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패 : ‘낙동강 알라들, 세계와 만나다’ 첫 수업 현장동행기
제목 : “외국인 선생님, 또 오실거죠?”
부제 : 수자원공사, 7일 낙동강 댐지역 21개 오지초등학교서 원어민 영어수업 첫 시행
지역내일
2007-04-09
수도권의 웬만한 초등학교엔 원어민 보조교사가 배치되어 있지만 지방에선 꿈도 꾸기 어려운 게 우리의 현실. 지방 중소도시 아이들의 경우 그나마 영어학원 등 사교육을 통해 원어민강사의 수업을 들을 수도 있지만 산간 오지초등학교 아이들에겐 꿈같은 이야기다.
꿈을 현실로 만들어 주기 위해 한국수자원공사 경북지역본부(본부장 차건혁)와 지역의 대학들이 힘을 모았다. 수자원공사와 영남대, 금오공대, 안동대 등은 도시와 농촌간의 영어교육 격차 해소를 위해 대학의 원어민교수를 활용해 시골 오지초등학교에 원어민 교수를 파견하는 독특한 댐지역 지원활동을 펼치고 있다. <본지 2월="" 28일자="" 참조="">
지난 7일, 그 첫 수업이 시작되면서 경북 낙동강 인근 오지의 초등학교엔 작은 소동(?)이 일어났다. 소동 현장의 모습을 생생하게 전한다. / 편집자 주
#낙동강 알라들(아이들) 보러 출발
지난 7일, 4월의 첫 주말인 토요일 이른 아침. 금오공대와 영남대, 안동대 등 3개 대학의 어학원 앞에 벽안의 외국인들과 통역봉사 학생, 주부와 직장인 등 차량봉사자들이 하나둘씩 모여들었다. 3인 1조씩 100여명이 외국인 영어 첫 수업을 기다리고 있는 경북 낙동강 오지의 21개 초등학교로 출발하기 위해서 모였다. 황금같은 주말을 포기하고 나선 길이었다.
같은 시간, 경북 청도군 금천면 방지리의 방지초등학교 등 21개 초등학교 역시 벽안의 이색 손님을 맞기 위한 준비로 분주하다. 들뜬 마음으로 이리저리 뛰어 다니는 아이들의 표정이 평소보다 더 해맑다. 외국인 선생님을 처음 보는 아이들의 가슴은 흥분과 긴장으로 가득찼다.
#경북도 청도군 방지초등학교
대구에서 승용차로 1시간 가량 달려여 되는 경북 청도군 금천면 방지초등학교엔 분교인 문명분교의 아이들까지 전교생 65명이 모두 한자리에 모였다.
‘낙동강 알라들, 세계와 만나다!’의 첫 번째 수업날이라 평소 보다 더 예쁜 옷으로 갈아입고, 세수도 더 깨끗이 하고 학교 청소도 더 열심히 한 모습이다.
태어나서 처음 파란 눈의 외국인을 보고 공부도 하는 날이라 소풍가는 것 보다 더 설레임이 가득하다.
시골 초등학교 ‘알라들’의 초롱초롱한 눈망울과 진달래꽃처럼 분홍빛으로 물든 얼굴은 외국인에 대한 기대감이 역력했다.
오전 9시 운문댐을 지척에 둔 아담한 시골학교인 방지초등학교에 드디어 외국인과 자원봉사자들이 도착했다. 영남대 원어민교수는 영국에서 온 프랜시스 캘러헌(Francis Callaghan ∙ 본인은 프랭크로 불리길 원했다)으로 영국신사의 느낌이 물씬 나는 중년신사였다. ‘외국인 선생님’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던 아이들은 외국인 선생님과 자원봉자를 보자마자 ‘와~’하는 환호성으로 인사를 했다.
1·2학년의 첫 수업시간. 신기하게 쳐다보는 초롱초롱한 20여 명의 ‘알라들’ 눈은 더욱 빛났다. 외국인 선생님의 서툰 한국어 한마디 한마디 마다 웃음을 터뜨리던 아이들은 외국어로 수업을 시작하자 놀라운 집중력으로 수업에 빠져 들었다.
수줍어하며 말 한마디도 못 건넬 것 같았던 선입관과는 달리 외국인과 처음 대화하는 ‘알라들’의 표정은 마냥 수줍어하지 만은 않았다. 학교에서 배운 대로 이것 저것 용기를 내어 대화를 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너무나 예쁘고 적극적이었다.
원어민 선생님이 아이들 이름 하나 하나를 칠판에 적고 영어 이름을 지어주었고, 자원봉사들은 영어수업에 필요한 그림을 칠판과 벽에 붙이며 수업을 도왔다. 영어 이름을 선물 받은 아이들은 영어이름을 직접 적어 보며 사전을 찾아보는 등 수업은 활기를 띄었다.
1학년인 박태형(7) 어린이는 “외국인 아저씨를 보니까 정말 기분이 좋았어요. 너무 재미있었고요. 앞으로는 외국인과 이야기도 잘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자주 오셨으면 좋겠어요”라며 활짝 웃었다.
1·2학년의 수업에 이어 2교시에는 3·4학년 수업을, 3교시에는 5·6학년 수업이 진행됐다. 5·6학년 학생들은 저학년 보다 훨씬 더 적극적이고 재미있게 수업을 받아들였다.
6학년인 권소영(12) 어린이는 “처음에는 무슨 말을 하는지 하나도 몰랐는데 계속해서 듣다보니 나중에는 이해가 되었어요”라며 상기된 표정을 지었다.
수업중간 중간에 터져 나오는 아이들의 웃음소리, 외국인 선생님의 신기한 외국어 목소리가 학교 복도를 지나 조용한 시골학교의 운동장에 잦아들었다. 수업이 끝나자 아이들은 너도 나도 외국인 선생님들에게 ‘싸인’을 받느라 난리법석이었다. 모처럼 보는 시골학교의 ‘축제풍경’이었다.
권미영 영어전담교사는 “영어학원에 다니는 아이들도 없고 외국인과 접할 기회도 전혀 없는 아이들에게 많은 도움이 된 것 같다”며 “그 어떤 수업보다 집중하는 모습에 놀라웠고, 아이들이 많이 기다리고 기대한 만큼 재미있고 유익했다”고 말했다.
#안동 길안초등학교에서도 ‘Hi, everyone!’
같은 날 아침 7시30쯤 금오공대 어학원에 모인 금오공대의 원어민교수, 금오공대생인 통역자원봉사자, 차량자원봉사자들은 안동의 온혜 와룡 녹전 길안 남선 임동초등학교로 출발했다.
길안초등학교에서는 오전 10시부터 3~4학년을 대상으로 수업이 시작됐다. 3·4학년은 학년의 수가 10명도 채 되지 않았다. 먼저 원어민선생님의 소개와 아이들의 소개로 수업이 진행됐다. 난생처음 외국인을 접한다는 아이들은 신기한 듯 호기심 가득한 눈빛들이고 뭐가 재미있는 지 웃음 바다다.
5학년과 6학년 수업도 같은 방식으로 진행됐는데 고학년이어서인지 아이들 표정이 좀 더 진지해진다. 원어민선생님이 한 마디씩 할 때마다 큰소리로 통역(?)을 해주는 아이도 있다.
6학년수업시간이었다. 원어민선생님의 질문과 아이들 대답이 이어지고 있다.
"How old are You?" "I am thirty."
교실에서는 웃음이 터진다. ‘thirteen’이라고 해야 하는데 한 아이가 그렇게 말한 것이다.
29세인 원어민 선생님은 자신보다 나이가 많은 사람이라며 그 아이에게 꾸벅 인사를 한다. 아이들은 다시 박장대소. 원어민선생님의 친숙하고 재미있는 수업진행으로 아이들은 수업에 적극 동참한다.
2주 후를 기약하며 길안초등학교를 떠나오는데 아이들은 자동차 앞까지 나와 배웅을 해주었다. 시골 아이들의 순수하고 순박함이 그대로 느껴졌다.
#경산시 자인면 용성초등학교 “영어이름 생겼어요”
7일 이른 아침 영남대 어학원앞에서 모두 모여 파이팅을 외치고 ‘낙동강 알라들’을 만나러 출발했다. 원어민 강사 폴(Paul Anthony Arnoud), 자원봉사 학생 손진욱(영남대 정치외교학과 4년)군 등 원어민 오치초등학교 영어교육봉사단은 경산시 용성면에 위치한 운문댐 지역의 용성초등학교를 향해 출발했다.
용성초등학교로 가는 도중 폴 선생님은 이동 차량안에서 “나의 작은 노력이 한국의 아이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면 내게도 큰 의미가 있는거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진행 될 수업에 좀더 많은 준비를 해서 댐 지역의 아이들에게 좋은 추억을 선물하고 싶다.”고 말했다.
30분정도를 달려 용성초등학교(교장 박대용)에 도착해 아이들의 환영을 받았다.
전교생이 139명인 아주 작은 시골학교 용성초등학교의 수업은 도서실에서 했다.
폴 선생님은 칠판에 영어 이름을 적고 손진욱 자원봉사자는 수업시간에 사용 될 그림을 벽에 붙였다. 폴 선생님은 아이들에게 영어 이름을 하나씩 선물했다. 자기소개도 하고 영어단어도 알아보는 내용으로 6학년,5학년,4학년 순으로 수업을 진행했다.
외국인 선생님을 처음 보는 아이들이 대부분이여서인지 모두 수줍어하는 눈치였지만 영어이름을 하나씩 갖게 되면서 무척 흥분하기 시작했다. 6학년 정태곤 어린이는 “우리 학교에 외국인 선생님이 오시다니 정말 꿈만 같아요. 영어수업시간이 늘 재미있기는 했지만 오늘 수업은 정말 내가 외국인과 말을 할 수 있구나 하는 자신감을 주는 것 같아 무척 기쁘고 행복 했어요. 영어이름도 생기고요”라고 말했다.
박대용 교장 선생님도 “우리 아이들이 훌륭한 선생님과 활기찬 수업을 하는 모습을 보니 정말 기쁘다. 앞으로도 이런 교육사업이 계속 발전 할 수 있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4학년 한 여학생은 자원봉사자 일행에게 내게 작은 소리로 “또 와요? 진짜 또 오느거죠?”라며 묻고 또 확인했다.
#청도군 금천면 동곡초등학교 “Oh? I don''t know."
한인 2세인 존(Jonathan C. Stoeckel)과 크리스(Christopher S. Young)교수는 경북 청도군 금천면 운문댐 지역의 동곡초등학교로 향했다. 존교수는 한국인 2세인 미국인이다.
그 흔한 영어학원 하나 없는 학교 주변. 나지막하게 생긴 구릉 같은 진입로를 넘자 언덕 위에 그림처럼 예쁘고 작은 학교 정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일행이 차에서 내리자 운동장에서 모형비행기를 날리며 놀고 있던 아이들이 크리스 교수님을 순식간에 에워싼다. 운동장 한켠에 서서 양손을 벌리며 서운한 표정을 짓는 존교수님을 보며 역시 크리스교수님이 오길 잘했다다.
이날 첫 수업은 영어이름 짓고 묻고 답하기. 수업은 전교생 80명을 학년 기준으로 각각 3단계 레벨로 나눠 학년별로 난이도를 조절하며 진행됐다.
영어학원에 다녀 본 적 없다는 아이들은 생소한 외국인 선생님이 낯설기만 한듯한 눈치다.
“오~”하고 감탄사만 되풀이한다. 크리스 교수의 “Oh? I don''t know."라고 답하는 모습에 웃기다고 뒤로 넘어간다.
“What is your name?"이라는 문장을 가리키며 모두들 따라하라는 몸동작과 함께 “Everyone"을 말하는 외국인선생님을 향해 모두가 아무렇지도 않은 듯 "Everyone"만을 외친다. 그리고 맞고 틀림을 떠나 자기들이 영어로 말한다는 자체가 쑥스러워 또다시 여기저기서 키득키득 웃음 소리도 나온다.
사교육으로부터 모두가 자유로운 아이들은 잘난척하는 아이도 없고 도시아이들처럼 보통 1~2명이 선창하면서 눈치로 진행되는 수업도 전혀 아니다.
교육자입장에서 보면 어렵고 힘든 수업이 되었을 텐데 아이들도 외국인수업선생님도 수업을 마치고 모두 재밌다고 말한다.
모든 수업을 끝내고 일행을 태운 차가 학교 정문을 막 통과하는데 갑자기 차 창문을 내리고 크리스 교수가 소리친다. “Bye! Mac." 아직 익숙치 않은 영어이름을 불러준 선생님을 향해 아이가 어리둥절하면서 손을 흔든다.
최세호 기자 seho@naeil.com 대구 박지윤 이경희 리포터 홍혜경 자원봉사자 / 구미 안정분 전득렬 리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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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
꿈을 현실로 만들어 주기 위해 한국수자원공사 경북지역본부(본부장 차건혁)와 지역의 대학들이 힘을 모았다. 수자원공사와 영남대, 금오공대, 안동대 등은 도시와 농촌간의 영어교육 격차 해소를 위해 대학의 원어민교수를 활용해 시골 오지초등학교에 원어민 교수를 파견하는 독특한 댐지역 지원활동을 펼치고 있다. <본지 2월="" 28일자="" 참조="">
지난 7일, 그 첫 수업이 시작되면서 경북 낙동강 인근 오지의 초등학교엔 작은 소동(?)이 일어났다. 소동 현장의 모습을 생생하게 전한다. / 편집자 주
#낙동강 알라들(아이들) 보러 출발
지난 7일, 4월의 첫 주말인 토요일 이른 아침. 금오공대와 영남대, 안동대 등 3개 대학의 어학원 앞에 벽안의 외국인들과 통역봉사 학생, 주부와 직장인 등 차량봉사자들이 하나둘씩 모여들었다. 3인 1조씩 100여명이 외국인 영어 첫 수업을 기다리고 있는 경북 낙동강 오지의 21개 초등학교로 출발하기 위해서 모였다. 황금같은 주말을 포기하고 나선 길이었다.
같은 시간, 경북 청도군 금천면 방지리의 방지초등학교 등 21개 초등학교 역시 벽안의 이색 손님을 맞기 위한 준비로 분주하다. 들뜬 마음으로 이리저리 뛰어 다니는 아이들의 표정이 평소보다 더 해맑다. 외국인 선생님을 처음 보는 아이들의 가슴은 흥분과 긴장으로 가득찼다.
#경북도 청도군 방지초등학교
대구에서 승용차로 1시간 가량 달려여 되는 경북 청도군 금천면 방지초등학교엔 분교인 문명분교의 아이들까지 전교생 65명이 모두 한자리에 모였다.
‘낙동강 알라들, 세계와 만나다!’의 첫 번째 수업날이라 평소 보다 더 예쁜 옷으로 갈아입고, 세수도 더 깨끗이 하고 학교 청소도 더 열심히 한 모습이다.
태어나서 처음 파란 눈의 외국인을 보고 공부도 하는 날이라 소풍가는 것 보다 더 설레임이 가득하다.
시골 초등학교 ‘알라들’의 초롱초롱한 눈망울과 진달래꽃처럼 분홍빛으로 물든 얼굴은 외국인에 대한 기대감이 역력했다.
오전 9시 운문댐을 지척에 둔 아담한 시골학교인 방지초등학교에 드디어 외국인과 자원봉사자들이 도착했다. 영남대 원어민교수는 영국에서 온 프랜시스 캘러헌(Francis Callaghan ∙ 본인은 프랭크로 불리길 원했다)으로 영국신사의 느낌이 물씬 나는 중년신사였다. ‘외국인 선생님’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던 아이들은 외국인 선생님과 자원봉자를 보자마자 ‘와~’하는 환호성으로 인사를 했다.
1·2학년의 첫 수업시간. 신기하게 쳐다보는 초롱초롱한 20여 명의 ‘알라들’ 눈은 더욱 빛났다. 외국인 선생님의 서툰 한국어 한마디 한마디 마다 웃음을 터뜨리던 아이들은 외국어로 수업을 시작하자 놀라운 집중력으로 수업에 빠져 들었다.
수줍어하며 말 한마디도 못 건넬 것 같았던 선입관과는 달리 외국인과 처음 대화하는 ‘알라들’의 표정은 마냥 수줍어하지 만은 않았다. 학교에서 배운 대로 이것 저것 용기를 내어 대화를 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너무나 예쁘고 적극적이었다.
원어민 선생님이 아이들 이름 하나 하나를 칠판에 적고 영어 이름을 지어주었고, 자원봉사들은 영어수업에 필요한 그림을 칠판과 벽에 붙이며 수업을 도왔다. 영어 이름을 선물 받은 아이들은 영어이름을 직접 적어 보며 사전을 찾아보는 등 수업은 활기를 띄었다.
1학년인 박태형(7) 어린이는 “외국인 아저씨를 보니까 정말 기분이 좋았어요. 너무 재미있었고요. 앞으로는 외국인과 이야기도 잘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자주 오셨으면 좋겠어요”라며 활짝 웃었다.
1·2학년의 수업에 이어 2교시에는 3·4학년 수업을, 3교시에는 5·6학년 수업이 진행됐다. 5·6학년 학생들은 저학년 보다 훨씬 더 적극적이고 재미있게 수업을 받아들였다.
6학년인 권소영(12) 어린이는 “처음에는 무슨 말을 하는지 하나도 몰랐는데 계속해서 듣다보니 나중에는 이해가 되었어요”라며 상기된 표정을 지었다.
수업중간 중간에 터져 나오는 아이들의 웃음소리, 외국인 선생님의 신기한 외국어 목소리가 학교 복도를 지나 조용한 시골학교의 운동장에 잦아들었다. 수업이 끝나자 아이들은 너도 나도 외국인 선생님들에게 ‘싸인’을 받느라 난리법석이었다. 모처럼 보는 시골학교의 ‘축제풍경’이었다.
권미영 영어전담교사는 “영어학원에 다니는 아이들도 없고 외국인과 접할 기회도 전혀 없는 아이들에게 많은 도움이 된 것 같다”며 “그 어떤 수업보다 집중하는 모습에 놀라웠고, 아이들이 많이 기다리고 기대한 만큼 재미있고 유익했다”고 말했다.
#안동 길안초등학교에서도 ‘Hi, everyone!’
같은 날 아침 7시30쯤 금오공대 어학원에 모인 금오공대의 원어민교수, 금오공대생인 통역자원봉사자, 차량자원봉사자들은 안동의 온혜 와룡 녹전 길안 남선 임동초등학교로 출발했다.
길안초등학교에서는 오전 10시부터 3~4학년을 대상으로 수업이 시작됐다. 3·4학년은 학년의 수가 10명도 채 되지 않았다. 먼저 원어민선생님의 소개와 아이들의 소개로 수업이 진행됐다. 난생처음 외국인을 접한다는 아이들은 신기한 듯 호기심 가득한 눈빛들이고 뭐가 재미있는 지 웃음 바다다.
5학년과 6학년 수업도 같은 방식으로 진행됐는데 고학년이어서인지 아이들 표정이 좀 더 진지해진다. 원어민선생님이 한 마디씩 할 때마다 큰소리로 통역(?)을 해주는 아이도 있다.
6학년수업시간이었다. 원어민선생님의 질문과 아이들 대답이 이어지고 있다.
"How old are You?" "I am thirty."
교실에서는 웃음이 터진다. ‘thirteen’이라고 해야 하는데 한 아이가 그렇게 말한 것이다.
29세인 원어민 선생님은 자신보다 나이가 많은 사람이라며 그 아이에게 꾸벅 인사를 한다. 아이들은 다시 박장대소. 원어민선생님의 친숙하고 재미있는 수업진행으로 아이들은 수업에 적극 동참한다.
2주 후를 기약하며 길안초등학교를 떠나오는데 아이들은 자동차 앞까지 나와 배웅을 해주었다. 시골 아이들의 순수하고 순박함이 그대로 느껴졌다.
#경산시 자인면 용성초등학교 “영어이름 생겼어요”
7일 이른 아침 영남대 어학원앞에서 모두 모여 파이팅을 외치고 ‘낙동강 알라들’을 만나러 출발했다. 원어민 강사 폴(Paul Anthony Arnoud), 자원봉사 학생 손진욱(영남대 정치외교학과 4년)군 등 원어민 오치초등학교 영어교육봉사단은 경산시 용성면에 위치한 운문댐 지역의 용성초등학교를 향해 출발했다.
용성초등학교로 가는 도중 폴 선생님은 이동 차량안에서 “나의 작은 노력이 한국의 아이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면 내게도 큰 의미가 있는거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진행 될 수업에 좀더 많은 준비를 해서 댐 지역의 아이들에게 좋은 추억을 선물하고 싶다.”고 말했다.
30분정도를 달려 용성초등학교(교장 박대용)에 도착해 아이들의 환영을 받았다.
전교생이 139명인 아주 작은 시골학교 용성초등학교의 수업은 도서실에서 했다.
폴 선생님은 칠판에 영어 이름을 적고 손진욱 자원봉사자는 수업시간에 사용 될 그림을 벽에 붙였다. 폴 선생님은 아이들에게 영어 이름을 하나씩 선물했다. 자기소개도 하고 영어단어도 알아보는 내용으로 6학년,5학년,4학년 순으로 수업을 진행했다.
외국인 선생님을 처음 보는 아이들이 대부분이여서인지 모두 수줍어하는 눈치였지만 영어이름을 하나씩 갖게 되면서 무척 흥분하기 시작했다. 6학년 정태곤 어린이는 “우리 학교에 외국인 선생님이 오시다니 정말 꿈만 같아요. 영어수업시간이 늘 재미있기는 했지만 오늘 수업은 정말 내가 외국인과 말을 할 수 있구나 하는 자신감을 주는 것 같아 무척 기쁘고 행복 했어요. 영어이름도 생기고요”라고 말했다.
박대용 교장 선생님도 “우리 아이들이 훌륭한 선생님과 활기찬 수업을 하는 모습을 보니 정말 기쁘다. 앞으로도 이런 교육사업이 계속 발전 할 수 있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4학년 한 여학생은 자원봉사자 일행에게 내게 작은 소리로 “또 와요? 진짜 또 오느거죠?”라며 묻고 또 확인했다.
#청도군 금천면 동곡초등학교 “Oh? I don''t know."
한인 2세인 존(Jonathan C. Stoeckel)과 크리스(Christopher S. Young)교수는 경북 청도군 금천면 운문댐 지역의 동곡초등학교로 향했다. 존교수는 한국인 2세인 미국인이다.
그 흔한 영어학원 하나 없는 학교 주변. 나지막하게 생긴 구릉 같은 진입로를 넘자 언덕 위에 그림처럼 예쁘고 작은 학교 정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일행이 차에서 내리자 운동장에서 모형비행기를 날리며 놀고 있던 아이들이 크리스 교수님을 순식간에 에워싼다. 운동장 한켠에 서서 양손을 벌리며 서운한 표정을 짓는 존교수님을 보며 역시 크리스교수님이 오길 잘했다다.
이날 첫 수업은 영어이름 짓고 묻고 답하기. 수업은 전교생 80명을 학년 기준으로 각각 3단계 레벨로 나눠 학년별로 난이도를 조절하며 진행됐다.
영어학원에 다녀 본 적 없다는 아이들은 생소한 외국인 선생님이 낯설기만 한듯한 눈치다.
“오~”하고 감탄사만 되풀이한다. 크리스 교수의 “Oh? I don''t know."라고 답하는 모습에 웃기다고 뒤로 넘어간다.
“What is your name?"이라는 문장을 가리키며 모두들 따라하라는 몸동작과 함께 “Everyone"을 말하는 외국인선생님을 향해 모두가 아무렇지도 않은 듯 "Everyone"만을 외친다. 그리고 맞고 틀림을 떠나 자기들이 영어로 말한다는 자체가 쑥스러워 또다시 여기저기서 키득키득 웃음 소리도 나온다.
사교육으로부터 모두가 자유로운 아이들은 잘난척하는 아이도 없고 도시아이들처럼 보통 1~2명이 선창하면서 눈치로 진행되는 수업도 전혀 아니다.
교육자입장에서 보면 어렵고 힘든 수업이 되었을 텐데 아이들도 외국인수업선생님도 수업을 마치고 모두 재밌다고 말한다.
모든 수업을 끝내고 일행을 태운 차가 학교 정문을 막 통과하는데 갑자기 차 창문을 내리고 크리스 교수가 소리친다. “Bye! Mac." 아직 익숙치 않은 영어이름을 불러준 선생님을 향해 아이가 어리둥절하면서 손을 흔든다.
최세호 기자 seho@naeil.com 대구 박지윤 이경희 리포터 홍혜경 자원봉사자 / 구미 안정분 전득렬 리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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