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과학산업 요람 부활 꿈꾼다

특성화교육으로 변화 시동 건 농업고등학교

지역내일 2007-02-07
진학률·취업률 높아져 신입생 몰려 … 농업계 핵심인력 육성 목표

한국 농업에서 희망을 찾을 수 있을까?
농업계 인사들은 “그렇다”고 단언한다. 농업이 사양산업이 아닌 미래 가치사업으로 이른바 ‘블루오션’ 지대를 형성할 것이라는 논리다. 나아가 농업을 생명과학산업으로 보고 핵심인력 양성에 힘을 쏟을 것을 주장한다.
전문가들은 농업에서 인재 육성의 거점으로 농업고등학교를 주목하고 있다. 농업을 생명과학산업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미래가 보이듯이 농고를 생명과학산업에 필요한 인재양성 기관으로 보면 앞길이 보인다는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최근 농고가 생명과학고등학교 등으로 명칭을 변경하고 특색 있는 교과과정을 도입하며 변화를 모색해 주목을 끌고 있다.

◆15년 미달사태 겪다 지원자 몰리며 반전 = 전남 강진군은 인근에 큰 도시가 없는 낙후된 농촌지역이다. 여느 농촌처럼 강진군은 주민들이 계속 도시로 빠져나가 학생 수가 줄어만 갔다. 교사는 출퇴근 문제 등을 이유로 강진지역 학교로 부임하는 것을 기피했다.
한때 지역 명문으로 명성을 날리던 강진농고도 2005년까지 15년간 미달사태를 빚을 정도였다. 학교 분위기는 위축됐고, 희망을 찾지 못했다.
이런 강진농고가 올해 지원학생이 대거 몰려 72명에게 지원서를 돌려줬다. 합격 가능성이 없는 학생에게 굳이 불합격 통지서를 보내 마음의 상처를 주지 않아야한다는 학교 측의 판단이었다.
강진농고의 분위기가 이렇게 좋아진 것은 진학률·취업률이 높아진데 따른 것이었다.
올해 강진농고 졸업생 122명 중 86명이 대학(4년제 38명, 2년제 48명)에 진학했고, 36명(영농 10명, 취업 26명)이 사회에 진출했다.
졸업생 중 윤영준(시설원예과 졸업)씨가 눈에 띈다. 지난해 강진농고와 강진군청은 협약을 맺어 강진농고 인사위원회에서 졸업자 1명을 추천하면 강진군수가 공무원(임업직·농업직)으로 특별채용하고 있다. 윤씨도 이런 절차를 통해 이번에 9급 공무원으로 임용됐다.
특색 있는 교과과정 운용도 돋보인다.
학생들은 1학년 공통과목을 마치면 2학년부터 코스별 수업을 받는다.
코스는 △시설원예코스 △조경 △동물자원 △컴퓨터도예 △산업기계 △식품가공으로 나뉜다.
이중 컴퓨터도예코스는 강진이 고려청자 도요지라는 특색을 살린 것이다. 전문가가 직접 학생들에게 도예를 전수하고 있는데 강진군청도 도예실과 상설전시장 건립을 위해 예산을 지원하는 등 관심이 크다.
각종 도예전에 나가 입상하는 학생이 나오고 올해 졸업생들이 단국대, 군산대, 목포대 수시전형에 입학하는 개가를 올렸다.
방과후 학교도 짜임새 있게 운영되고 있다. 진학반, 플로리스트·컴퓨터·제과제빵·중장비 자격반 등으로 나뉘는데 이중 진학반의 경우 국어·영어·수학 과목을 집중적으로 가르쳐 강진농고의 진학률을 높이고 있다. 이를 통해 농고에 가면 상급학교 진학은 포기해야 한다는 선입견을 불식시켰다.
1학년은 ‘가나안농군학교’에서 체험학습을 한다. 미래 농업인으로서 정신자세를 가다듬게 하기 위해서다. 2학년은 해외연수 차원에서 28명이 일본을 방문했는데 올해는 40명이 참가할 예정이다.
강진농고는 올해부터 전남생명과학고로 학교 명칭이 변경됐다.

◆농업인의 핵심자질은 경영능력 = 수원농업고등학교(수원농생명과학고)는 농업계 핵심인력 양성을 목표로 내걸었다. 미래의 농림부 장관, 농협중앙회장, 농촌진흥청장을 수원농고에서 배출하겠다는 야심이다.
지난해 졸업생 중 281명(79.8%)이 진학했고 나머지 35명(9.9%)이 취업했다. 진학자 중 70% 이상은 농업 관련 전공을 택했다.
올해 신입생 선발은 아예 농업과학을 지망하는 학생만 대상으로 했다. 목표가 없는 학생은 학업성취도 약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수원농고는 다양한 코스교육을 통해 농업의 여러 측면을 경험할 수 있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지난해 수원농고는 신입생 370여명을 전공 구별 없이 일괄 선발했다. 1학년 학생은 국민공통 기본교과를 중심으로 수업하고 2학년부터 6개월 단위 전공코스를 택하게 했다.
학교가 마련한 전공코스는 40개에 달하는데 △동물과학군(기초수의학, 애완곤충 등) △식물자원군(생태관광농업, 수경재배 등) △생물공학군(미생물 응용, 산업미생물, 바이오공학 등) △농기계군(그린기계, 팜샵 등) △식품과학군(발효식품, 전통명과 등) △농생명분야(생활분재, 에코스타일리스트, 원예치료 등) 6개 군으로 구별된다.
수원농고는 미래 농업인의 핵심자질을 경영능력으로 본다. 이를 위해 학교는 발효식품, 제과·제빵, 에코스타일리스트, 자동차정비 등 분야에서 창업동아리를 활성화할 계획이다.
학생들의 창업활동에 대해 기술지도는 농촌진흥청이 맡고 마케팅·경영능력은 서울대 농경제학과 학생들이 도와줄 예정이다.
창업동아리에 소속된 학생은 한달에 한번씩 제품을 들고 수원시내에 나가 직접 팔아야 한다. 판매활동을 통해 소비자의 반응을 느끼고 시장을 읽는 능력을 갖추게 된다.
홍영표 교장은 “수원농고는 이제 막 변화를 위한 발걸음을 내딛었다”며 “전국 농업계 고교의 방향을 제시할 수 있는 모범을 만들어야 한다는 부담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정원택 기자 wontae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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