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회장에게도 시련은 있었다’

정치참여 대북사업 왕자의 난으로 그룹위기까지 파란만장한 삶

지역내일 2001-03-22 (수정 2001-03-22 오후 2:42:50)
자수성가한 대그룹의 오너로서, 존경받는 재계 지도자로서 남부러울 것이 없었던 정주영 현대그룹
전 명예회장은 말년에 의외의 시련을 많이 겪었다. 정치참여로 시작된 시련은 왕자의 난을 거치면서
그룹이 사분오열 찢어져 그룹의 위기로 이어졌다. “나라는 산으로 가든 말든 세력다툼에 밤낮이 없
고, 걸핏하면 세무조사에, 정치자금에 기업입장에서는 엄청나게 무서웠다”며 정주영 회장이 잦은
정치자금 요구와 세무조사에 맞선다는 명분을 내걸고 정치인의 길에 들어섰던 때가 92년1월. 그는 통
일국민당을 창당하고 스스로 대표최고위원에 올랐다. 그러나 ‘경제대통령’ ‘통일대통령’을 내걸
고 그해 12월 대통령선거에 출마했으나 16.3%의 득표율에 그쳐 낙선했다.그는 '아파트를 반값에 전국
민에게 공급하겠다', '경부고속도로를 2층으로 짓겠다'는 등 기상천외한 공약을 내세워 유권자 공략
에 나섰고, 특히 경쟁 후보였던 김영삼 전대통령을 집중적으로 겨냥, '머리가 나쁜 사람'이라는 독설
을 퍼붓는 등 좌충우돌식 선거전을 벌였다.
그러나 정작 대선에서는 388만67표(16.1%)를 획득, YS, DJ에 이어 3위에 그치는 고배를 들었고, 패배 뒤
의 후유증은 심각했다.
선거 당일 아침까지만도 '1등할 줄 알았다'는 것이 측근들이 전하는 그의 고백이다. 다음해 1월14일
검찰이 현대 비자금 문제로 소환하자 그 다음날 김해공항을 통해 몰래 일본행을 시도하다 잡히는 수
모를 겪기도 했다.
검찰조사 결과 불구속 기소됐지만, 그는 2월9일 모든 것을 뒤로 접고 정계은퇴를 공식 선언했다. 1년
여만의 다사다난했던 정치 모험을 끝내고 경제계로 복귀했다.
낙선 후 그와 현대가 치러야 했던 대가는 혹독했다. 93년 5월부터 대통령선거법위반 혐의로 법정에
서야 했고, 산업은행 등 금융기관의 자금줄이 완전히 막혀버려 어려움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정 회장이 YS 정부 출범 직후인 93년 5월 ‘현대그룹 해체와 소유·경영 완전분리’를 천명했던 것도
정치참여에 대한 후유증 때문이었다. 현대해상화재보험 등 일부 계열사의 분리작업이 곧 본격화했
고, 현대중공업·현대상선 등 5개사가 공개를 결정한 것도 그 때였다.
대북사업 조급증도 그의 중대 실수였다는 지적이 많다. 현 정부의 햇볕정책에 편승, 금강산관광사업
의 기치를 올렸지만 얻은 것에 비해 출혈이 너무나 컸다. 98년 11월 첫 배를 띄운 현대아산㈜은 2년4
개월여가 지난 지금 자본금 4500억원이 완전 바닥났고, 올들어서는 관광사업대가조차 제대로 줄 수
없는 상황이다. 현대아산㈜ 대주주인 현대상선·현대건설 등 주요 계열사들은 대북사업 리스크를 우
려한 투자자들의 외면으로 주가는 바닥수준이다.
지난 해 3월 현대자동차의 계열분리를 앞두고 정몽구·정몽헌 회장간 ‘왕자의 난’이 발생, 그룹이
사분오열되는 비운을 맞았다. 정 회장은 당시 정몽헌 회장의 손을 들어 줬고, 현대자동차는 이후 현
대건설측과 대치국면을 지속, 상호 비방에 열을 올렸다. 그룹 오너간의 분쟁은 금융시장의 우려를 자
아내 현대투신·현대건설·현대전자의 유동성위기가 현대그룹과 한국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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