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는 물 되돌리는 한나라당

지역내일 2007-04-11 (수정 2007-04-11 오전 9:21:20)
박-이 진영, 구태정치 상징 원로정치인 잇따라 영입
변화 이미지 치명상 ... 신지지층 등돌려 손실 클 듯

‘그때 그사람들’이 속속 돌아오고 있다.
의원들 줄세우기에 열을 올렸던 박근혜-이명박 양 진영이 이번엔 한나라당 출신의 소위 원로그룹에 대한 구애에 목을 매고 있다. 김영삼 전 대통령과 박희태 전 국회부의장, 서청원 전 당대표 등은 이미 특정후보에 줄을 섰고 다른 원로들도 곧 동참한다는 전언이다. 당 안팎에선 “부적절한 처신으로 국민적 공분을 자아냈던 과거 정치인들을 앞세워 표를 얻어보겠다는 것은 전형적인 구태정치”라며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YS가 원로복귀 물꼬 터 =
원로진출의 줄서기는 김영삼 전 대통령이 물꼬를 텄다. 김 전 대통령은 지난달 14일 이 전 시장의 출판기념회에 참석해 사실상 지지를 표명했다. 당초 축사까지 예정돼 있었지만, 지원논란이 불거지자 취소했다. 5선인 박희태 전 국회부의장은 아예 이 전 시장 경선본부위원장직을 맡을 것으로 전해졌다. 서청원 전 당대표는 9일 박 전 대표 사무실에서 공개적인 지지선언을 했다.
이밖에 원로급인 최병렬 전 당대표와 김덕룡 의원도 조만간 특정후보 진영에 몸을 담글 것으로 전해졌다. 박 전 대표측 최경환 의원은 9일 내일신문과 만나 “박 전 대표가 두 분을 수차례 만났으며, 조만간 공식적인 지지선언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회창 전 총재와 박관용 전 국회의장 등도 후보진영과 꾸준히 직간접적인 접촉을 하는 것으로 전해져 향후 거취가 주목된다.

◆왜 영입하고, 왜 줄서나 =
박-이 양 진영은 원로급의 상징성과 실제 득표에 도움이 된다는 점을 영입 이유로 꼽는다. 김 전 대통령과 서 전 당 대표 등은 과거 부적절한 처신에 대해 국민의 정서적 사면을 받지 못한 상태지만, 어찌됐든 한나라당의 본류를 잇는 맥이기 때문에 이들의 지지를 받는 후보가 정통성 논쟁에서 우위에 선다는 판단이다.
경선과정에서 실제 표를 끌어올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 포인트다. 박 전 대표측 관계자는 “서 전 대표는 수도권에서 (대의원 표심에) 영향력이 적지 않다”며 서 전 대표의 활약에 기대감을 표시했다. 최병렬 전 당 대표(수도권 경남 부산)와 김덕룡 의원(수도권 호남) 등도 특정지역 표를 얻는데 도움이 된다는 설명이다.
원로들은 자신의 선택에 대해 “정권교체를 위한 결단”이라고 강조하고 있지만 내심으론 개인적인 정치적 야심이 더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이번 기회를 통해 공식적으로 정치복귀를 하면서 당권 또는 공천을 보장받겠다는 것. 이 전 시장측 관계자는 “서 전 대표는 당권을, 최 전 대표는 경남지역 공천을 요구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측 관계자는 “박 전 국회부의장은 국회의장을 내락받은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YS의 선택은 아들 현철씨의 공천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당 안팎 비판 분위기 거세 =
박-이 양 진영의 원로 영입에 대한 당 안팎의 시선은 싸늘하다. 불법정치자금을 수수하는 등 구태정치의 표본으로 분류되는 과거 정치인들을 경쟁적으로 영입해 표를 얻겠다는건 차기대권주자들이 외치는 변화가 말 뿐이라는 사실을 새삼 입증하는 증거라는 지적이다. 한나라당이 수구 구태 귀족정당이라는 비아냥을 스스로 자초하면서 연말 대선에서 국민적 비판에 직면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당의 한 초선의원은 “국민을 상대로한 정치가 잘 안되니까 정치적 야욕에 눈이 먼 구악정치인들을 끌어들여 표를 구걸하고 있다”며 “이는 당의 변화 이미지에 흠집을 내고 궁극적으로 대선에서 패배를 자초하는 행위”라며 맹비난했다. 이 의원은 “후보진영은 원로들이 표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 모양인데, 그들이 극소수 대의원 표는 가져올지 모르지만 궁극적으론 더 많은 표를 잃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30대 회사원 오영준씨(35·서울 중랑구 묵1동)는 “입만 열면 변화를 얘기하면서 국민적 분노를 자아냈던 구태정치인까지 무분별하게 끌어들이는 양 진영의 모습에 실망을 금치 못한다”고 비판했다.
박 전 대표측 관계자는 “(원로 영입은) 원로들 사이에서 이번 대선에서 꼭 정권교체를 하기 위해선 박 전 대표를 지지해야한다는 충심이 공감대를 이루면서 자발적으로 이뤄진 결과”라며 “지지율 1위도 아닌 2위 진영에 가담한만큼 줄서기로만 평가절하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 전 시장측 관계자는 “박 전 국회부의장은 아직 현직의원인만큼 플레이어로서 뛰는건 당연한 일 아니냐”고 전했다.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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