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전도사’가 보는 한미 FTA와 중소기업

미국은 개성공단을 역외가공지역으로 인정해야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

지역내일 2007-04-11
이스라엘 싱가폴의 전례 있어 … ‘개성공단지원법’ 통과 시급
대·중소기업 상생실태 조사중 … 중소기업 착취행위 없애야

김기문 회장은 중소기업중앙회의 ‘제2 창립’을 이끄는 첫번째 선장이다. 변화의 물결속에서 패기있는 지도력을 안팎에서 요구받은 중앙회는 50대 초반의 김 회장을 선택했다. 김 회장은 ‘중앙회의 이유있는 변화’를 조용하면서도 힘차게 이끌고 있다.
김 회장은 중앙회를 중소기업 서비스 조직으로 탈바꿈 시키기 위해 ‘기업형 조직’으로 개편하고 있다.
김 회장은 한미 FTA에 대해서는 ‘기회이자 위협’으로 규정했다. 개성공단의 전도사로 불리는 그는 “미국은 개성공단을 정치적으로 바라보지 말 것”을 요구하며 “미국이 이스라엘의 역외가공지역을 인정하듯 개성공단을 역외가공지역으로 인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김 회장은 “국회는 계류중인 개성공단지원법을 조속히 통과시켜 개성공단 활성화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김 회장을 3일 서울 여의도에 있는 중소기업회관 5층 회장 집무실에서 만나 중소기업과 한미 FTA에 대한 그의 의견을 들었다.

- 회장 취임 후 한달이 지났다. 그동안 느낀 중소기업계의 가장 큰 애로사항은 무엇인가.
중소기업의 취약한 점은 기술력과 마케팅이다. 기업이 돈을 벌기위해서는 남보다 앞서는 기술력을 갖추고 시대의 요구에 맞는 제품을 개발해야 한다. 그러나 인재들이 중소기업을 외면하고 있어 고급 기술인력이 부족하다. 자금력이 열악한 중소기업은 좋은 제품을 만들어 놓고도 마케팅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중소기업을 혁신을 하고 싶어도 이 두가지가 부족해 결국 ‘제 살깍기’식의 저가공세로 서로가 공멸하고 있는 현실이다.
아울러 내수부진과 환율절상이 지속되면서 중소기업의 경영여건이 악화되고 있다. 정부가 정책기조를 보호와 육성에서 선택과 집중을 통한 혁신형 중소기업 집중 육성으로 크게 전환하는 과정에서 정책적 관심에서 벗어난 많은 중소기업들은 소외감을 느끼고 있다.

- 미국수출은 섬유, 의류, 고무제품, 신발, 생활용품 등 중소기업형 상품의 비중이 다른 시장에 비해 높은 것이 특징이다. 한미 FTA가 중소기업에 미치는 영향은.
한미 FTA는 중소기업에게 기회이자 위협이다. 세계 최대인 미국시장을 일본 중국 대만 싱가폴보다 우리가 먼저 선점할 수 있다는 것은 기회다. 미국시장에서 성공하면 중남미와 유럽까지 진출할 수 있다. 반면 중소제품이든 일류제품이든 경쟁력을 갖추지 못하면 살아남지 못한다는 점은 큰 위협이다. 특히 미국시장은 소비자 보호정책이 아주 잘된 시장이라 우리 기업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아무래도 불리한 업종은 미국이 강세인 농축산물과 수산물 분야인데 가공식품도 경쟁력이 있어 국내 업체들은 준비를 잘해야 한다. 일반생활용품에 대해서는 상당히 마케팅 하기에 따라서는 미국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좋은 계기다.

- 한미 FTA가 타결됐지만 개성공단에 대한 지나친 ‘장밋빛 전망’은 이르다는 지적이 있다. 한미 FTA 이후의 개성공단에 대한 전망은.
개성공단사업은 남한의 자본과 기술, 북한의 토지와 인력이 결합된 남북경협의 상징사업이다. 한미 FTA 협상에서 정치적 민감성 등 많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정부협상대표단의 적극적인 노력으로 ‘한반도역외가공지역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다. 궁극적으로 개성공단 제품이 ‘한국산’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을 만들었다. 향후 개성공단이 역외가공지역으로 지정되면 입주 중소기업의 대미수출 증가 및 개성공단 진출 활성화는 물론 남북관계의 평화적 정착과 한반도의 평화증진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 문제는 미국의 시각인데 개성공단 기업활동을 순수하게 바라봐야 한다. 자꾸 정치적인 문제로 풀지 않았으면 좋겠다. 역외가공지역 논란도 마찬가지다. 미국은 이미 싱가폴에 빙탄섬이나, 이스라엘의 역외가공지역인 요르단 ‘퀴즈’ 등을 인정해준 사례가 있다. 미국도 apr시코에 역외가공을 하고 있다.

- 개성공단 활성화를 위해 최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것은 무엇인가.
우선 국회에 의원입법으로 제출된 ‘개성공단지원법’을 빨리 통과시켜야 한다. 일부에서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이 정부한데 큰 혜택을 받는 것으로 착각하고 있는데 입주기업들은 대부분 자기자본을 투자했다.
국내의 공단에 공장을 만들면 토지 건물 기계류 등을 담보로 활용하지만 개성공단은 현실적으로 담보가 안된다. 겨우 후취담보인데 그 조차도 국내 공단의 절반 정도만 인정해준다. 또한 개성입주기업은 중소기업을 위한 각종 금융지원을 받지 못한다. 금융권에서 북한이 적성국가라는 시각이 팽배해 지원해줄 리 만무하다.
어려운 여건에서도 개성공단 시범단지 입주기업들은 열심히 일하고 있다. 앞으로 1500개 회사가 입주를 기다리고 있다. 당리당략을 따지지 말고 기업을 위해 지원법을 통과시켜야 한다. 특히 통행·통관의 어려움이 있으며, 장기적으로 하루 24시간, 365일 통행이 가능하도록 출입절차도 개선해야 한다.

- 취임 이후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양극화 심화를 우려하며 대기업들의 ‘반시장적 행태’의 개선을 강력히 촉구했는데, 대·중소기업의 상생을 위해 어떤 대책을 가지고 있는가.
어느 중소기업인에게 대기업이 결산 제무제표를 확인한 후 이익이 많이 났으니 단가를 깍아야겠다는 말을 했다고 한다. 중소기업보다 훨씬 많은 돈을 번 대기업이 중소기업의 이익을 가져가는 것은 ‘중소기업 착취’ 행위다.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이 일로 인해 대단히 분개했다. 대기업이 대·중소기업상생을 말로만 해서는 안된다. 대·중소기업 상생실태를 철저히 조사하고 있다. 중소제조업의 71.2%가 임금인상, 환차손 등에 따른 거대 모기업의 ‘일방적 납품단가 인하 요구’를 주요한 애로사항으로 지적했다. 따라서 중앙회는 중소기업의 납품단가 현실화 및 공정한 거래관행 정착 지원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납품단가 현실화 대책위원회’ 구성해 운영하고 있다.

- 중소기업계의 현안을 보면 모든 업종을 포괄하고 있는 중앙회는 지역별, 업종별로 반목하는 경우가 있는데 조정할 방안이 있는가.
중앙회 회원인 협동조합은 대부분 각 업종별로 설립됐기 때문에 경제정책 변화 등에 따라 상호 이해관계가 다를 수 있다. 중요한 건 서로가 대화를 하면 풀린다. 각 조합 이사장들이 중앙회에 와서도 원활하게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조합이사장을 비롯한 지원센터를 운영할 계획이다. 중소기업의 공통된 과제에 대해서는 함께 힘을 모아야 한다. 회원간 입장차이가 있는 현안은 확대 개편된 회장단을 중심으로 해결책 방안을 마련하는 시스템을 구축, 회원간 합리적 안을 수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

김기문 회장은
△1955년 10월 충북 괴산 출생 △1988년 4월 자본금 5000만 원으로(주)로만손 창업 △2000년 중소기업 신지식인 선정 △2001년 제38회 무역의날 철탑산업훈장 수상 △2004년 2월 한국시계공업협동조합 이사장 △2004년 제1회 존경받는 기업·기업인 대상 수상 △2006년 5월 현 개성공단기업협의회 회장 △2007년 2월 현 코스 닥상장법인협의회 부회장 △2007년 3월 현 중소기업중앙회 회장
홍장기·김형수 기자 hs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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