. 빠르면 3월부터 큰 폭의 조정이 이뤄질 것으로 봤다. 그는 “1350포인트(전 저점)가 지점이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올해 연중 최저치를 1250포인트로 제시했다.
◆두 가지 단서 = 김 부사장이 큰 폭 조정을 확신하는 이유 중 가장 큰 게 ‘엔캐리트레이드’ 청산이다. 저금리의 엔화를 대출받아 달러로 바꾼 후 해외, 특히 신흥시장에 투자했던 외국인들이 엔화의 강세 전환과 동시에 신흥시장에서 발을 뺄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는 “미국이 빠르면 3월, 늦어도 5월엔 금리를 내릴 것이고 이는 유동성을 늘리는 효과도 있지만 달러와 엔 강세로 이어져 엔케리의 청산이 이뤄질 수 있다”며 “이에 따라 신흥시장이 불안해지고 우리나라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올해 안에 일본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올라 0.75%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 수출주들의 부진도 예상했다. 특히 삼성전자의 1분기 실적이 예상보다 저조할 것으로 봤다.
그는 “애널리스트들이 삼성전자 기업수익을 조금씩 낮추고 있다”며 “수출주의 이익발표가 이뤄지는 4월엔 미 경기 둔화, 국내 경기 둔화와 맞물려 종합주가지수를 낮출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엔케리 규모가 2000억~1조달러로 추정될 정도로 늘어날 만큼 늘어난 상태”라고 말하기도 했다.
◆외국인 매수세 전환 아니다 = 김영익 부사장은 지난해 대규모 매도에 나섰던 외국인들이 최근 매수세로 들어온 것에 대해서도 의심의 눈초리를 감추지 않았다. 그는 “최근 매수하는 외국인들은 유럽계로 파악되며 단기적으로 다른 나라 시장에 비해 저평가됐다고 보고 일부 사들이는 것 같지만 현재는 ‘더 사도 되는지’를 놓고 재평가 단계에 들어가 있는 것 같다”며 “대규모 추가 매수 가능성이 높지 않고 엔케리트레이드가 청산되면 신흥시장에서 먼저 발을 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미국의 이란 공격을 올 주요 외형충격으로 점치기도 했다.
◆숨겨놓은 비책 ‘김영익 지표’와 고민 = 김 부사장을 현재의 위치까지 올려놓은 비책은 스스로 만든 ‘주가예고지표’. 이 지표는 △경상수지와 유가, △엔달러와 원엔환율 △OECD선행지수 △우리나라 선행지수 △주가지수 자체 예상 등에 가중치를 매겨 만들어진다. 그러나 올해 초 종합주가지수는 ‘김영익 지표’에서 벗어났다.
김 부사장은 “상반기에는 좀 벗어나는 경향이 있다”면서 “지금까지 70%는 맞춰왔다”고 신뢰감과 고민을 같이 내보였다. ‘김영익 지표’는 올 초부터 조정을 받기 시작해 6월까지는 내리막길을 걷다가 이후 한 차례 조정을 거치면서 급상승, 1650포인트까지 오르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장수 비결 = 지수의 흐름을 맞추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올해 맞췄다고 내년에도 맞춘다는 보장이 없다. 남과 다른 길을 선택, 스타가 됐던 많은 리서치센터장들이 소리없이 사라진 이유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장을 미리 읽어나가야 하는 리서치센터장에게는 지수 예측이 숙명이다. 김 대표의 장수비결은 무엇일까. ‘나설 때와 빠질 때를 잘 아는 것’이다. 확신을 가지고 예측결과를 내놓은 후 너무 앞서가지 않으면서 잘못됐다고 판단할 때는 공개적으로 시인하고 빠지는 것이다.
‘장수 리서치 수장’인 이종우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수의 흐름은 리서치센터의 전망과 리서치센터장의 감각에 의해 판단된다”며 “리서치센터장은 자신의 전망이 맞던 틀리던 절제력을 가지고 적절한 시점에 맞춰 적절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영익 부사장이 올해도 히트를 칠 수 있을 지, 앞으로 그의 무게중심이 어떻게 움직일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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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큰 폭 조정 예상 ... 엔캐리트레이드 청산·수출주 실적부진 지적
초반 흐름 예상서 벗어나기도 ... 자신만의 전망지표 “70% 적중” 자신
부정적인 시각이 지배적이었던 2005년, ‘나홀로 대세상승세’를 주장해 증권계 스타로 부상했고 지난해에도 지수흐름을 제대로 읽어 화제가 됐던 김영익 대투증권 부사장(리서치센터장)이 이번엔 ‘신중론’쪽으로 무게중심을 옮겼다. 종합주가지수가 이틀연속 사상최대치를 갈아치워 주식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른 시점에 나온 김 부사장의 이러한 시각을 바라보는 시선이 크게 엇갈리고 있다. 올해 상반기 중엔 지수가 하락세를 이어갈 것으로 봤던 김 부사장의 전망이 사실상 틀린 게 아니냐는 섣부른 평가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김 부사장은 자신만의 노하우인 ‘주가 예고 지표’가 실제와 조금 비껴가고 있다는 점을 숨기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장에서 거의 유일한 ‘신중론자’로 불리는 김 부사장은 인터뷰 내내 자신감을 보였다.
◆“빠르면 3월부터 조정” = 증권사들은 종합주가지수가 3월에도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종합주가지수가 1500선을 상향 돌파할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2월보다는 상승폭이 낮을 것으로 내다봤다. 주요 증권사들이 전망한 다음 달 저점은 1420포인트~1430포인트로 현재 수준보다 크게 낮지 않았다.
그러나 김 부사장의 생각은 달랐다. 빠르면 3월부터 큰 폭의 조정이 이뤄질 것으로 봤다. 그는 “1350포인트(전 저점)가 지점이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올해 연중 최저치를 1250포인트로 제시했다.
◆두 가지 단서 = 김 부사장이 큰 폭 조정을 확신하는 이유 중 가장 큰 게 ‘엔캐리트레이드’ 청산이다. 저금리의 엔화를 대출받아 달러로 바꾼 후 해외, 특히 신흥시장에 투자했던 외국인들이 엔화의 강세 전환과 동시에 신흥시장에서 발을 뺄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는 “미국이 빠르면 3월, 늦어도 5월엔 금리를 내릴 것이고 이는 유동성을 늘리는 효과도 있지만 달러와 엔 강세로 이어져 엔케리의 청산이 이뤄질 수 있다”며 “이에 따라 신흥시장이 불안해지고 우리나라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올해 안에 일본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올라 0.75%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 수출주들의 부진도 예상했다. 특히 삼성전자의 1분기 실적이 예상보다 저조할 것으로 봤다.
그는 “애널리스트들이 삼성전자 기업수익을 조금씩 낮추고 있다”며 “수출주의 이익발표가 이뤄지는 4월엔 미 경기 둔화, 국내 경기 둔화와 맞물려 종합주가지수를 낮출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엔케리 규모가 2000억~1조달러로 추정될 정도로 늘어날 만큼 늘어난 상태”라고 말하기도 했다.
◆외국인 매수세 전환 아니다 = 김영익 부사장은 지난해 대규모 매도에 나섰던 외국인들이 최근 매수세로 들어온 것에 대해서도 의심의 눈초리를 감추지 않았다. 그는 “최근 매수하는 외국인들은 유럽계로 파악되며 단기적으로 다른 나라 시장에 비해 저평가됐다고 보고 일부 사들이는 것 같지만 현재는 ‘더 사도 되는지’를 놓고 재평가 단계에 들어가 있는 것 같다”며 “대규모 추가 매수 가능성이 높지 않고 엔케리트레이드가 청산되면 신흥시장에서 먼저 발을 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미국의 이란 공격을 올 주요 외형충격으로 점치기도 했다.
◆숨겨놓은 비책 ‘김영익 지표’와 고민 = 김 부사장을 현재의 위치까지 올려놓은 비책은 스스로 만든 ‘주가예고지표’. 이 지표는 △경상수지와 유가, △엔달러와 원엔환율 △OECD선행지수 △우리나라 선행지수 △주가지수 자체 예상 등에 가중치를 매겨 만들어진다. 그러나 올해 초 종합주가지수는 ‘김영익 지표’에서 벗어났다.
김 부사장은 “상반기에는 좀 벗어나는 경향이 있다”면서 “지금까지 70%는 맞춰왔다”고 신뢰감과 고민을 같이 내보였다. ‘김영익 지표’는 올 초부터 조정을 받기 시작해 6월까지는 내리막길을 걷다가 이후 한 차례 조정을 거치면서 급상승, 1650포인트까지 오르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장수 비결 = 지수의 흐름을 맞추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올해 맞췄다고 내년에도 맞춘다는 보장이 없다. 남과 다른 길을 선택, 스타가 됐던 많은 리서치센터장들이 소리없이 사라진 이유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장을 미리 읽어나가야 하는 리서치센터장에게는 지수 예측이 숙명이다. 김 대표의 장수비결은 무엇일까. ‘나설 때와 빠질 때를 잘 아는 것’이다. 확신을 가지고 예측결과를 내놓은 후 너무 앞서가지 않으면서 잘못됐다고 판단할 때는 공개적으로 시인하고 빠지는 것이다.
‘장수 리서치 수장’인 이종우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수의 흐름은 리서치센터의 전망과 리서치센터장의 감각에 의해 판단된다”며 “리서치센터장은 자신의 전망이 맞던 틀리던 절제력을 가지고 적절한 시점에 맞춰 적절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영익 부사장이 올해도 히트를 칠 수 있을 지, 앞으로 그의 무게중심이 어떻게 움직일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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