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번영의 원리와 한나라당의 정체성
박창기 주)프락시스 대표
동서 고금 국가들의 흥망사를 보면 반복되는 규칙이 있다. 새로운 국가가 나타나 초기의 혼란을 극복하면 30~50년간 전성기를 맞다가 그 후 수백 년에 걸쳐 서서히 붕궤돼 가는 현상이 그것이다. 이런 현상을 미국 경제학자 맨슈어 올슨(Mancur Olsen, 1933~1988) 교수의 ''사익집단 이론''으로 설명해 보자. 사익집단 이란 소수집단이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다수 국민의 이익을 침해하는 집단이다. 깡패나 도둑, 뇌물 수수자, 담합기업 등 범죄집단은 물론이고 정치인, 공무원, 부동산 부자집단, 지방 세력가, 노동조합, 전문가조합 심지어 언론과 NGO도 사익집단적 성격을 가지고 있다.
새로운 국가가 탄생하면 기득권을 가졌던 사익집단들은 대부분 붕궤된다. 대다수 국민들은 평등한 기회 속에서 자발적 경제 활동과 부 창출의 기회를 갖는다. 경제는 번성하고 문화도 풍요로우며 국민들은 행복감을 갖는 때다. 제정로마 초기, 당나라 초기, 조선의 세종치하가 좋은 예다.
시간이 지날수록 사익집단의 수와 영향력은 커져간다. 사익집단이 늘수록 신기술 도입과 변화에 대한 적응능력, 자원의 효율적 재분배 능력은 현저히 떨어진다. 사익집단간 갈등도 심해져 정치분열 및 사회적 협상력은 약화되고 성장은 둔화된다.
이런 현상은 세계 곳곳에서 시대와 상관없이 발견된다. 독일과 일본이 60년대 이후 30년간 최강의 경제력을 누렸던 주요 요인이 패전으로 인해 기득권을 가진 사익집단들이 몰락했던 것이다. 그 후 기업의 카르텔, 노조 등 수많은 사익집단이 생기면서 경제시스템이 경직되고 1990년경부터 장기간 침체 국면으로 들어섰다.
장기적 번영을 누릴 방법은 무엇일까? 첫째 평화유지와 시장영역의 확대 그리고 개방이다. 진시황의 통일 이후 중국, 로마제국 초기, 비스마르크의 통일 독일, 명치유신 후의 일본이 번영했던 이유는 통일로 인해 일상적 전쟁이 사라지고, 사익을 추구하던 공모집단들이 시장 확대로 몰락했기 때문이다. 포르투갈, 스페인, 당나라, 원나라, 뿐만 아니라 통일신라와 고려도 무역이 활발한 시기에는 번영했으나 무역이 쇠퇴하면서 몰락의 길을 걸었다는 점은 주목해야 한다.
둘째 사익집단을 억제하는 정치적 시스템과 리더십이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승전국인 미국과 영국은 기존 사익집단들이 유지되고 새로운 사익집단들이 늘어나면서 경제력에서 독일과 일본에 추월당했다. 80년대 영국의 대처 수상은 노동조합 등 사익집단 억제와 시장 친화적 개혁에 성공함으로써 부흥을 이끌어 냈다. 미국도 80년대 후반 구조조정을 강력 추진했고 각종 카르텔을 시장원리를 통해 무너뜨렸다. 또한 정권 교체 때마다 기존 사익집단을 퇴출시킬 수 있는 정치시스템이 작동되었다.
70,80년대 한국의 빠른 성장 이유로 박정희의 리더십이나 우수한 공무원의 자질에서 찾는 것은 피상적인 관찰의 결과다. 실상은 일제치하 해방 그리고 전쟁과정에서 사익집단들이 대부분 사라졌고, 자질이 우수한 국민들이 열심히 일하며 그 과실을 향유할 수 있었기 때문이며, 무역을 통한 대외 지향적 경제를 추구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비민주적 군사정권하에서 정치인-관료-은행-재벌의 부당이익을 고리로 한 사익집단은 세력을 키워나갔다. 이들이 국가의 자원을 농단하고 무리하게 사익을 추구하다가 나라를 망하게 한 것이 97년 외환위기이다.
한나라당은 외환위기를 불렀던 사익공모집단 그 자체라고 보는 시각이 있다. 그들이 당시의 잘못을 반성하고 ''공공의 적''으로서의 사익공모집단이 아닌 진정한 시장경제주의자가 될 것이라는 증거는 찾아보기 힘들다.
그들이 표방하는 보수우익은 ‘시장경제’를 금과옥조로 생각하며 좌파적 분배정책을 맹 공격한다. 그런데 이들이 주장하는 ‘자유시장’과 ‘규제철폐’가 ''담합을 할 자유'', ''공익을 해쳐가며 사익을 공모할 자유'', ''불공정 거래를 가능케 하는 규제철폐''로 비쳐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시장경제를 위해서는 꾸준히 증가하는 사익집단을 끊임없는 개혁을 해야 한다는 원리''와 ''기존 질서를 유지해야 좋다는 보수주의''를 어떻게 양립시킬 것인지 구체적인 실천 방안을 제시해야만 한나라당은 국민의 지지를 얻어 집권이 가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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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창기 주)프락시스 대표
동서 고금 국가들의 흥망사를 보면 반복되는 규칙이 있다. 새로운 국가가 나타나 초기의 혼란을 극복하면 30~50년간 전성기를 맞다가 그 후 수백 년에 걸쳐 서서히 붕궤돼 가는 현상이 그것이다. 이런 현상을 미국 경제학자 맨슈어 올슨(Mancur Olsen, 1933~1988) 교수의 ''사익집단 이론''으로 설명해 보자. 사익집단 이란 소수집단이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다수 국민의 이익을 침해하는 집단이다. 깡패나 도둑, 뇌물 수수자, 담합기업 등 범죄집단은 물론이고 정치인, 공무원, 부동산 부자집단, 지방 세력가, 노동조합, 전문가조합 심지어 언론과 NGO도 사익집단적 성격을 가지고 있다.
새로운 국가가 탄생하면 기득권을 가졌던 사익집단들은 대부분 붕궤된다. 대다수 국민들은 평등한 기회 속에서 자발적 경제 활동과 부 창출의 기회를 갖는다. 경제는 번성하고 문화도 풍요로우며 국민들은 행복감을 갖는 때다. 제정로마 초기, 당나라 초기, 조선의 세종치하가 좋은 예다.
시간이 지날수록 사익집단의 수와 영향력은 커져간다. 사익집단이 늘수록 신기술 도입과 변화에 대한 적응능력, 자원의 효율적 재분배 능력은 현저히 떨어진다. 사익집단간 갈등도 심해져 정치분열 및 사회적 협상력은 약화되고 성장은 둔화된다.
이런 현상은 세계 곳곳에서 시대와 상관없이 발견된다. 독일과 일본이 60년대 이후 30년간 최강의 경제력을 누렸던 주요 요인이 패전으로 인해 기득권을 가진 사익집단들이 몰락했던 것이다. 그 후 기업의 카르텔, 노조 등 수많은 사익집단이 생기면서 경제시스템이 경직되고 1990년경부터 장기간 침체 국면으로 들어섰다.
장기적 번영을 누릴 방법은 무엇일까? 첫째 평화유지와 시장영역의 확대 그리고 개방이다. 진시황의 통일 이후 중국, 로마제국 초기, 비스마르크의 통일 독일, 명치유신 후의 일본이 번영했던 이유는 통일로 인해 일상적 전쟁이 사라지고, 사익을 추구하던 공모집단들이 시장 확대로 몰락했기 때문이다. 포르투갈, 스페인, 당나라, 원나라, 뿐만 아니라 통일신라와 고려도 무역이 활발한 시기에는 번영했으나 무역이 쇠퇴하면서 몰락의 길을 걸었다는 점은 주목해야 한다.
둘째 사익집단을 억제하는 정치적 시스템과 리더십이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승전국인 미국과 영국은 기존 사익집단들이 유지되고 새로운 사익집단들이 늘어나면서 경제력에서 독일과 일본에 추월당했다. 80년대 영국의 대처 수상은 노동조합 등 사익집단 억제와 시장 친화적 개혁에 성공함으로써 부흥을 이끌어 냈다. 미국도 80년대 후반 구조조정을 강력 추진했고 각종 카르텔을 시장원리를 통해 무너뜨렸다. 또한 정권 교체 때마다 기존 사익집단을 퇴출시킬 수 있는 정치시스템이 작동되었다.
70,80년대 한국의 빠른 성장 이유로 박정희의 리더십이나 우수한 공무원의 자질에서 찾는 것은 피상적인 관찰의 결과다. 실상은 일제치하 해방 그리고 전쟁과정에서 사익집단들이 대부분 사라졌고, 자질이 우수한 국민들이 열심히 일하며 그 과실을 향유할 수 있었기 때문이며, 무역을 통한 대외 지향적 경제를 추구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비민주적 군사정권하에서 정치인-관료-은행-재벌의 부당이익을 고리로 한 사익집단은 세력을 키워나갔다. 이들이 국가의 자원을 농단하고 무리하게 사익을 추구하다가 나라를 망하게 한 것이 97년 외환위기이다.
한나라당은 외환위기를 불렀던 사익공모집단 그 자체라고 보는 시각이 있다. 그들이 당시의 잘못을 반성하고 ''공공의 적''으로서의 사익공모집단이 아닌 진정한 시장경제주의자가 될 것이라는 증거는 찾아보기 힘들다.
그들이 표방하는 보수우익은 ‘시장경제’를 금과옥조로 생각하며 좌파적 분배정책을 맹 공격한다. 그런데 이들이 주장하는 ‘자유시장’과 ‘규제철폐’가 ''담합을 할 자유'', ''공익을 해쳐가며 사익을 공모할 자유'', ''불공정 거래를 가능케 하는 규제철폐''로 비쳐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시장경제를 위해서는 꾸준히 증가하는 사익집단을 끊임없는 개혁을 해야 한다는 원리''와 ''기존 질서를 유지해야 좋다는 보수주의''를 어떻게 양립시킬 것인지 구체적인 실천 방안을 제시해야만 한나라당은 국민의 지지를 얻어 집권이 가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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