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효과 극대화할 시기 고심
부제 : 열린우리당 안팎 “빨리 나서달라” 요구 봇물 … 한 총리측 “너무 빠른데…”
임시국회가 마무리되는 6일 이후 정치일선에 복귀할 한명숙 국무총리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정치인 한명숙’의 가치와 가능성에 대한 기대 때문이다.
열린우리당을 비롯한 비한나라당 진영에서는 한 총리가 대선 주자로 발돋움 해 정체돼 있는 판에 생명을 불어넣기를 바라는 목소리가 늘고 있다. 예상보다 빨리 당 복귀로 방향이 잡힌 한 총리도 대선 경쟁에 참여할 뜻을 우회적으로 내비쳤다. 지난 달 22일 노무현 대통령, 열린우리당 지도부와 함께한 만찬 자리에서 “당이 어려울 때 한 사람이라도 힘을 보태야 한다”면서 “국민을 위해 최대한 봉사하겠다”고 밝혔다.
‘정치인 한명숙’에게 닥칠 도전과 기회, 시련을 끌어안겠다는 한 총리의 정치실험이 어떤 결실을 맺을지 그가 걸을 행보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국민이 먼저 발견한 ‘한명숙의 가능성’ = 한 총리의 임명동의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건 지난해 4월 19일이다. 그뒤 10개월 가량의 시간이 흐르는 동안, 한 총리는 이미 몇차례 ‘새로운 주목 대상’으로 떠올랐다.
지난해 9월 내일신문과 한길리서치의 공동조사에선 ‘한 총리가 총리직 수행을 잘하고 있다’는 긍정적 평가가 62.8%로, 부정적 반응(20.4%)의 세배 이상이었다. 합리적 조율가, 외유내강형 지도자란 기대감을 불러일으킨 것으로 분석되면서 ‘얼굴마담이 되는 것 아니냐’던 취임 초 회의론은 5개월만에 자취를 감췄다.
두달 뒤 내일신문-한길리서치가 실시한 차기대선주자 이미지조사에서 국민들은 한 총리를 “인간적 호감이 깔린 능력있는 인물”로 여기고 있었다. 참여정부와 열린우리당 등 범여권이 ‘무능력’으로 매도되고 있는 상황이었지만, 국민들은 한 총리에 대해서만은 ‘인간적 호감’ ‘일이나 정치를 잘할 것 같다’는 이미지를 먼저 떠올렸다. ‘재야 혹은 운동권’ 이미지를 거론한 비율은 1%에도 못미쳤다. 오히려 ‘인자하고 포용력 있다’는 등의 긍정적 평가가 상위권 대답에 올랐다.
이런 변화가 정치권으로 확산된 건 최근이다. 열린우리당 안팎에서 한 총리를 ‘새로운 대선주자’로 본격적으로 거론하는 일이 부쩍 잦아졌다. ‘통합과 포용, 능력을 갖춘 지도력’이 그 이유다. 노 대통령은 “한 총리는 최상의 총리였다”며 “내가 못가진 장점도 많고, 빠르고 정확하게 일처리를 했다”고 극찬해 ‘노심이 한 총리에게 가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까지 낳았다. 우리당 민병두 의원은 1일 자료를 내고 “한 총리가 3월 초 대선전에 뛰어들면 대선판을 1차적으로 ‘붐업’시킬 수 있는 좋은 계기”라며 한명숙 역할론을 제시했다. 민 의원은 “역사의 피해자였지만 모든 것을 안고 갈 듯 하고, 진보개혁의 가치를 말하면서도 중간을 설득할 수 있는 어법과 문법을 갖고 있다”며 적극적인 평가를 했다. 앞서 민생정치모임의 김태홍 의원은 “준비된 후보”라고 했고, 우리당 신기남 의원은 “한 총리는 대중 지지도가 높고 능력을 갖춰 우리당에 큰 힘이 될 것”이란 기대감을 나타냈다.
◆마음 급한 우리당, 시간 필요한 한 총리 = 주변 인사들이 말하는 한 총리의 장점도 여의도 정가와 별반 차이가 없다. 총리실 고위관계자는 ‘깨끗한 이미지와 검증된 국정운영·조절 능력’을 장점으로 들면서 “일하는 데 사리사욕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당복귀 시점이 생각보다 당겨졌다는 점이 한 총리측의 고민을 깊게 하고 있다. 앞의 고위관계자는 “지금 시점은 너무 빠르고 현실에 비해 준비가 부족할 수밖에 없지 않겠냐”고 반문했다. 본래 한 총리가 가졌던 생각은 대통령의 개헌발의를 총리로서 뒷받침한 뒤 5월 이후에 정치일선으로 복귀하려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개헌 논의’를 매개로 총리로서 마지막 역할을 수행하면서 세력을 모으고, 대통합신당 추진의 구심으로 자리잡아야 한다는 그림을 그린 듯 하다.
한 총리측이 느끼는 또다른 부담은 과거 재야민주화 운동 경력을 빌미로 한 ‘색깔론’ 공격과 조직 부재의 문제다. 과거보다 약해졌지만 이념·색깔 공세가 여전히 남아 있고, 뚜렷한 조직기반을 갖추지 않고 있다는 점을 약점으로 꼽고 있다.
이 때문에 시간이 필요하다는 게 한 총리측의 판단이다. 총리실 핵심관계자는 “(한 총리는) 심각하게 고민 중이고, 당분간은 ‘희망의 지대’에 있고 싶어한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출마선언 시기를 가능하면 늦추고 싶어한다는 의미로 들린다. 총리 주변에선 “4월 이후였으면 좋겠다”는 말도 흘러나온다.
하지만 열린우리당 내부는 마음이 급하다. 누군가 돌파구를 열어줘야 한다고 보고 있고, 그 역할을 한 총리에게 요구하고 있다. 대선주자로서의 본격 행보에 돌입하는 시점을 놓고 한 총리와 미묘한 줄다리기가 불가피해 보인다.
박진범·김상범 기자 claykim@naeil.com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부제 : 열린우리당 안팎 “빨리 나서달라” 요구 봇물 … 한 총리측 “너무 빠른데…”
임시국회가 마무리되는 6일 이후 정치일선에 복귀할 한명숙 국무총리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정치인 한명숙’의 가치와 가능성에 대한 기대 때문이다.
열린우리당을 비롯한 비한나라당 진영에서는 한 총리가 대선 주자로 발돋움 해 정체돼 있는 판에 생명을 불어넣기를 바라는 목소리가 늘고 있다. 예상보다 빨리 당 복귀로 방향이 잡힌 한 총리도 대선 경쟁에 참여할 뜻을 우회적으로 내비쳤다. 지난 달 22일 노무현 대통령, 열린우리당 지도부와 함께한 만찬 자리에서 “당이 어려울 때 한 사람이라도 힘을 보태야 한다”면서 “국민을 위해 최대한 봉사하겠다”고 밝혔다.
‘정치인 한명숙’에게 닥칠 도전과 기회, 시련을 끌어안겠다는 한 총리의 정치실험이 어떤 결실을 맺을지 그가 걸을 행보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국민이 먼저 발견한 ‘한명숙의 가능성’ = 한 총리의 임명동의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건 지난해 4월 19일이다. 그뒤 10개월 가량의 시간이 흐르는 동안, 한 총리는 이미 몇차례 ‘새로운 주목 대상’으로 떠올랐다.
지난해 9월 내일신문과 한길리서치의 공동조사에선 ‘한 총리가 총리직 수행을 잘하고 있다’는 긍정적 평가가 62.8%로, 부정적 반응(20.4%)의 세배 이상이었다. 합리적 조율가, 외유내강형 지도자란 기대감을 불러일으킨 것으로 분석되면서 ‘얼굴마담이 되는 것 아니냐’던 취임 초 회의론은 5개월만에 자취를 감췄다.
두달 뒤 내일신문-한길리서치가 실시한 차기대선주자 이미지조사에서 국민들은 한 총리를 “인간적 호감이 깔린 능력있는 인물”로 여기고 있었다. 참여정부와 열린우리당 등 범여권이 ‘무능력’으로 매도되고 있는 상황이었지만, 국민들은 한 총리에 대해서만은 ‘인간적 호감’ ‘일이나 정치를 잘할 것 같다’는 이미지를 먼저 떠올렸다. ‘재야 혹은 운동권’ 이미지를 거론한 비율은 1%에도 못미쳤다. 오히려 ‘인자하고 포용력 있다’는 등의 긍정적 평가가 상위권 대답에 올랐다.
이런 변화가 정치권으로 확산된 건 최근이다. 열린우리당 안팎에서 한 총리를 ‘새로운 대선주자’로 본격적으로 거론하는 일이 부쩍 잦아졌다. ‘통합과 포용, 능력을 갖춘 지도력’이 그 이유다. 노 대통령은 “한 총리는 최상의 총리였다”며 “내가 못가진 장점도 많고, 빠르고 정확하게 일처리를 했다”고 극찬해 ‘노심이 한 총리에게 가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까지 낳았다. 우리당 민병두 의원은 1일 자료를 내고 “한 총리가 3월 초 대선전에 뛰어들면 대선판을 1차적으로 ‘붐업’시킬 수 있는 좋은 계기”라며 한명숙 역할론을 제시했다. 민 의원은 “역사의 피해자였지만 모든 것을 안고 갈 듯 하고, 진보개혁의 가치를 말하면서도 중간을 설득할 수 있는 어법과 문법을 갖고 있다”며 적극적인 평가를 했다. 앞서 민생정치모임의 김태홍 의원은 “준비된 후보”라고 했고, 우리당 신기남 의원은 “한 총리는 대중 지지도가 높고 능력을 갖춰 우리당에 큰 힘이 될 것”이란 기대감을 나타냈다.
◆마음 급한 우리당, 시간 필요한 한 총리 = 주변 인사들이 말하는 한 총리의 장점도 여의도 정가와 별반 차이가 없다. 총리실 고위관계자는 ‘깨끗한 이미지와 검증된 국정운영·조절 능력’을 장점으로 들면서 “일하는 데 사리사욕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당복귀 시점이 생각보다 당겨졌다는 점이 한 총리측의 고민을 깊게 하고 있다. 앞의 고위관계자는 “지금 시점은 너무 빠르고 현실에 비해 준비가 부족할 수밖에 없지 않겠냐”고 반문했다. 본래 한 총리가 가졌던 생각은 대통령의 개헌발의를 총리로서 뒷받침한 뒤 5월 이후에 정치일선으로 복귀하려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개헌 논의’를 매개로 총리로서 마지막 역할을 수행하면서 세력을 모으고, 대통합신당 추진의 구심으로 자리잡아야 한다는 그림을 그린 듯 하다.
한 총리측이 느끼는 또다른 부담은 과거 재야민주화 운동 경력을 빌미로 한 ‘색깔론’ 공격과 조직 부재의 문제다. 과거보다 약해졌지만 이념·색깔 공세가 여전히 남아 있고, 뚜렷한 조직기반을 갖추지 않고 있다는 점을 약점으로 꼽고 있다.
이 때문에 시간이 필요하다는 게 한 총리측의 판단이다. 총리실 핵심관계자는 “(한 총리는) 심각하게 고민 중이고, 당분간은 ‘희망의 지대’에 있고 싶어한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출마선언 시기를 가능하면 늦추고 싶어한다는 의미로 들린다. 총리 주변에선 “4월 이후였으면 좋겠다”는 말도 흘러나온다.
하지만 열린우리당 내부는 마음이 급하다. 누군가 돌파구를 열어줘야 한다고 보고 있고, 그 역할을 한 총리에게 요구하고 있다. 대선주자로서의 본격 행보에 돌입하는 시점을 놓고 한 총리와 미묘한 줄다리기가 불가피해 보인다.
박진범·김상범 기자 claykim@naeil.com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