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시론>‘국민의 돈’ 쓰는 사람의 마음가짐

지역내일 2007-03-20
‘국민의 돈’ 쓰는 사람의 마음가짐

내셔널과 파나소닉 상표로 유명한 마쓰시타 전기의 창업자 마쓰시타 고노스케의 책에 이런 일화가 소개된다. 메이지 정부가 들어서고 처음으로 소득세가 제정되었을 때 일이다. 오사카 세무서장의 초청을 받은 지역의 유명한 부자들이 한 식당에 모였다. 관존민비가 철저하던 시절이니 부자들이 불안한 마음으로 앉아 있는데 세무서장이 들어왔다. 그는 상석이 아니라 말석에 앉더니 “이번에 모든 사람의 수입에 맞춰 소득세라는 것을 새로이 걷게 되었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라고 인사를 한 다음 부자들을 후하게 대접했다.
마쓰시타는 이 일화를 통해 상대의 마음을 우선 배려하는 것이 인간관계의 기본이라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정치인이 세금을 이야기하며 입가에 웃음을 띠거나, 빈정대듯 말을 해서는 안 된다고 한다. 머리를 숙이고 최대한 겸손하게 ‘세금을 많이 내주셔서 고맙습니다. 아껴쓰고 좋은 곳에 쓰겠습니다’라고 말해야 한다고 한다.

세금 내는 사람 마음을 배려해야
요즘 종부세에 관련한 논란을 보면 세금에서 월급을 받는 사람들이 납세자를 배려하는 마음이 부족한 것 같다. 나와 다른 생각을 존중하는 자세도 충분치 못하다. 종부세 대상자들도 합리적 사고와 균형점을 찾기 보다는 극단적 사례를 들어 정부를 공박하는데 몰두하고 있다.
통계청 자료를 보면 지난 15년간 지어진 주택 586만 채 중 54%만 무주택자에게 돌아갔다. 46%인 270만 채는 집 있는 사람이 샀다. 집을 늘려간 사람도 있겠지만, 상당부분이 투기수요에 충당됐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따라서 보유세 강화라는 골격을 유지하는 것은 부동산을 통한 불로소득을 차단하고, 서민들의 내 집 마련 꿈을 실현하기 위해 꼭 필요한 정책이다.
종부세 부담이 대폭 늘어난 대표적 사례로 꼽는 서울 강남지역 한 아파트단지의 34평형을 보자. 종부세는 작년에 비해 373만원이 늘어났지만 집값은 3억2500만원이나 뛰었다. 세금 상승분의 87배나 집값이 뛴 셈이다.
한 해 동안 서울 강남 서초 송파 3개구의 아파트 시가총액이 172조원에서 246조원으로 74조원이나 늘었다니 ‘세금폭탄’을 맞았다는 항변은 좀 일방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종부세가 무겁더라도 교육 교통 문화 환경 인프라가 좋은 곳에서 살지, 인프라가 다소 부족해도 종부세 부담이 없는 곳에서 살지는 당사자의 선택의 문제다.
투기 수단이 아니라, 실거주 목적으로 장기보유를 한 경우라면 양도소득세 부담도 양도차익의 10%를 넘지 않으니 양도소득세 인하 주장도 설득력이 떨어진다.
다만 거래활성화를 위해 작년에 부분 인하한 등록세 취득세 같은 거래세는 대폭 낮추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잘못된 발언이 조세저항 부를 우려
참여정부의 업적 중에서 부동산 실거래가 과세나 불로소득에 대한 과세는 인정할만 하다. 그런데도 ‘국민의 돈’으로 월급 받는 사람들의 부적절한 언행이 종부세 대상자들의 감정적 반발을 부르는 측면이 있다.
남을 야단칠 때는 내 모양새를 먼저 살펴보라는 말이 있다. 더구나 야단맞을 일이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아마 1주택 장기보유자일 것이다) 앞에서는 몸가짐을 더욱 조심해야 한다.
작년보다 무거운 고지서를 받아들 납세자를 향해 ‘종부세가 부담스러우면 집값 싼 동네로 이사 가라’느니 ‘세금폭탄 아직 멀었다’라는 말은 지나치다. 당사자들에게는 조롱조로 들린다. 더구나 이런 발언이 정치적으로는 표가 남을지 모르지만 사회통합에 결코 좋은 영향을 주지는 않는다.
피터 드러커는 ‘민주국가는 국민이 뽑은 대표가 선거구민을 정부의 세금징수로부터 보호한다는 확신이 있기 때문에 기능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세금징수는 조심하고 조심해야 할 일이다.
세금으로 월급 받는 사람들은 대부분이 갑근세 면세점 이하인 법인택시 기사조차 세금 이야기만 나오면 흥분하는 이유를 헤아려보길 권유한다.

신 명 식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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