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소비, 당신이 얻은 것은.

지역내일 2007-03-12
명품소비, 당신이 얻은 것은.
최근 한 백화점 명품관이 개장하면서 백화점 오너가 2억 원을 호가하는 핸드백을 구입했다고 언론이 떠들썩한 적이 있다. 오너가 실제 핸드백을 구입한 것이 아니라고 백화점측이 해명했지만 이 소식은 인터넷 뉴스사이트 상위에 올라설 정도로 관심을 끌었다.
외산 자동차 가격이 거품이고 서비스에 문제가 있다는 소비자의 지적이나 여론의 질타에도 불구하고 외산 차량이 늘고 있다. 서울 강남을 다니다 보면 한국차가 인기 많은 해외의 도시에 와 있는 것과 별 차이를 느끼지 못한다.
과거 한 명품 수입업체의 사외이사가 비상근 활동으로 얻는 수입에도 건강보험료를 부과하는 것은 위법이라며 행정소송을 제기했다고 패소한 적이 있다. 이 소송을 계기로 명품수입업계의 경영 상황을 들여다볼 수 있었다. 이 사외이사의 한달 평균 급여는 1억4000만원이다. 일년 연봉이 17억원에 달하는 것이다. 어지간한 대기업 CEO의 급여를 뛰어넘는 액수다. 이 회사는 50명이 되지 않는 직원을 고용하고 연구개발에 돈을 쏟아 붓지 않고도 한해 벌어들이는 돈이 수백억원에 달한다.
이러한 명품업체가 끊임없이 생겨나다보니 제조업을 키우자는 정부가 얼굴을 들지 못하는 상황이다.


서울 강남의 한 할인매장에는 입구에는 유명 브랜드의 핸드백과 지갑이 판매되고 있다. 조금 관심 있게 이 할인점의 고객들을 관찰하면 특이한 점을 발견할 수 있다. 해당 브랜드 제품이 면세점 가격과 비슷하거나 시중에서 판매되는 가격보다 조금이라도 싸면 거침없이 쇼핑카드에 담는다. 하지만 식품매장에서 이들의 쇼핑행태는 매우 신중하다. 우유하나를 사더라도 유통기한과 가격 다른 제품과의 차이를 꼼꼼히 고른다. 1000원짜리 우유와 40만원짜리 지갑의 대우가 이렇게 다르다.
오죽하다 못해 해외 명품 전문 인터넷 쇼핑몰까지 성황이다.
미국 현지에서 유행하는 의류를 현지 주소로 배달 받은 뒤 다시 한국으로 배달하도록 한 서비스다. 항공우편료 정도만 부담하면 미국이나 유럽에서 유행하는 패션 흐름과 자신의 외모를 동일하게 만들 수 있다.


한국사회에서 명품소비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를 극장에서 보면 이해가 될 것이다. 여성이 사회 주류에서 성공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어려움을 겪는지를 보여준 이 영화에는 각종 명품이 볼거리로 등장한다.
‘지미 추’ ‘버버리’ ‘프라다’ 등의 명품이 등장하거나 언급될 때마다 극장 곳곳에서는 신음인지 탄성인지 구분하기 어려운 소리들이 튀어나온다. 이 소리들은 성격이 다르지만 질시와 환상, 동조와 같은 배경이 자리 잡고 있다.
명품 소비는 사치를 이야기하고 사치는 바로 부의 과시를 뜻한다.
이렇다보니 사람의 외모와 복장을 가지고 그 사람의 가치를 판단하는 세상이 됐다. 성형수술 열풍이 일고 있는 것과 명품 열풍은 무관하지 않다.
이 책의 저자는 한국의 사치품 소비는 압축 성장 과정에서 정부의 소비활성화라 정책이라는 비료를 받고 자라난 산물이라고 설명한다. 부동산의 가격 폭등이 벼락부자를 양산했고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돈이 많아진 이들이 명품 소비로 눈을 돌린 것은 당연하다는 논리다.
경제양극화가 사치를 조장한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아무리 분석을 잘한 책이라 해도 명품 소비는 막을 수 없다.
‘난 그래도 명품이 좋아’ ‘난 명품을 사면 행복해져’라고 이야기 하는 사람이 주변에 끊이지 않기 때문이다.
한 벤처기업인은 “아르마니는 예술품이지 옷이 아니야”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그들에게 있어서 명품은 옷이나 차, 구두가 아니라 존재 그 가치로 인정받는다. 명품소비는 소비활동이 아닌 종교 활동과 같다. 노동의 대가를 나눠 십일조로 교회에 내는 것이 아닌, 명품소비를 목적에 두고 있다. 그들에게 명품소비는 종교 활동과 같다.
버버리를 신앙이라 생각하고 디자이너를 교주라고 생각하는 이들에게 사치보다 검소함이 행복과 가깝다는 이야기는 통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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