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화수소·아데노신5인산 사용…신진대사 둔화 돼
부상병 치료 우주비행사 이식용 장기 적용 기대
세계 의료연구팀을 중심으로 동물을 대상으로 한 인공동면 실험이 속속 성공을 거두고 있다. 인공동면의 인체 적용이 가능해지면 수술까지 시간적 여유를 제공하고 수술자체를 용이하게 해 전쟁 시 부상병, 우주비행사, 이식위해 적출된 장기 등에 적용이 가능하다고 미 과학전문주간 ‘사이언스뉴스’가 보도했다.
◆동면동물 저체온에도 죽지 않아 = 포유류 사이에서 동면은 매우 보편적인 것이어서 과학자들은 동면을 인간에게도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이뤄진 몇몇 연구에 따르면 동면기간 동안 동물의 생리적 조건은 평소 때 이들을 죽음으로 몰고 갈 수준이지만 동면동물은 이에 아랑곳 않는 것으로 밝혀졌다. 저체온증이 대표적 사례. 동면동물은 저체온증에도 죽지 않는다. 겨울 내내 언 땅 아래에서 잠자는 북극다람쥐의 경우 신진대사가 극히 느려진다. 페어뱅크스 알래스카대학의 브라이언 바네스 박사는 “북극다람쥐의 체온은 얼음보다 아래로 떨어졌다”고 밝혔다. 심박수와 혈압도 극히 낮아졌다. “뇌는 매우 적은 량의 혈액을 받아들이며 세포조직이 공급받는 산소량도 매우 적었다”고 바네스 박사는 덧붙였다.
인간의 경우 이와 같은 신진대사 변화가 있으면 세포에 산소공급이 이뤄지지 않아 국부적 빈혈로 세포에 장애를 일으키는 ‘허혈’이 발생하고 세포조직이 죽게된다. 이런 상황에서 혈액이 다시 정상적으로 주입될 경우 염증이 발생해 세포가 파괴될 수 있다. “하지만 동물들은 동면에 들어갈 때 허혈이나 동면에서 깨어날 때 재수혈로 인한 손상을 피할 줄 안다”고 위스콘신 대학의 한나 카레이 박사는 단언했다. 지난해 일본 연구팀은 시베리아 다람쥐에서 동면을 유발하는 호르몬을 발견해 냈다.
◆허혈·세포조직 파괴 막아 수술 위험 낮춰 = 동물의 동면에 대해서 아직 밝혀낼 것이 많지만 과학자들은 일단 실험실에서 이와 유사한 상태를 만들어 내는데 성공했다. 보스톤종합병원의 마취전문의 지안 파올로 볼파토와 푸미토 이치노스 박사는 쥐를 황화수소에 노출시키는 실험을 했다. 그러자 쥐의 심장박동과 호흡수가 절반으로 떨어졌고 체온이 실온과 거의 동일한 수준이 됐다. 산소 및 에너지 소비량도 90% 줄었다. 신진대사가 둔화됐다는 의미다.
이치노스 박사는 “황화수소는 수술에서 있을 수 있는 위험도를 낮춰줌으로써 치료목적으로 사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관상동맥접합술의 경우 일시적으로 심장과 뇌에 산소공급을 줄게 할 수 있는데 시술 전 황화수소로 환자의 신진대사를 둔화시키면 산소부족으로 부터 세포를 보호할 수 있다. 또 뇌졸중이나 심장마비, 악성빈혈로 인한 허혈 피해를 줄일 수 있다.
황화수소 외에도 무감각상태를 유발하는 물질이 있다. 쳉치리 박사 주도의 텍사스대학 보건과학센터 팀은 최근 계속적으로 어둠속에 둔 쥐의 혈액에서 아데노신-5''-인산(5''AMP)이란 물질이 증가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연구팀이 쥐에 합성5''AMP를 투여한 결과 1시간만에 체온이 37도에서 27도 아래로 떨어졌고 모든 할동을 멈췄다. 5''AMP 투여량에 따라 쥐는 3~12시간만에 원상태로 돌아왔다.
미국 오로라시 콜로라도대학 의대의 산드라 마르틴 분자생물학 연구원은 동면으로 기증자로 부터 적출한 장기의 수명을 연장시킬 수 있으며 우주비행사는 생명이 일시적으로 중단된 상태를 통해 보다 먼 행성에 도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지혜 리포터 2mai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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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상병 치료 우주비행사 이식용 장기 적용 기대
세계 의료연구팀을 중심으로 동물을 대상으로 한 인공동면 실험이 속속 성공을 거두고 있다. 인공동면의 인체 적용이 가능해지면 수술까지 시간적 여유를 제공하고 수술자체를 용이하게 해 전쟁 시 부상병, 우주비행사, 이식위해 적출된 장기 등에 적용이 가능하다고 미 과학전문주간 ‘사이언스뉴스’가 보도했다.
◆동면동물 저체온에도 죽지 않아 = 포유류 사이에서 동면은 매우 보편적인 것이어서 과학자들은 동면을 인간에게도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이뤄진 몇몇 연구에 따르면 동면기간 동안 동물의 생리적 조건은 평소 때 이들을 죽음으로 몰고 갈 수준이지만 동면동물은 이에 아랑곳 않는 것으로 밝혀졌다. 저체온증이 대표적 사례. 동면동물은 저체온증에도 죽지 않는다. 겨울 내내 언 땅 아래에서 잠자는 북극다람쥐의 경우 신진대사가 극히 느려진다. 페어뱅크스 알래스카대학의 브라이언 바네스 박사는 “북극다람쥐의 체온은 얼음보다 아래로 떨어졌다”고 밝혔다. 심박수와 혈압도 극히 낮아졌다. “뇌는 매우 적은 량의 혈액을 받아들이며 세포조직이 공급받는 산소량도 매우 적었다”고 바네스 박사는 덧붙였다.
인간의 경우 이와 같은 신진대사 변화가 있으면 세포에 산소공급이 이뤄지지 않아 국부적 빈혈로 세포에 장애를 일으키는 ‘허혈’이 발생하고 세포조직이 죽게된다. 이런 상황에서 혈액이 다시 정상적으로 주입될 경우 염증이 발생해 세포가 파괴될 수 있다. “하지만 동물들은 동면에 들어갈 때 허혈이나 동면에서 깨어날 때 재수혈로 인한 손상을 피할 줄 안다”고 위스콘신 대학의 한나 카레이 박사는 단언했다. 지난해 일본 연구팀은 시베리아 다람쥐에서 동면을 유발하는 호르몬을 발견해 냈다.
◆허혈·세포조직 파괴 막아 수술 위험 낮춰 = 동물의 동면에 대해서 아직 밝혀낼 것이 많지만 과학자들은 일단 실험실에서 이와 유사한 상태를 만들어 내는데 성공했다. 보스톤종합병원의 마취전문의 지안 파올로 볼파토와 푸미토 이치노스 박사는 쥐를 황화수소에 노출시키는 실험을 했다. 그러자 쥐의 심장박동과 호흡수가 절반으로 떨어졌고 체온이 실온과 거의 동일한 수준이 됐다. 산소 및 에너지 소비량도 90% 줄었다. 신진대사가 둔화됐다는 의미다.
이치노스 박사는 “황화수소는 수술에서 있을 수 있는 위험도를 낮춰줌으로써 치료목적으로 사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관상동맥접합술의 경우 일시적으로 심장과 뇌에 산소공급을 줄게 할 수 있는데 시술 전 황화수소로 환자의 신진대사를 둔화시키면 산소부족으로 부터 세포를 보호할 수 있다. 또 뇌졸중이나 심장마비, 악성빈혈로 인한 허혈 피해를 줄일 수 있다.
황화수소 외에도 무감각상태를 유발하는 물질이 있다. 쳉치리 박사 주도의 텍사스대학 보건과학센터 팀은 최근 계속적으로 어둠속에 둔 쥐의 혈액에서 아데노신-5''-인산(5''AMP)이란 물질이 증가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연구팀이 쥐에 합성5''AMP를 투여한 결과 1시간만에 체온이 37도에서 27도 아래로 떨어졌고 모든 할동을 멈췄다. 5''AMP 투여량에 따라 쥐는 3~12시간만에 원상태로 돌아왔다.
미국 오로라시 콜로라도대학 의대의 산드라 마르틴 분자생물학 연구원은 동면으로 기증자로 부터 적출한 장기의 수명을 연장시킬 수 있으며 우주비행사는 생명이 일시적으로 중단된 상태를 통해 보다 먼 행성에 도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지혜 리포터 2mai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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